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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말하는 '국가의 도리'.. 모두를 눈물짓게 한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

"제주 4·3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아픔.. 평화와 인권 만개하도록 지원 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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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20/04/04 [18:36]

문 대통령 "4·3 해결은 결코 정치와 이념 문제가 아닌 정의와 화해의 길"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2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편지를 낭독한 희생자 유족 김대호 군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월 3일은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 항쟁이 일어난 지 7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코로나 여파로 올해 4·3 희생자 추념식은 역대 최소 규모로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2년 만에 추념식을 찾아 4·3의 조속한 해결을 강조하며 추념사에서 "제주 4·3은 제주만의 슬픔이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아픔"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념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함께 자리한 유족들은 연신 눈물을 닦아냈고 문 대통령도 차오르는 슬픔에 입술을 깨물었다.

 

슬픔에 잠겨있는 유족들을 향해 문 대통령은 희생자들의 배보상 문제 등 4.3 사건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을 다시금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주 평화공원에서 열린 4·3사건 제 72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8년 이후 임기 중 2번째 참석이다. 역대 대통령 중 추념식에 2번 이상 참석한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4·3 항쟁은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해방 전후 남로당 제주도당과 토벌대 간의 무력충돌 과정에서 친일 반민족 정권에 결탁한 서북청년단 등 토벌대가 무고한 제주도민 3만여 명을 빨갱이로 몰아 학살한 사건이다.

 

4·3 항쟁으로 세 살 때 아버지를 떠나보낸 74살의 양춘자 할머니는 추념식에서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4·3 당시에는 아버지의 시신조차 찾지 못했지만, 70여 년 만에 유골함을 받아들고는 감회에 솟구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을 지켜본 양춘자 할머니의 손자 김대호 군은 증조할아버지 같은 선생님이 돼 역사의 아픔을 알리겠다고 다짐한다.

 

김대호 군은 이날 추념식 편지 낭독에서 "어렸을 때부터 4월이면 평화공원에 가긴 했는데, 왜 똑똑이 할아버지 비석 말고도 비석이 셀 수도 없이 많은지 왜 다들 하염없이 울기만 하는지 잘 몰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끔찍하고 아픈 역사지만 모두 제주 4·3을 깊이 알고 공감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얘기해 주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념식에 참석해 유족들 대표로 편지를 낭독하고 내려오는 양춘자 할머니의 손자 김대호 군을 문 대통령은 등을 다독거리며 따뜻이 격려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4·3 사건은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며, 국회에 계류된 4·3 특별법 개정안 통과를 정치권에 촉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4.3추념식은 평소 참석 인원의 100분의 1 수준인 150명 안팎만 참여한 역대 최소 규모로 열렸다.

 

추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유족들은 가족의 이름이 적힌 표석을 찾아 그리움을 달랬다.

 

[김정자/제주4·3 행방불명인 유족 : "올 수 있는 장소라도 있으니까 너무 좋죠.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도 감사해요. 어디 말하고 살았습니까? 우리가."]

 

당시의 진상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생존 희생자와 유족들의 쌓인 아픔을 풀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에서 "평화를 위해 동백꽃처럼 쓰러져간 제주가 평화를 완성하는 제주로 부활하길 희망한다"며 "희생자들이 남긴 인권과 화해, 통합의 가치를 가슴 깊이 새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폭력과 이념에 희생된 4·3 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고통의 세월을 이겨내고 오늘의 제주를 일궈내신 유가족들과 제주도민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라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코로나19'를 극복해야 하는 매우 엄중하고 힘든 시기에 다시 4·3을 맞이했다"라며 "'연대와 협력'의 힘을 절실하게 느끼며 그 힘이 우리를 얼마나 강하게 만들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라고 사회통합 메시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어 "4·3은 왜곡되고 외면당하면서도 끊임없이 화해와 치유의 길을 열었다"라며 "2013년, 4·3희생자 유족회와 제주 경우회가 화해를 선언하고, 매년 충혼묘지와 4‧3공원을 오가며 함께 참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또 "지난해에는 군과 경찰이 4·3 영령들 앞에 섰다"며 "무고하게 희생된 제주도민들과 유가족들께 공식적으로 사과를 드렸고, 4·3의 명예회복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 유가족들과 제주도민들도 화해와 상생의 손을 맞잡아주었다"라고 사과와 화해의 사례를 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4·3의 해결은 결코 정치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며 "이웃의 아픔과 공감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태도의 문제"라고 4·3사건의 완전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는 대통령으로서 제주 4‧3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 만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4·3의 완전한 해결의 기반이 되는 배상과 보상 문제를 포함한 '4‧3특별법 개정'이 여전히 국회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제주 4·3은 개별 소송으로 일부 배상을 받거나, 정부의 의료지원금과 생활지원금을 지급받는 것에 머물고 있을 뿐 법에 의한 배·보상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더딘 발걸음에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2018년, 그동안 중단됐던 4‧3희생자와 유족 추가신고사업을 재개하고, 4.3 사건의 희생자 90명, 유족 7,606명을 새롭게 인정하는 등 노력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부친의 희생 장면을 목격한 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아온 송정순 님을 4·3희생자 중 최초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희생자로 인정해 매우 뜻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신고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추가신고의 기회를 드리고, 희생자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유해발굴과 유전자 감식에 대한 지원도 계속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동백꽃 지듯 슬픔은 계속되었지만 슬픔을 견뎠기에 오늘이 있다"며 아직은 슬픔을 잊자고 말하지 않겠다. 슬픔 속에서 제주가 꿈꾸었던 내일을 함께 열자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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