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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 조작 수사 검사들 무혐의 처분

황희석 "검찰은 스스로에 대해 “법과 원칙”을 적용하는 엄정함을 단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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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06/02 [09:59]

"검찰이 아닌 힘 없는 약자나 정치적 목적의 수사대상에 대해서만은 권한 남용"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유우성씨가 2014년 1월7일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경을 밝히던 중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고 있다. 사진/한겨레

 

검찰이 수사해야 할 대상이 검사가 된 사건은 부지기수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이 있다. 전현직 검사들이 증거 조작을 묵인한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사건을 끝냈다.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씨 간첩 조작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증거 조작 등에 가담한 혐의로 고소당한 수사팀 검사들을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 씨가 국가보안법 위반(무고·날조)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고소한 이 모 수원고검 검사와 이 모 전 검사(현재 변호사)를 지난 4월 증거가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국가보안법의 무고·날조죄는 사형·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이 가능하다. 간첩죄와 형량이 같은 중범죄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두 전·현직 검사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면죄부를 제공했다.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은 탈북자 출신으로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던 유우성 씨가 북한을 오가며 탈북자 관련 정보를 여동생 유가려 씨를 통해 북한 당국에 넘겼다는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2013년 2월 그를 구속 기소했다.

 

재판 과정에서 유가려 씨는 6개월 동안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변호인 조력을 받지 못한 채 조사받았으며, 폭언·폭행 등 가혹 행위를 받고 거짓 진술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유우성 씨의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국정원의 증거조작과 은폐, 가혹행위 등 의혹이 불거졌다. 유가려 씨의 인권을 침해하고 관련 증거 서류를 위조해 재판부에 제출한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2월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도 검찰이 국정원의 위조된 증거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고, 이를 의도적으로 방치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검찰총장의 사과를 권고했다. 유 씨는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재조사했고 유 씨에 대한 유리한 증거들이 은폐되거나 축소됐다고 판단했다. 당시 수사 검사들이 국정원의 증거 조작을 알고도 묵인했거나 기록 검토를 하지 못해 바로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 씨는 수사 검사 2명과 국가정보원 수사관 2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검사 2명을 증거 불충분이라며 결국 혐의 없음으로 결론냈다. 국정원의 조작 사실을 몰랐다는 당사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고, 과거사위의 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결론을 내린 거다.

 

앞서 이 사건에 연루된 국가정보원 수사관 두명은 불구속 기소돼, 검찰이 자기 식구에게만 관대한 처분을 내려 제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양승봉 변호사는 “수사검사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등의 강제수사 없이 이뤄진 부실 조사의 결과”라며 “애초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결과를 두고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을  겨냥 "스스로의 문제를 수사할 수도, 기소할 수도 없는, 폐쇄된 자기완결 조직으로 더더욱 기울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했다.

 

황 전 국장은 "검찰은 스스로에 대해 “법과 원칙”을 적용하는 엄정함을 단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라며 "오로지 검찰이 아닌 힘 없는 약자나 정치적 목적을 고려한 수사대상에 대해서만은 무자비할 정도로 권한을 남용해 왔을 뿐"이라고 질타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이어 "그래서 20년이 다 되어가도록 공수처를 주장하고, 수사권 폐지를 떠드는 것인데, 앞장선 사람들이 한 20년간 토론하고 설득하고 글을 써니 드디어 현실이 되어간다"라고 7월 공수처 발족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아울러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수사검사들을 버젓이 무혐의 처분했다"라며 "그 무혐의 처분한 검사와 그 결정을 지시한 검사장, 그리고 최종적으로 재가한 사람이 누군지 모두가 아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처럼 정하면 정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시대는 끝나고 그 반전과 역전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라며 "미안하지만 증거를 조작하면서까지 억울한 사람을 만들고자 했던 자들은 죄값은 치뤄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2014년 2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변 김용민 변호사(더불어민주당 의원)가 탈북자간첩사건 무죄를 선고받은 유우성(가운데)씨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증거가 위조된 사실을 폭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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