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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필 판사, 뚜렷한 '증거' 없이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인정

박원순 시장 고소인을 성폭행한 前서울시 직원 징역 3년 6개월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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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1/01/14 [15:37]

김용민 "고소인의 주장, 간접증거만으로 성추행을 확실하다고 단정한 것"

수사와 재판도 못한 사건을 단정적으로 표현해 논란

 

 

"이번 재판은 박 시장 성추행 재판도 아닌데 왜 판사가 확정적으로 성추행을 단언하나?"

 

법원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뚜렷한 물증 없이 고소인의 진술만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박 전 시장에 대한 성추행 사건 의혹이 불거진 지 약 7개월만에 나온 판단이지만 여론은 여전히 받아 들이지 못하고 의구심을 떨구지 못하는 시각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는 14일 박 전 시장 고소인으로 알려진 A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 정모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 자리에서 조 판사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한 A 씨의 피해를 기정사실로 언급했다.

 

조성필 판사는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그의 성추행 의혹을 직접 규명하기 어려운 만큼 순전히 고소인 A 씨의 진술과 병원 상담 관련 기록만을 토대로 정황적 간접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시장이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직접적인 수사가 진행되지도 못했고 재판도 열리지 않은 사건에 대해 법원이 섣불리 공식 판단을 내린 것이다. 

 

A 씨를 성폭행한 전 서울시 직원 정 씨는 지난해 4·15 총선 전날인 4월 14일 동료 직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A 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다음 날인 4월 15일 정 씨를 경찰에 고발했고, 6개월 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다고 했다.

 

그간 정 씨는 피해자 A 씨가 PTSD를 겪게 된 이유가 자신 때문이 아닌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은 뒤로 빠지는 발언을 했다. 이에 재판부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정 씨의 성폭행이 모두 인정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는 병원에서 정신과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았고 자신이 겪었던 여러 일을 진술했다"라며 "법원은 문서제출명령을 내려 병원 상담내역을 회신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용을 살펴보면 피해자가 박 전 시장 밑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1년 반 이후부터 박 전 시장이 적절치 않은 문자와 사진을 보냈고 '남자를 알려주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라며 "이런 진술에 비춰보면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판부의 이번 발언은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형사사건 결론 도출의 핵심은 '반대 진술'이기 때문이다. 즉,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한 증거들과 더불어, 주장하는 이와 그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이의 법정 공방을 거쳐 결론이 나와야 하는게 형사사건인데, 애초에 이같은 절차가 불가능한 사건을 두고 "틀림없는 사실"이라는, 못 박는 듯한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가해자 정 씨에 대해서 "피고인(정 씨)은 2020년 4월 술에 취해 몸을 가눌 수 없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나쁘다"라며 "피해자는 박 전 시장에 대한 성추행을 진술하기 전에도 오랫동안 신뢰했던 피고인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것에 대해 배신감, 수치감 등을 느끼며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조성필 판사의 언급을 두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이 증명됐다는 취지로 "성폭력 피해자는 하나의 사건으로 PTSD를 겪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다른 사건으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라며 "그 부분을 면밀히 판단해주시고 피고인에 대한 유죄 판결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피해자의 얼굴이 담긴 동영상과 실명, 전신사진이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유포된 상태"라며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같은 피해자에 대한 정보와 영상물을 외부에 제공한 자가 누군지 확인해서 징계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재단 김용민 이사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고소인의 진술만으로 판사가 '박시장 성추행이 있었다'라고 단정한 것"이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는 여전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시장과 가까이 일했던 분들이 곧 대응할 것 같다"라며 "그런데 이번 재판은 박 시장 성추행 재판도 아닌데 왜 판사께서 힘주어 '박원순은 성추행했어'라고 확정적으로 단언하시지요? 일방의 진술만을 근거로..."라고 꼬집었다.

 

김 이사장은 뒤이어 올린 게시글에서는 "'박원순 시장 성추행이 확실하다'는 박 시장 비서 재판에서의 조성필 판사의 판결... 그가 밝힌 박 시장 성추행의 근거는..."이라며 "고소인 여성의 병원 상담·진료 내용을 내세웠다고 한다"라고 서두를 뗐다.

 

이어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그의 성추행 의혹을 직접 규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의 진술과 관련 기록을 토대로 간접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이야기"라며 "고소인은 지난해 중순부터 병원 상담을 받으며 '박 전 시장으로부터 음란한 문자와 사진을 받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토로하고 피해를 호소했다고 한다. 이게 핵심 근거가 된 것 같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경찰 등 수사기관이 확보하지 못한 직접증거가 아닌, 고소인의 주장 즉 간접증거만으로 박 시장 성추행을 확실하다고 단정한 것"이라며 "성폭행 사건의 특성상 직접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도 있지만...  비슷한 사건에서 고소인의 말은 절대 진리로 전제된다는 점... 납득하기 힘들다"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기사를 뒤져보니 지난해 11월 조성필 판사는 '3년 동안 성폭력 전담 재판부에서 일하면서 많은 피해자를 보았다. 이것은 당신(고소인)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이로써 사법의 영역과 종교(신념)의 영역 사이에 금은 지워졌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 상에서는 이날 고소인 쪽의 진술만으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인정한 재판부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페이스북 인플루언서 박정현 씨는 "조성필 부장판사! 어떤 증거로 박원순시장의 성추행사실을 인정하였는가?"라며 "증거없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했다면, 당신은 지금 고인에 대한 무고를 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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