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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두번 보내는 취재현장..'월간조선' 등 언론의 민낯

단독 달고 '시신 발견' 보도 양산한 언론.. 페이지뷰가 수익과 연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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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07/11 [09:19]

'박원순 사망' 오보냈다가 삭제한 '월간조선'.. '아니면 말고 식의 기사'

'박원순 사망' 시신상태와 자살방법 묻는 기자들.. '죽음 앞에 예의 갖추지 못했다'

 

SNS 이미지

 

기자- 사인을 좀더 조사하셔야 되겠지만 목을 맨 건가요? 떨어진 건가요?

 

형사과장- 그것은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고려해서 저희들이 확인해드리는 것은 좀

 

기자- 휴대폰하고 소지품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는데 외모가 심하게 손상됐나요? 그럼?

 

형사과장- 심하게 손상됐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기자- 아니, 그걸 분명히 확인해주세요. 외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까? 성곽 높이는 어떻게 되나요?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과 관련해 10일 0시 1분쯤 최익수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이 현장 브리핑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 기자가 이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기자들은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유서, 신체 훼손 등을 캐묻기 위한 질문을 여러 차례 했다.

 

이에 최익수 형사과장은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고려해 확인해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라면서 선을 그었다. 

 

매우 부적절한 질문이다. ‘죽음의 방식은 한 개인의 사적 영역에 속하며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한국기자협회 자살보도 윤리강령 첫 줄에도 나와 있다. 인간에 대한 기본예의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 중의 하나가 타인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다. 단지 기자 개인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죽음 앞에서 그런 적나라한 궁금증을 물어본 것인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타살 여부에 대한 질문도 있었지만 그건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라고 보는데 하지만 이 질문은 사건의 본질과 무관하고 한국기자협회 준칙에 따르면 설령 알았다고 해도 극단적 선택 경우에는 상황을 자세히 묘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모든 질문은 한국기자협회가 규정한 '자살보고권고기준'에 위배되는 행위다

 

그런데도 질문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는데 이후에도 기자들은 해당 장소의 높이가 어떻게 되냐라든지 3m 이상이냐 라는 등의 유도 질문을 이어 나갔다. 이와 관련해서도 최익수 과장은 성곽 높이와 이것은 관련이 없다고 말을 끊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종 소식이 딸의 제보로 알려진 이후 가장 충격적이었던 기사 내용은 박 시장의 소재 파악이 불분명했을 때 사망기사가 먼저 나와버린 거였다. 박 시장의 실종신고가 있고 잠시 뒤 인터넷에는 박원순 시장 시신 발견이라는 '월간조선'의 기사가 뜬다.

 

경찰 수색이 한창인 9일 오후 6시 45분쯤 월간조선 하주희 기자의 속보를 달고 나온 기사였다. [(속보) 박원순 시장 시신 발견, 성균관대 부근에서 발견되었음] 이런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여전히 수색 중인데 어리둥절해진 경찰이 바로 부인을 하자 기사는 삭제가 되었다.

 

월간조선의 오보였다. 이 기사를 접한 일부 시민들은 박 시장이 실제 사망한 것으로 SNS에 퍼다 날랐다. 미확인 사실이 SNS에서 사실처럼 중계됐다. SNS를 통해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댓글까지 등장했다.

 

인터넷서 '지라시'로 돌던 내용이 월간조선의 기사 속에 그대로 표현됐다. 추측해보면 받은 글을 토대로 받은 글 지라시가 돌고 돌다가 정식 기사에까지 올라가는 상황이  나왔다. 아무리 속보, 단독 경쟁이 심하다고 해도 기자들이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도 안 한 채 그것도 한 사람의 생명이 달린 보도를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보도 할 수 있는지 경악스러울 뿐이다.

 

월간조선은 페이지뷰를 올렸을진 몰라도 신뢰도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더욱이 조선일보 계열사에서 발생해 공신력은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이날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논평을 내고 “경찰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 고인이 사망에 이른 방법과 시신훼손 상태가 전국으로 생중계될 뻔했다”라며 “취재윤리를 배운 기자들이 맞는지 의심하게 하는 ‘잔인한’ 질문과 상식 이하 취재 태도는 한국 언론의 현 수준을 그대로 보여줬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망 오보는 로톡뉴스, 투데이코리아, 충청리뷰, 서울일보, 뉴스에듀신문, 브레이크뉴스, YBS뉴스통신, 동양뉴스 등에서 계속 나왔다”라며 “인터넷매체 펜앤드마이크는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통해 '[속보] 박원순 시신 성대 후문 와룡공원 근처서 발견'이라는 자막을 띄우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내보냈다”라고 밝혔다.

펜앤드마이크 유튜브 라이브 방송

 

이어 민언련은 “무분별한 사망 의혹 보도는 ‘사실보도 원칙’에 위배되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유통돼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기 때문에 위험하다”라며 "지금처럼 취재윤리의 기본도 지키지 않고, 저급한 취재행위가 되풀이된다면 바닥까지 떨어진 한국 언론의 신뢰도는 복구될 수 없다. 최소한의 품격이라도 남아 있길 기대한다”라고 질타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의사 매체인 '청년의사'라는 매체가 있다. 이 매체가 의료계 취재원에게 확인했다면서 박원순 시장이 서울대병원에 DOA라고 도착 시 이미 사망이란 내용의 보도를 냈다. 9시 30분쯤이다. 기사를 접한 시민들은 청년 의사라는 의사들이 주축된 매체인데 설마 오보일까 생각도 못 하고 사실로 받아들였다. 이 기사를 읽은 일반인들은 주변에 전파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또 재생산돼서 기사로 나오게 되고 악순환이 계속해서 반복됐던 것 같다.

 

박원순 시장의 실종 신고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약 7시간이 걸렸는데 그 짧은 시간에도 언론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보도준칙에도 어긋나고 윤리성마저 의심되는 질문을 던지고 기사를 쓰고 방송하는 데는 결국은 페이지뷰 조회 수 여기에 있는 것 아닌가, 돈벌이에 이용되는 것 아닌가 그런 의심들이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 드라마 '뉴스룸'을 보면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 한 문장으로 정의하고 있다. "사람 목숨이에요. 사망선고는 의사가 하는 거지 뉴스가 하는 게 아니에요"

 

박원순 서울시장의 실종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색에 나선 가운데, 일부 언론들이 성급하게 박 시장 사망을 보도했다. 이미지출처/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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