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목적은 결국 MBC.. 윤석열 '전지적 수사론'에 조선·동아 맞장구

"왜 MBC 영장만 기각됐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대놓고 질책한 검찰총장

가 -가 +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20/04/30 [14:19]

‘MBC도 채널A처럼 수사하라’.. "윤석열, 본질 흐리기" 비판

"검찰은 하루라도 빨리 '성명 불상자'에게 '성명'을 찾아주고 조사 마무리 공개해야"

 

'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채널A 본사를 상대로 진행하던 압수수색을 2박 3일간 기자들과의 대치 끝에 30일 중단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 나선 지 41시간 만인 오늘 새벽 2시 50분쯤 철수했다.

 

검찰은 채널A 기자들과 사흘 동안 대치했다. 하지만 임의제출 방식으로 증거물 일부를 받았지만 유의미한 증거물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눈 감고 아웅' 하면서 시늉만 한 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검찰 압수수색에 논란이 된 건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에 "균형 있는 수사"를 강조하면서 MBC가 빠졌다고 질책했다는 사실이다. 

 

윤 총장은 29일 서울중앙지검을 향해 “비례 원칙과 형평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채널A와 함께 MBC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됐지만 MBC가 기각된 것을 두고 서울중앙지검을 대놓고 질책한 것이다.

 

범죄를 공모한 자와 보도한 방송사를 동급 취급하고 MBC를 피의자 다루듯 한 윤 총장의 사고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기자의 범법 혐의를 두고 그 의혹을 보도한 MBC가 왜 압수수색의 대상이 되느냐는 사실을 두고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장의 유착 의혹인데, 윤 총장이 MBC 영장기각 사실을 공개하면서까지 질책성 지시를 하는 것은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윤 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간 갈등이 다시 표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총장이 강조한 '균형 있는 수사'는 채널A와 MBC가 같이 범죄 혐의가 있고, 그 비중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균형 있는 수사를 강조한 윤 총장은 자신의 최측근으로 지목된 녹취록 의혹의 당사자 검사장의 핸드폰은 정작 압수 품목에 넣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조선과 중앙 등 보수언론은 '수사 공정성'을 거론한 윤석열의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이 MBC만 빼고 채널A만 압수수색을 한다며 윤 총장이 MBC 영장 기각 소식에 "황당해했다"는 보도로 서울중앙지검이 MBC 압수수색 영장을 소홀히 작성했을 것이라는 검찰 안팎의 추측성 보도를 내놨다.

 

중앙일보는 30일에도 단독 타이틀로 [MBC 몰래 촬영 영상' 중앙지검 압수 품목에 안 넣었다]라는 기사로 윤 총장과 이심전심인 듯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때리면서 MBC가 압수수색 대상이 되지 않은 사실에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앞서 중앙지검은 검언유착 의혹을 보도한 MBC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해당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조선과 동아가 익명의 '법조계' 인사들을 앞세워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측의 MBC 명예훼손 고소 건도 영장에 포함돼야 했는데, 그 부분이 누락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MBC도 압수수색해야 한다는 논지다.

 

MBC는 지난 1일 이철 전 신라젠 대주주의 주장을 통해 최 전 부총리 측이 신라젠에 65억 원가량을 투자했고,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최 전 부총리는 "터무니없는 의혹"이라며 즉각 MBC 보도본부 기자, 제작자와 제보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MBC는 최경환 전 부총리와 신라젠 관계자의 반론까지 싣고 "이철 전 대표가 최경환 전 부총리 측의 65억 자금 유입 의혹을 제기한 만큼 돈의 성격과 실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윤 총장의 이른바 균형 있는 수사라는 전지적 관점에 동조한 조선동아의 보도 시각에 대해서는 29일 '프레시안'이 [윤석열의 이상한 '균형수사론']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잘 설명하고 있어 몇 문장을 그대로 옮겨본다.

 

"그런데 전직 고위 관료(최경환)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그에 따른 반론까지 받은 후 '검찰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한 보도에 대해 해당 전직 관료가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다고 검찰이 언론사(MBC)를 강제로 압수수색한다는 이야기는, 과문한 탓인지 들어본 적이 없다.

 

이런 식이면 형법상 명예훼손 수사는 압수수색을 동반한 강제 수사를 관행화 해야 하고, 언론사는 압수수색을 각오하고 비리 의혹을 보도해야 한다는 건가. 이 지면에선 '명예훼손' 형사 처벌이라는 후진국적 악습과 관행에 대한 법률적 논의는 일단 삼가겠다. 

 

아마도 윤 총장과 보수 언론이 '명예훼손 압수수색' 표면 아래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MBC가 확보한 녹취록 전체에 대한 압수 여부일 것이다. 확보하고자 하는 그걸 위해 '최 전 부총리 명예훼손 수사'를 들먹였다고 추론하는 게 좀 더 합리적이다. 

 

그 '검사장'인지 아닌지 채널A 자체 조사로 확인도 못 하고, 검찰도, 당사자도 누구도 '그 검사장이다, 아니다'를 말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당사자가 '나는 그 검사장이 아니고 채널A 기자가 나를 팔았다'고 선언하고, 윤 총장은 내부 감찰을 통해 진상을 파악해 오해를 불식, 상황을 정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도 '왜'인지 모른다. 그런 상황인데 MBC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에 대해 윤 총장과 보수 언론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인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윤 총장이 말하는 '균형'은 어긋나 보인다. 무엇보다 검찰이 당사자가 된 '검언유착' 사건에서 검찰의 수장이 '균형'을 말하면, 그것은 더이상 균형으로 보이지 않게 된다.

 

심지어 비슷한 경중의 사안도 아니다. 수사의 균형을 말하려면 먼저 한 달 째 질질 끌고 있는 진상 조사를 추상처럼 하고 나서 말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이번 채널A 압수수색에도 강한 유감을 표한다. 검찰이 '해당 검사장'에 대한 의혹을 빠르게 진상 조사해 밝혔다면 언론사 압수수색 같은 강제 수사도 필요 없었을 터다.

 

마치 검찰이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채널A를 희생양 삼는 것 같아 씁쓸한 감을 감출 수 없다. 군사독재의 트라우마에 시달려 온 역사가 존재하는 탓에 언론 자유의 보장에 대한 우리 사회의 합의는 강고하다.

 

검언유착 의혹의 한쪽 당사자인 검찰은 하루라도 빨리 '성명 불상자'에게 '성명'을 찾아주고 조사를 마무리해 공개해야 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윤석열 관련기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서울의소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