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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이명박·김학의 무혐의...검찰도 자성 필요하다” 지적

"욕 먹을 글인 걸 알지만,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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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종
기사입력 2020/10/30 [20:11]

정치 검찰총장 윤석열의 장모와 처, 측근 감싸기 수사 행태를 보다못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감찰 지시를 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일선 검사들의 반발에 대해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검찰도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부장검사는 30일 검찰 내부망에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 애사(哀史)’라는 제목의 글에서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을 받고 있다”라며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날 이명박의 실형이 확정된 것을 보며, 2007년 검찰이 당시 이명박 대선후보의 BBK 주가조작 공모, 다스 차명재산 의혹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던 사실을 떠올렸다.

 

임 부장검사는 “2007년 김홍일 전 중앙지검 3차장의 기자간담회를 떠올린 건 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적잖은 국민은 BBK 김경준이 아니라 우리 검찰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겠다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실형을 선고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 혐의 상당 부분이 공소시효가 지나 죄를 물을 수 없다는 면소 판결을 받은 점, 고 김홍영 검사 상관인 김대현 전 부장검사가 최근 불구속기소 된 점, 동료 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진동균 전 검사 등을 언급했다.

 

아래는 임은정 검사가 이프로스에 올린 글 전문

 

검찰 애사(哀史)’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형이 확정되었습니다.

2007년 김홍일 전 중앙지검 3차장의 기자간담회를 떠올린 건 저만이 아닐 겁니다. 숱한 사람들이 오랜 시간 “다스는 누구겁니까”를 묻고 또 물었지요. 그때, 수사팀에 있던 검사들에게 상반되는 말을 들었습니다. “비비케이 김경준은 사기꾼이라, 그 말 하나도 못 믿는다“, “비비케이는 끝나지 않았다” 김경준씨가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은 김경준이 아니라 우리 검찰을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겠다...는 슬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수요일, 김학의 전 차관이 실형 선고를 받고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그런데, 뇌물 상당부분이 공소시효 도과를 이유로 면소판결을 받았지요. 우리 검찰로서는 할 말이 없는 사건입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2차례에 걸쳐 수사하며, 그 동영상을 보고도, 향응접대의 숱한 정황을 보고도 우리 검찰이 못 본 체 하여 도과시킨 거니까요. 

 

지난 월요일, 김대현 전 부장이 불구속 구공판되었습니다.

고 김홍영 검사가 그리 황망히 떠난 지 4년 5개월 만이지요. 김대현의 징계도 유족분들과 친구들의 항의로 마지못해 이루어진 것이었고, 유족분들과 언론의 관심이 없었다면,우리 검찰은 결코 그를 형사법정에 세우지 않았을 겁니다.

 

지난 9. 3. 진동균 전 검사가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진동균 검사가 사직한지 5년 5개월 만이지요. 민정수석의 유재수 감찰중단은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큼 중대한 직무상 범죄라고 기소한 우리 검찰이 김학의, 김대현, 진동균 등의 범죄를 못 본 체 하였고, 그 잘못을 지적하는 따가운 비판 역시도 못 들은 체 하고 있지요. 범죄자에게 책임을 따져묻는 우리 검찰이 정작 정의를 지연시킨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 있습니다.

삼성그룹으로부터 기술 탈취를 당하여 고소했는데,검찰이 사건을 뭉갰었다고 하소연을 하시지요. 삼성장학생이 공연히 있었던 시절, 삼성 관련 사건이면…특히나, 2013. 2. 제가 징계 받을 때 같이 징계받았던 김광준 부장이 그때 그 사건 담당 부장이었으면, 기록을 보지 않았지만, 열심히 했을 리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검찰에 다시 수사해달라고 진정서를 계속 내고 계신데,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되어 이제 수사할 수 없는 사건이 되었기에, 공람종결 외에 다른 답이 나갈 수 없습니다. “시효가 있을 때는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더니, 이제는 시효가 지났다고 안 된다고 할 수 있냐”고 저에게 따져 묻는데,할 말이 없었습니다.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라고, 억울해 하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러나,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습니까.

 

성난 동료들이 많아서 또한 욕 먹을 글인 걸 압니다만,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속속 이루어지고 있는 이때에,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검사게시판에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짧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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