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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선거 감시가 불편한 수꼴 목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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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연 평화나무뉴스진실성검증센터장
기사입력 2020/05/10 [18:47]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진행한 평화나무의 첫 번째 공명선거감시단 활동이 4월 15일 선거와 함께 마무리됐다. 평화나무는 선거를 두달여 앞둔 시점부터는 모니터링단 25명을 가동시켜 매주 교회예배를 적게는 교회 300곳, 많게는 교회 500곳을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4차 고발까지 총 30여 명이 고발자 명단에 올랐다.

 

여기저기서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교회 홈페이지를 막아 외부인의 유입을 차단해 버리거나 예배가 끝나자마자 설교를 유튜브 채널에서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는 교회들이 생겨났다. 기독자유통일당(고영일 대표)을 통한 역 고발도 4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기독자유통일당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목회자들의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교회 설교와 예배를 감시한다는 사실은 당하는 사람 못지않게 하는 사람에게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설교를 들을 때 은혜를 받지 못한다면, 듣는 사람의 마음 밭이 문제’라는 주입을 어릴때부터 받아온 나로서도 모니터링을 목적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참 힘겨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교회내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목회자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평화나무

오죽하면 모니터링 활동가 중에서는

목사들의 정치적 선동 발언과 거친 표현 등에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중간에 하차하는 경우가 발생했을 정도다

 

평화나무 직원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는 ‘안타깝다’, ‘속상하다’라는 말들이 자주 오간 현실은 어쩌면 당연했다.

 

더 안타까운 건, 평화나무의 공명선거감시단 활동을 불편해하는 분들은, ‘왜 이 지경까지 와야 했는가’라는 기본적인 물음조차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목사들은 선거법 위반을 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분위기였지만, 일부 목회자들의 발언은 기가 찰 정도였다. 고발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목회자 중에서도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기가 찬 설교가 쏟아져 나왔다. 오죽하면 모니터링 활동가 중에서는 목사들의 정치적 선동 발언과 거친 표현 등에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중간에 하차하는 경우가 발생했을 정도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평화나무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교회의 정치개입 또는 선거개입 등에 대한 교인들의 인식을 조사하는 설문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예배시간 선거법위반소지 발언을 시민단체가 모니터링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에 찬성은 44.3%였고, 반대는 47.4%로 나타나 반대 의견이 조금 더 많았다. 구체적 의견을 살펴보면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25.6%),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21.8%) VS 매우 바람직하다 (26.1%), 약간 바람직하다(18.2%)였다.

 

물론 모니터링이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더 높기는 했으나, 여기에는 예배를 모니터링하는 상황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인식하고 답변한 교인들도 존재할 터.

 

게다가 예배를 모니터링 하는 상황이 당하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 모두에게 불편하긴 마찬가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일부 목회자들의 설교에서 문제점이 크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많은 교인들이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냉전체제·구약시대에 머물러 있는 목사들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를 배제하고 봤을 때도 문제의 설교는 대부분 그릇된 역사관과 인문학적 소양 부족으로 드러났다. 또 현 정권에 대한 반감으로 똘똘뭉친 일부 목사와 개신교인들의 세계관도 낱낱이 드러났다.

 

대한민국 건국부터 군부독재정권과 유착하며 단맛을 보고, 세력을 키워온 개신교. 세를 잃을까 몸부림치는 모습이 안타까우나, 그 속에서 예수의 정신은 찾아볼 수가 없다.

 

여전히 냉전체제를 사는 듯한 목사들의 색깔론에 물든 설교에서부터 동성애 혐오로 점철된, 혹은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공포심을 부추기는 설교는 상식적인 사고 기능을 잃은 교인에게는 독이됐고, 상식적 사고가 가능한 교인에게는 괴로움만 안겼다.

 

코로나19 사태가

요한계시록에 나와 있는

‘대환란’의 전조이며,

주민번호를 제시해야

약국에서 공적마스크를

살 수 있게 만든 것은

“666의 가장 낮은 단계”라고

설교한 부산의 모 목사

 

이중 개인적으로 가장 황당한 발언은 코로나19 사태가 요한계시록에 나와 있는 ‘대환란’의 전조이며, 주민번호를 제시해야 약국에서 공적마스크를 살 수 있게 만든 것은 “666의 가장 낮은 단계”라고 주장한 부산 모 교회 목사의 설교다.

 

이 목사는 3월 15일 자신이 담임하는 교회 설교에서 “(7년 대환란) 후 3년 반이 되면 예배 못 드리게 하고, 우상숭배 하도록 한다. 안하면 죽인다”면서 “666 짐승의 표를 받아가지고 표가 없으면 매매를 못한다. 짐승표 안 받으면 사고팔 수 없는 그런 때가 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에서 올라온 짐승으로, 세상권력으로 신앙을 통제하여서 예배를 못 드리게 하는 이런 일들이 이제 앞으로 대환란 속에 있게 될 것”이라며 “짐승을 경배하지 아니하면 죽는데, 이런 일들이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혀 성경적이지도 않은 설교를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내며 교인들에게 ‘아멘’을 요구하는 목사의 정신세계가 궁금할 지경이다.

 

선거 참패 인정 못하는 전광훈 추종자들

“믿는 것이 보는 것”

 

오직 자신이 옳다는 오만과 편견, 자기정당성에 빠져 스스로를 속이며 확증편향적으로 사안의 옳고 그름조차 가리지 못하는 사람이 강단에서 미치는 영향력이란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

 

유명한 프랑스의 의사 겸 점성가 노스트라다무스를 기억하는가. 그는 자신의 예언 능력을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영감’이라고 주장했지만, 그의 예언은 대부분 빗나갔다. 그런데도 그의 추종자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해석의 문제’라고 주장한다. 또 그의 예언은 향후에도 새로운 해석과 함께 거론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다.

 

오래 전, 종말론을 신봉하던 한 집단은 1954년 12월 21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날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추종자 가운데 다수는 직장과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종말을 기다렸다. 그러나 종말의 시간이 한참을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추종자들은 허황된 종말론으로 자신들이 그동안 속았다는 생각 대신, 자기 집단의 열성 때문에 세계가 구원받았다는 믿음을 굳히는 쪽을 택했다.

 

지난해 12월 25일 성탄절에 열린 집회에서 발언하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전광훈 목사ⓒ유튜브 캡쳐

 

지금의 한국교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특히 전광훈 씨와 함께 문재인 하야를 부르짖었던 김진홍 목사(동두천두레교회 원로)가 한 언론(크리스천투데이)과 진행한 인터뷰를 보면, 자기정당성에 빠진 사람이 인지부조화 상황에서 어떻게 확증 편향적으로 사안을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선거 이후 변화를 체감하느냐는 질문에 “며칠 지나지 않았지만 그 기간의 움직임을 보면 희망이 있다. 벌써 여러 단체들이 움직인다”며 “그런 흐름들을 다 공개할 순 없지만, 내가 가만히 보니 조짐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은 암울해보이나, 대선에서는 우파에게 유리한 희망이 보인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 목사는 ‘전광훈 목사를 위시한 광화문 세력이 오히려 보수의 외연 확장엔 걸림돌이 됐다는 비판에 대한 견해’와, ‘이번에 석방된 전광훈 목사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을 부탁하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저도 전 목사를 3번 만났고, 광화문에서 수고하는 분들이 고마워서 토요 집회에도 2번 나갔다. 전 목사나 김문수 지사 같은 분은 선거 때까지 계속 토요일마다 나와 달라고 했지만, 저는 산에서 수도하는 사람이라 그렇게까진 제 몫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그런 일을 하게 된다면, 앞장선 사람에게 다소 미비한 데가 있더라도 나라와 교회를 위해 거국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특별히 대통령 선거가 22개월 뒤다. 이번에 크게 반성하고 전열을 정비해서 22개월 뒤 대선을 준비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지 않으까. (중략) 이제 그의 역할은 마쳤지 않을까 한다. 한 시대의 사사로 쓰임받은 것이다. 푹 쉬시면 좋다. 고생하셨으니. 교회 전체가 움직이도록 맡겨야지, 소수가 광화문에서 청와대 앞에서 사퇴하라고 해서 (문 대통령이) 사퇴할 사람도 아니고. 잠자던 (교회의) 에너지를 깨웠으니 크게 쓰임받은 것이다. 사사기를 보면 난세에 16명의 사사들이 자기 역할을 하고 물러났다. 전광훈 목사님은 푹 쉬시고, 주위 사람들이 대신 역할을 맡아야 한다.”

 

빈민선교 운동가로서 존경받던 그의 몰락이 애석하나,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애타하고 씁쓸해 하는 이유조차 그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공명선거감시단

“설교 듣고 다단계 회사 떠올라”

 

공명선거감시단 활동을 마치며, 모니터링 요원으로 참여한 활동가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많은 활동가들이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선거개입 발언과 가짜뉴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밝혀 왔다. 아울러 가랑비에 옷 젖듯 교인들을 세뇌시키는 설교의 문제점을 조목 조목 아프게 꼬집었다.

 

활동가 중에는 비교인 활동가도 함께했다. 설교 모니터링 작업에 참여하면서, ‘혹시 이번 기회에 많은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아 교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활동가는 신앙에 대해 이전보다 더 큰 회의감을 갖게 된 듯했다. 그 점은 매우 마음이 아프다.

 

한 활동가는 “‘우리 장로님 국회의원 출마했으니 뽑아주세요’라는 취지의 노골적 발언이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정도는 사실 애교에 불과해 보인다.

 

또 다른 활동가의 소감문을 보면 이렇게 적혀 있다.

 

“황교안 대표는 장로님이라며 칭찬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앙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목사님 답지 않은 언행을 일삼는 것에 놀랐다. 전혀 성경적이지도 복음적이지도 않은 내용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교인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또 어떤 활동가는 “설교에서 영양가 없는 말만 하다가 1시간을 채우고 내려오는 목사도 있고, 자신의 의견을 교인들이 공감하도록 강제하는 목사도 있었다”며 “분별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에게는 세뇌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설교를 들으면서 다단계 회사가 연상됐다는 활동가도 있었다. ‘애국’, ‘소명’같은 가치들을 명분으로 내세워가며 헌금에 집착하고 예수의 사상과 관련없는 목사 개인의 사상을 주입시키는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종교라는 것이 한 사람의 가치관과 인생을 바꿔놓을 수 있는 것이라 느꼈고, 잘못 쓰이는 경우 진짜 본래 취지의 종교로서 기능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다단계회사에서 사람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것처럼 세뇌교육을 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하나님 믿는 것보다 현실의 탐욕에 눈이 먼 목사로 비춰지는 분들이 있어서 놀라웠다”

 

“이 아픈 4월에 제가 모니터링한

어느 교회에서도 세월호의 아이들을 위한

기도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

정치는 국민을 걱정하지 않더라도

교회는 사람을 걱정하는 곳이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 세계가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모이는 예배를 고집하는 일부 교회의 모습이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나님의 경고이자 심판이라는 설교도 경악스러웠다는 평가도 있었다.

 

4ㆍ16가족협의회 유가족들이 2017년 11월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수정안’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기도를 하고 있다.

4ㆍ16가족협의회 유가족들이 2017년 11월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한 수정안’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기도를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한 활동가는 “팬데믹 상황에 자유민주주의가 무슨 상관인지 이해하기 힘든 설교도 있었다”며 “일부 교회 설교에서 매주 사회주의, 공산주의라는 단어가 나오는 걸 보면서 과연 하나님이 이런 설교를 좋아하실까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혐오 발언을 하면서도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외치는 모습이 모순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메가처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더 커졌다는 활동가도 있었다. 이 활동가는 “교회마다, 경제적 상황에 따라 예배의 방식은 물론 목사들의 태도도 매우 달랐다”며 “그중 정치꾼, 장사꾼 느낌이 드는 목사도 있었다. 헌금에 집착하고 본인들은 신천지와 다르다는 이야기를 거의 매순간 토해내면서 교회에 대한 외부 비판을 매우 불손한 것으로 여겼는데, 교회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메가처치가 존재할 필요가 있나, 개인적으로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 교회가 사회를 위해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벌금지법 제정’이 반 기독교 가치인 것처럼 몰아가는 목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꼈을까.

 

한 활동가는 “비판을 하더라도 사실에 근거해서 해야 하는데 차별금지법에 동성애만 포함되는 것이 아님에도 계속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활동가는 “‘차별금지법’을 논하는 목사님의 발언을 들으며, ‘목사님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차별금지법이 생겼다고 생각은 못하시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본인만의 아집과 본인만의 주장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면서 세상의 중심이 하나님도 예수님도 아닌 본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모니터링 활동가들은 한결같이 한국교회가 “교회다운 교회가 되기”를, ‘예수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는 교회가 되기”를 당부했다.

 

이중 한 활동가의 당부를 끝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이 아픈 4월에 제가 모니터링한 어느 교회에서도 세월호의 아이들을 위한 기도는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 정치는 국민을 걱정하지 않더라도 교회는 사람을 걱정하는 곳이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민중의소리 https://www.vop.co.kr/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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