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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타이핑 편지에 유족무시?..네티즌 "'손편지'만 진정성 있나"

김필성 변호사 "대통령은 심지어 다른 정상에게 친서를 보내는 경우에도 손글씨로 편지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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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10/14 [13:01]

국힘 "유가족 대놓고 무시..면피용 아니냐"

사망 공무원 "대통령 답장이 '친필 아닌 타이핑' 실망" 

네티즌 "손편지만 진정성 있나..친필 지적은 편협한 사고"

 

한군에 의해 피격된 월북 공무원 이모 씨의 친형 이래진(55)씨.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서해에서 월북을 시도하다 북한군에 피격당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모(47) 씨의 고등학생 아들에게 보낸 ‘답신’에 친형인 이래진(55) 씨가 매우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씨는 전날(13일) 문 대통령의 A4용지 1장짜리 편지가 이날 등기우편으로 조카인 이군에게 전달됐다고 언론에 알렸다.

 

이래진 씨는 받은 편지가 얼마 전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과 다를 게 없는 원론적인 편지 내용이라면서 “(대통령의) 친필이 아니라 컴퓨터로 쓴 편지고, 기계로 한 서명이 찍혀 있다”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또 이 씨는 "대통령의 답장이 허탈했고, 무시당한 기분이 들었다"라고 반발했다.

 

친형인 이 씨 입장에서는 문 대통령 답장에 공무원 사망 연금이나 보상 등에 대한 구체적인 향후 대응 방향 등이 담기지 않은 것에 실망감을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사망한 동생은 월북 정황으로 나타나 조사 중인 지금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 단계가 아니다. 따라서 편지의 친필 여부를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래진 씨의 이같은 발언을 앞세워 언론은 자극적 보도를 내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지난 6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문 대통령의 발언은 113자 분량이었고, 문 대통령이 이번에 아들 이 군에게 보낸 답장은 470자 분량이다. 3배나 늘었지만 이래진 씨의 성에는 차지 않았던 모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답장 내용을 살펴보면 문 대통령은 “아버지에 대한 존경의 마음과 안타까움이 너무나 절절히 배어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라며 위로의 뜻을 전했다. 또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해경 등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국힘은 문 대통령이 유족에게 보낸 편지와 관련해 "최소한 친필로 유가족에게 진심을 담았어야 했다"라면서 트집을 잡고 나섰다.

 

김예령 대변인은 13일 구두 논평에서 "타이핑된 편지는 친필 사인도 없는 무미건조한 형식과 의례 그 이상도 아니었다"라며 "북한에는 성심과 성의를 다해 종전선언을 속삭이면서도, 정작 애가 타들어 가는 우리 국민에게는 희망 고문만 되풀이하는 대통령에 유가족과 국민들은 자괴감만 커진다"라고 했다.

 

조경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답장이 컴퓨터로 타이핑한 글이라니 내 눈을 의심했다"라며 "유가족을 이렇게 대놓고 무시해도 되는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문 대통령이) 아직까지 유가족을 찾아가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내일이라도 당장 찾아가 진심으로 애도하고 북한의 만행에 대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라며 “국민이 나서서라도 억울한 유가족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권이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국힘에서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은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SNS로 "피격 공무원 아들의 손편지와 대통령의 타이핑 편지, 진정성과 애절함이 뚜렷이 대조된다"라며 "펜으로 직접 꾹꾹 눌러쓴 아들의 애절한 손편지와 타이핑으로 쳐서 프린터로 출력한 대통령의 의례적 인쇄물 편지, 대통령 친필 서명조차 없는 활자편지,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뿐"이라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죽어갈 때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아들의 절규와 아버지는 월북자가 아니라는 호소에는 대통령은 일언반구 답이 없다"며 "내용과 형식 모두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슬픔을 위로하기보다는 편지를 보냈다는 형식적 면피에 불과하다"라고 비난했다.

 

국힘의 이같은 비난 일색에 김필성 변호사는 위와 같이 관련 사례를 14일 페이스북에서 일일이 올리고는 "정말 people power party(국민의힘당) 정치 잘합니다."라고 일갈했다. 굳이 영어로 국힘을 강조한 것은 직역하면 '민중의힘'으로다. 민중의힘이라는 좋은 의도와 다르게 지엽적 정쟁으로 분란을 자초하는 야당을 비판하는 취지로 읽힌다.

 

김 변호사는 "사망자 아들에게 보낸 답장을 사망자 형이 나서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거야 별 문제 될 것 없다"라며 "그들이 국민 여론을 신경 써야 하는 정치인은 아니니까요. 그저 국민들의 시선만 싸늘해질 뿐이죠"라고 짚었다.

 

이어 "그렇지만 정치가 직업인 사람이라면 이 주제를 받아먹을지 말지 생각을 잘해야 한다"라며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손글씨로 답장을 쓰지 않았다고 문제 삼는데, 대통령은 심지어 다른 정상에게 친서를 보내는 경우에도 손글씨로 편지를 쓰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지난 사례를 보더라도 대통령이나 영부인 등이 보낸 축전 등 편지 대부분은 친필이 아닌 타이핑 편지 형식으로 전달됐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던 날 문 대통령은 손편지를 쓴 광주 무등초 학생들에게 타이핑 형식의 답장을 보냈다. 지난해 김정숙 여사가 성폭력 피해를 알린 쇼트트랙 여자 대표 심석희 선수에게 전달한 위로 편지 역시 타이핑으로 쓰였다. 그런데도 유난히 이번 월북 공무원을 두고서는 언론과 야당의 구설이 끊이질 않는다.

 

김 변호사는 "실무상 손글씨로 썼는지 여부를 따지는 경우는 구속된 피고인이 재판부에 반성문 쓸 때 정도밖에 없다"라며 "구속 피고인이 워드로 반성문 쓰면 이상하니까. 대통령이 손글씨로 편지 안 썼으니 문제라는 주장을 제1야당에서 공식적으로 하다니..정말 people power party는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망가질 수 있다는 생각인 듯하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변호사는 "people power party, 대통령과 여당 입장에서 정말 정치 잘하는 야당입니다"라고 한 번 더 꼬집었다.

 

이날 각 포털에 띄운 언론의 문 대통령 편지와 관련한 유족 관련 기사 댓글 창에서 네티즌들은 '친필 트집은 과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언플하는 걸 누가 좋게 보랴?토착왜구 정쟁의 도구로는 쓰이겠지", "꼭 손편지만 진정성을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은 너무 편협하다", "대통령이 한가하게 손편지 쓰냐 이건 너무 오버다", "친필로 작성했으면 혈서로 썼어야 했다고 비판했을 것", "박근혜 시절에는 월북하다 우리 군 총에 맞아 죽어도 말 한마디 못했다" 등의 의견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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