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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편지에 北 편드나" 태영호 '억지'에 윤건영 팩트 '되치기'

이낙연 "북측 나름의 조치를 소개하고 있다는 것은 변화..얼음장 밑에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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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09/26 [13:55]

윤건영 “이명박·박근혜 정부 박왕자 사망 사건, 천안함, 연평도 포격 사건, 목함지뢰 사건 다 잊고 억지 쓰나?"

사진/연합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탈북민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측이 통지문을 보낸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어떻게 가해자인 북한의 편에서 이야기하느냐"라고 말해 논란이 되면서 입씨름이 오갔다.

 

이날 회의는 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을 북한군이 피격한 사건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자리였다. 북한 통일전선부가 이번 사건에 공개 사과한 통지문이 공개됐고,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 통지문에 대한 평가와 사실 확인에 주력했다. 민주당은 당초 오는 28일 채택하기로 한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문도 보류했다.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언급이 담긴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을 보낸 것을 두고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신속한 사과 표명”이라고 평가했지만 국힘은 “가해자 편을 드는 것이냐”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북한이 통지문을 통해 사과한 사실을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국민께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북측 나름의 조치를 소개하고 있다는 것은 변화라고 생각한다"라며 "얼음장 밑에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라고 김 위원장의 사과 발언에 의미를 뒀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북의 최고지도자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역대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한 적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렇게 신속하게, 또 미안하다는 표현을 두번씩이나 사용하면서 이렇게 북의 입장을 발표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어 윤 의원은 “박왕자씨 피살 건, 연평도 포격 도발, 목함지뢰 사건 때 북에 유감 표명을 요구했는데 그에 대한 북의 사과나 유감 표명이 있었나”라고 재차 물었다. 박왕자씨 피살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이명박 정부 시절, DMZ 목함지뢰 건은 박근혜 정부 시절 발생한 북한의 도발 사건이다. 

 

윤 의원의 질문에 이인영 장관은 “이렇게 명시적인 표현이 있었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윤건영 의원은 “이번처럼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요구에 의해서 바로 이렇게 (유감 표명이) 나온 적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주 의원은 더 나아가 “북한이 시신을 태우지 않았고 부유물을 태웠다고 했다”라면서 “그런데도 야당 의원들은 (북한이) 그 시신을 태운 것으로 전제하고 질문하고 있다”며 국힘 의원들의 공세를 지적했다.

 

그러자 태영호 의원은 여당 의원들이 북한을 두둔하고 있다고 공세를 취했다. 태 의원은 “울분을 토해야 할 이 자리가 김정은의 (통지문) 한 장 가지고 ‘얼마나 신속한 답변이냐’, ‘미안하다는 표현이 두 번 들어 있다’ 이러면서 가해자 입장을 두둔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서울 한복판에서 살해돼도 김정은이 ‘정말 죄송하다, 상부 지시가 없었다’는 편지 한 장 보내면 ‘신속한 대응’이라고 거론할 것인가. 참담하다”라고 날을 세웠다.

 

태 의원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여당이 가해자의 편을 들었다는 표현은 굉장히 위험하고, 여당 의원의 사고와 인식을 모독하고 폄훼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편지를 보고 납득했다는 말은 누구도 한 적이 없다”라며 태의원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도 태 의원의 이런 발언을 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차례 비판글을 게시했다. 그는 "만약 내가 서울 한복판에서 살해돼도 김정은이 '정말 죄송하다, 상부 지시가 없었다'는 편지 한장 보내면 '신속한 대응'이라고 거론할 것인가'(태영호)"라며 "원래 한쪽에서는 '전향자'라 부르고 다른 쪽에서는 '배신자'라 부르는 자들이 제 입에서 나오는 게 말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마구 내지르는 법"이라고 힐난했다.

 

또 전 교수는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은 사과하기는커녕 '남측 정부 관계자가 돈봉투를 들고 찾아와 귀측에서 보기에는 사과가 아니고 우리측에서 보기에는 사과로 해석할 수 있는 말 한마디만 해달라'고 사정했다'고 주장했다"라며 "북한의 사과가 미흡해서 수용할 수 없다고요? 자기 낮짝이 ‘사람 가죽’인지 만져 보고 나서 말해야 할 겁니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 전 교수는 "박근혜 정권하인 2013년 우리 군이 월북하던 우리 국민을 사살했을 때, 책임지거나 처벌받은 군 관계자가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 없다"라며 "그런데 북한해역에서 북한군이 월북하던 우리 국민을 사살했다고 하니, 우리 군 통수권자더러 책임지라 한다. 이런 말은, 북한군도 차마 하기 어려운 거"라고 지적했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오후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태영호 의원의 외통위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이번 일과 같은 유사한 상황을 두고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과거 북한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소환하고 다시 한번 그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윤 의원은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하루 아침에 처참하게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다시 아빠를 데려다 줄 수는 없을 것이고 그 점이 여전히 뼈 저리게 마음이 아프다"라면서도 이 사안을 대하는 야당의 행태는 참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다음과 같이 상세히 짚었다.

 

피해자가 실종되기 이미 6일 전에 녹화 되고, 3일 전에 이미 UN 측에 보내진 대통령의 UN 연설을 수정했어야 한다고 계속 우기고, 사건 발생 이후 대통령의 시간을 분초 단위로 설명하라고 하질 않나, 대통령의 공식적인 정책 일정을 아카펠라 공연 관람으로 만들어버리지를 않나, 심지어 여당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를 언급했다고 "가해자를 두둔한다"며 억지를 쓰고 있습니다. 

 

지금 UN연설을 트집잡는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이던 시절, 우리 국민이 금강산 관광을 갔다가 숨진 비극적 사고(박왕자 씨 사건)가 있었습니다. 2008년 7월 11일 오전 5시의 일입니다. 같은날 13시 30분 그 일을 보고 받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위해 바로 국회로 출발합니다. 그리고 국회에서 남북당국의 전면적 대화 재개를 제안합니다. 이 연설은 심지어 녹화도 아니었습니다. 

 

연설 내용이 적절했는지 아닌지를 말하고자 꺼낸 얘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국정 전체를 놓고 판단할 영역입니다. 왜 자신들의 과거는 다 잊고,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쓰는지 묻고 싶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는 어땠습니까. 사고 바로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은 DMZ에서 열린 경원선 남측구간 철도복원공사 기공식에 참석해 행사 참가자들과 함께 강강술래를 돌았습니다. 아카펠라 공연 운운할 자격이 있습니까. 

 

최근 10년 간 있었던 고 박왕자 씨 사망 사건, 천안함, 연평도 포격 사건, 목함지뢰 사건 모두 보수 정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 중 어느 때도 제대로된 북한의 사과는 받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 때는 남북정상회담을 하자고 북한에 '애걸'하면서 "제발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고 해달라고 뒤에서 '딜'을 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공식적으로 요구했고, 공식적인 답을 받았습니다. 이 얘기도 가해자 두둔입니까? 대통령이 무엇을 했냐고요? 처음부터 모든 것을 투명하게 국민에게 밝히라고 지시했고, 어떤 정부보다 단호하고 분명하게 분명한 유감 표명과 규탄 입장을 밝혔습니다. 

 

가슴 아픈 우리 국민의 희생을 애도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꼼꼼히 살펴보고 고쳐야할 것들을 고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야당의 행태는 이 사건을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에 대한 공격의 기회로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극적인 우리 국민의 희생마저 정쟁으로 이용하는 것만은 제발 하지 맙시다. 국민의힘이야말로 피해 공무원과 가족의 아픔에 공감하며 책임 있는 정치 세력의 태도를 보여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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