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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징역 17년 확정 기결수 이명박, 더 이상의 특혜 없어야

‘알몸·항문 검사’ 등 입소 절차와 수감 시설부터 ‘일반인’ 죄수와 똑같이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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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사입력 2020/10/29 [23:45]

법원이 다시 한 번 정의를 세웠다. 평생 부정 축재에 열 올리다 결국 대통령직까지 거머쥐고 나라를 말아 먹은 ‘단군 이래 최대 사기꾼’ 이명박에, 대법원이 징역 17년의 원심(2심) 판결을 확정한 것이다.

법원이 인정한 이명박의 죄는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DAS) 자금 및 국가정보원 예산 횡령, 삼성그룹 및 국정원 등 뇌물 수수, 그리고 불법 정치자금 수수이다. 다스 자금 횡령으로 인정된 액수만 252억 원에, 삼성에서 받은 뇌물로 인정된 액수도 756만 달러에 달한다.

이명박근혜가 9년간 짓밟은 나라에서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판결이 마뜩찮을 수도 있다. 벌금 130억 원과 추징금 57억 원이라는 액수는, 최소 수천 억에서 최대 수십 조 단위로 추정되는 전체 비리 규모에 비해 황당할 정도로 미미하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은 명확히 드러난 부분에 대한 최소한의 사법적 단죄를 마무리하는 뜻깊은 사건이라 본다. 전국민 유행어까지 되었던 ‘다스는 누구 겁니까’에 대한 답, 삼성이 이건희 사면을 위해 한 짓 등을 역사적 사실로 확실히 못박았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물론, 인과관계가 복잡하여 아직 밝혀내지 못한 더 큰 것들은 몇십 년이 걸리든 반드시 밝혀내어 후대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함은 당연하다.

 

▲ 서울동부구치소 수용거실(혼거실). 독거실은 이보다 작다. 법무부 교정본부 교정기관 안내 페이지 제공.     ©법무부(공공저작물)


이명박은 곧 감옥에 다시 들어갈 것이고, 생애 저지른 악행들 중 극히 일부에 대한 죄값을 치를 것이다. 마땅한 죄값이며, 절대다수 국민이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 관심이 줄어들면 ‘전직 대통령’임을 핑계로 한 특혜를 받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이명박은 1심에서 징역 15년 판결을 받은 이후 보석으로 풀려났고, 2심에서 징역 17년으로 가중된 판결을 받고 나서도 다시 보석으로 풀려난 적 있다.

확정 판결을 받았으니 보석은 불가하지만, 보석 이외에도 가석방이 있으며, 가석방이 아니더라도 사실상 석방에 해당하는 특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은 박근혜의 경우, 이명박과 달리 보석으로 풀려나지는 않았으나 한의원 왕진에 서울성모병원 장기 입원까지 하며 사실상 석방되어 호화롭게 생활했다. 구치소 내에서도 다른 독방 수용자와 달리 커다란 방과 전용 사워 시설 등의 ‘호텔급’ 특혜를 누렸음이 드러났다.

보는 눈이 많아 가석방 같은 ‘큰’ 특혜를 주지 못해도, 비교적 ‘작은’ 것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박근혜 정권 시기 일이지만, 교정 당국은 아무런 예우를 받을 수 없는 ‘일반인’ 최순실에게 영치금과 물품 구입 등에서 특혜를 제공한 것이 드러나 물의를 빚기도 하였고, 재벌 회장에게 넓은 방과 편의를 제공한다는 소식은 이제 특별하지도 않다.

또 짚어야 할 것이 있다. 구속이나 형 확정 등으로 구치소나 교도소에 들어갈 때에는, 반입 금지 물품 검사를 위한 신체 수색의 하나로 알몸 검사와 항문 검사를 실시한다. 수감자 입장에서 유쾌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검사는 수감자의 연령이나 지위 고하를 따지지 않으며, 이명박 구속 운동에 나섰던 본지 백은종 대표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그러나 이명박이 이러한 절차를 거쳤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 보도된바 없다. 검사를 생략한 것이라면, 이명박은 입소 시점부터 특혜 수감 생활을 시작한 셈이다.

사소한 것을 따진다고 시비할 수 있겠으나, 만인 앞에서 평등하고 엄정한 법 집행’은 작은 특별 대우를 용납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함을, 속담 따위를 들먹이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다. 입소 절차 간략화, 넓은 독방 배정, 생활 편의 제공 모두 불공정한 법 집행이다. 이미 두 번의 보석으로 자유를 누리던 중범죄자 이명박이 확정 판결 이후 수감 중에도 생활 특혜를 받는 데 납득할 국민은 거의 없다.

이명박은 다가오는 월요일인 내달 2일 서울동부구치소에 들어갈 예정이다. 교정 당국은 이명박의 입소 절차를 생략 없이 ‘일반인’ 죄수와 똑같이 시행하고, 별도의 편의 시설을 추가하지 않은 똑같은 넓이의 방을 제공해야 한다. 사법 신뢰 회복에 필요한 것은 행동 없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지만 단호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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