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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사건' 비망록에 4차례나 언급된 6억 받은 친박 정치인은?

한만호 비망록 "한명숙이 아닌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에 6억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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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05/20 [09:49]

"오직 검찰은 한명숙 전 총리만을 사냥하기 위해서 혈안"

"진보 매체도 검찰에 줄 서 '한명숙 유죄'로 예단" 

 

최근 공개된 '한만호 비망록'에 따르면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는 당시 검찰 조사에서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 정치인에게 돈을 준 사실을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는 이 주장을 모두 4차례나 반복해서 적었다. 그만큼 이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만호 전 대표가 2008년 징역 3년 형을 마치고 출소하던 날 유일하게 그를 인터뷰한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가 한 전 대표가 진짜 돈 준 사람은 한명숙 전 총리가 아니라 친박계 정치인이라고 했다.


구영식 기자는 1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직접 출연해 뉴스타파가 입수한 '한만호 비망록'에 나오는 6억 뇌물을 받은 해당 정치인을 이름만 빼고 "한명숙 총리가 아닌 친박 정치인으로 광역자치단체장 출신이며 현재 태극기부대 세력의 일원으로 지금 약간 좀 이상하게 되신 그분"이라고 직설했다. 

 

처음에 검찰에 명분도 모르고 불려간 한 전 대표는 검사가 돈 준 사람 불어 봐 했더니, 진짜 돈 준 사람을 불었는데, 그 사람은 정작 친박 정치인이었다는 거다. 

 

구 기자는 "6억 원, 한만호 대표가 태원사업개발이라고 하는 회사를 하나 만든다"라며 "태원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아들의 이름을 따서 아들한테 물려주기 위해서 만든 회사인데, 그것을 받은 계약금 11억 중에 그 6억 원을 그분에게, 지금 약간 좀 이상하게 되신 그분에게 줬다라고 이야기한다"라고 했다.

 

한만호는 비망록에 검찰 조사에서 한명숙이 아니라 당시 한나라당 정치인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진술했다고 적었다. 당사자가 사망해 확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해당 정치인의 이름은 가렸다. 한만호 비망록 56쪽 중. 사진/뉴스타파

 

아울러 구기자는 "검찰은 전혀 관심이 없다"라며 "한만호 대표는 그 비망록에서 '조용히 덮었다, 덮는 데 급급했다. 오직 검찰은 한명숙 전 총리만을 사냥하기 위해서 혈안이 돼 있었다' 그런 식으로 표현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한만호 전 대표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소환된 첫날 자신의 비망록을 통해 “자금이 한나라당 의원 쪽으로 제공되었음은 이야기 했다”라는 대목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소환된 첫날, 한나라당 의원에게 정치자금 제공 사실을 진술했다고 주장하는 한만호의 비망록 또 다른 부분

 

먼저 터진 한명숙 전 총리와 연관된 대한통운 사건이 무죄로 판명 나면서 이번 사건도 변호인단도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고, 2심을 받아들이는 상황으로 무죄를 확신했는데 2018년도에 국정농단 사건 관련해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한테 집행유예를 때린 정형식 판사가 뒤집어 버렸다.

 

진행자 김어준 씨는 1심 때는 선거공판을 빼고도 한 23차례 정도 공판을 했지만, 정형식 판사가 맡은 2심은 유일한 핵심 증인인 한만호 대표가 진술을 번복했는데도 한 번도 부르지 않고 4번 만에 끝내버렸다고 했다. 판사가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예상하지 못했던 결론으로 유죄가 났다고 했다.

 

당시 보수, 진보를 망라한 모든 매체가 한명숙 전 총리의 유죄를 예단하고 모습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구영식 기자는 출소일 당시 유일하게 한만호 대표를 인터뷰한 인물이다.

 

구 기자는 이날 방송에서 “그 당시 수사를 주도했던 검사가 기자들한테 했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라며 “한만호 사건과 관련해 진보언론이나 한겨레라든지 경향이라든지 등등의 기자들이 초창기부터 다 유죄라고 생각했고, 회사에도 그렇게 보고를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라며 이같이 전했다.

 

김어준 씨는 "그게 검찰이 이런 식의 진보 인사를 잡을 때는 껄끄러운 건 아닌데 대체로, 오히려 진보매체 기자들한테 소스를 더 많이 준다"라고 했다.

 

이에 구기자는 "제가 더 놀랐던 건 진보매체 중에 일부 기자가 그 검사에게, 대법원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서 문자를 보냈는데 '사필귀정'이라고 하는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라며 "그러니까 한명숙 전 총리의 유죄가 사필귀정이라는 거로 한마디로 고생 많았다는 건데, 이 이야기가 좀 힘들었다"라고 잔인한 기억이라는 듯 회고했다.

 

김어준 씨는 "진보매체도, 특히 법조 출입 기자들은 사실은 검찰을 견제해야 되는데, 검찰과의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뭐가 떨어지지 않나?"라고 되물으며 "사건별로 검찰이 법조기자들을 좀 차이 나게 관리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떤 사건은 진보기자들한테 먹을 것을 더 주고. 여하간 그래서 한명숙 전 총리는 기자들 사이에서는 그냥 유죄라고 다들 생각하는 분위기"였다며 "마치 작년에 조국 때하고 비슷한 거 아니냐? 그냥 출입 기자들은 다 유죄다, 벌써 이미.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라고 지적했다.

 

구영식 기자는 “형사소송법상 무죄 추정을 해야 하는데 검찰에서 세게 정보를 흘리면 그게 사실처럼 돌아다닌다”라고 강조했다. 

 

김어준 씨는 "그 프레임대로 계속 기사를 쓴다 계속 그렇게 쓰다 보면 자기도 돌아갈 길이 없다"라며 "기자들도. 같이 올라타고 가기 때문에, 그러니까 검찰과 한 배를 타는 거다. 그렇게 한명숙 전 총리는 양승태 시절  2심 때 어처구니없는 유죄판결을 받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는 졸지에 감옥을 가게 되고, 그리고 9억 중에 8억 몇천만 원을 다시 토해내야 되는 거"라며 "그거를 지금도 형은 확정됐으니까 그걸 갚아야 되는 거다. 지금도 갚고 있는 거로 알고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그거 사람 미치고 환장하는 거"라며 "한만호 사장님이 일찍 돌아가신 것도 저는 그 억울하고 분노 때문에. 이런 억울한 사건을 겪고 나면 사람이 수명이 단축돼서 빨리 돌아가신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내비쳤다.

 

5월 1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구영식 기자

 

공책 29권, 천 2백 쪽 분량인 한만호 비망록에는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진술했다가 번복한 이유가 자세히 나와 있다. 한 대표는 자신이 추가 기소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사업 재기를 도와주겠다는 검찰의 약속 때문에 거짓 진술을 했다며 자신을 검찰의 “강아지”로 표현했다. 

 

그가 검찰 조사에서 처음에는 한 전 총리가 아니라 당시 한나라당의 친박계 의원인 정치인에게 뇌물을 줬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이 이를 묵살하고 한명숙 관련 진술만 요구했다는 주장도 비망록을 통해 처음으로 드러났다.

 

그는 비망록에서 이 주장을 모두 4차례나 반복해서 적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를 묵살하고 오로지 한명숙에게만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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