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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에 아픈 가족사까지 엮어 "반미 프레임' 씌워 낙인찍은 조선일보

조선일보, 더불어시민당 비례7번 윤미향 겨냥 '반미 인사가 딸 미국 유학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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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04/01 [13:08]

“무리한 미국 방위비 인상 비판을 자녀 유학과 엮는 저급한 억지 보도"

 

윤미향 후보 웹자보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7번에 오른 윤미향 후보를 두고 조선일보가 '반미주의자인 윤 후보의 자녀가 미국에 유학 중'이라는 내용으로 연이어 이틀간 비난하는 내용으로 보도하면서 윤 후보가 황당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30일과 ['단독'反美 구호 외친 시민당 비례, 자녀는 미국 유학]이란 제목의 기사와 31일에는 [반미 앞장서온 시민당 윤미향, 정작 딸은 미국 유학중]이라는 제목으로 윤미향 후보를 겨냥해 때리고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윤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자녀 미국 유학과 엮었지만, 윤 후보의 과거 활동을 살펴봐도 그가 반미에 앞장섰다고 여길 만한 근거는 딱히 찾아볼  수 없다.

 

조선일보 보도를 두고 더불어시민당 제윤경 수석대변인은 31일 논평에서 "저급한 억지 비난"이라며 "윤 후보에 대해 '반미 후보'로 낙인찍은 조선일보의 보도는 왜곡보도이자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제 수석대변인은 "'조선일보'는 윤 후보에 대해 반미주의자로 낙인찍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가족사를 엮은 저급한 억지 비난까지 덧붙였다"면서 "무리한 방위비 분담 요구에 대한 국민의 마땅한 분노와 자녀의 미국 유학이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가"고 지적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30일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4·15 총선에 출마하는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의 딸이 미국 명문대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전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시민당 비례대표 7번에 배치돼 당선이 유력한 윤 후보는 그동안 여러 차례 반미(反美)적 목소리를 내왔다. 정치권에선 "반미를 외치면서 자식은 미국 유학 보낸 건 좌파적 내로남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라고 비난했다.

 

다음날인 31일 기사에서도 조선일보는 "시민당 비례대표 7번이 된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자녀가 미국 대학에서 유학 중이다. 윤 씨는 대표적 반미(反美) 인사"라며 '윤 씨의 딸 A 씨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음대에 재학 중인데, 비시민권자의 경우 1년 학비가 4만 달러(약 480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라고 학비 문제까지 거론하며 때렸다.

 

그러면서 "윤 씨는 그동안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미국의 무기 장사 시장 바닥"이라고 하는 등 여러 차례 반미 주장을 해왔다. 야권은 "반미를 외치면서 자식은 미국 유학 보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라며 정치권을 앞세워 거듭 윤 후보를 비난했다.

 

윤 후보가 진보 시민단체 대표로 있으면서 평소 반미 구호를 앞장서서 외쳐왔다는 조선일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조선일보가 '진보 시민단체'라고 칭하는 단체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워온 정의기억연대로 윤미향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다.

 

조선일보가 윤 후보를 '반미'로 정의하며 기사에 제시한 근거는 페이스북에 남긴 글 하나다. 윤 후보는 지난 2017년 4월 페이스북에서 '사드 배치 이틀 만에 날아온 '10억 불 청구서''란 기사를 공유하며 "대선 주자들. 이래도 국익 때문이고 안보 때문이냐. 미국의 무기 장사 시장바닥일 뿐인 거야"라고 썼다.

 

사드 정국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약속을 깨고 한국 정부에 사드 장비 비용까지 부담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는 내용으로 윤 후보가 페이스북에 쓴 수많은 글들 중 미국을 비판한 게시물 하나를 꼬투리 잡아 '반미에 앞장섰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또 윤 후보의 남편 김삼석 수원시민신문 대표가 겪은 간첩조작 사건을 문제 삼으며 아픈 가정사까지 들춰냈다. 이 사건은 이미 간첩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결 나고 국가 배상까지 이루어진 사건이다.

 

김삼석 대표와 동생 김은주 씨 남매는 지난 1993년 국가안전기획부가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남매간첩단'으로 이듬해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김 씨 남매는 20년이 지난 2014년 재심을 청구했고, 핵심 혐의였던 반국가단체인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관계자들에게 국내 동향이나 군사기밀이 담긴 문서 등을 넘겼다는 혐의에서 무죄를 인정받았다. 

 

윤 후보와 김 씨 남매는 추후 "불법 수사로 남매간첩단이라는 오명을 쓰고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2심 재판부는 2018년 7월 "안기부 수사관들이 영장 없이 김 씨 남매를 체포해 가혹 행위로 자백을 강요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국가는 총 1억8천여 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조선일보의 보도로 윤 후보가 반미주의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것을 두고 이나영 중앙대 교수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 가족을 18년간 지켜본 사람으로 침묵할 수 없어 한 자 남긴다"라며 윤 후보에 대한 사실관계를 적었다.

 

이 교수는 "윤 후보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다. 민족의 자존심, 독립국가로서의 자주권을 일관되게 주장해왔을 뿐"이라며 "낡아빠진 '반미 프레임'을 씌워 낙인찍으려는 조선일보는 과연 누구를 대변하는 신문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성토했다.

 

윤 후보의 딸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사회운동을 하는 부모덕에 어려서부터 건강한 사회의식을 기르며 독립적으로 성장해왔다"면서 "바쁜 부모는 자칫 넘어갈 수도 있었던 재능을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발견하고 스스로 역량을 길러 기적같이 음대 입시를 통과했다"라고 했다.

 

이어 "역시 혼자서 준비하고, 장차 하고픈 일에 가장 적합한 학교에 지원해 장학금을 받고 진학하게 되었다"라며 "저는 대한민국 음대 입시와 미국 유학이 어떤지 잘 아는 사람으로서 이 모든 과정을 오롯이 스스로 해낸 그를 경이로운 눈으로 박수치며 지켜봤다"라고 적었다.

 

또 이 교수는 "그런데 어떻게 조선은 최소한의 내용 파악은커녕 구시대의 케케묵은 프레임으로 건강하고 성실한 한 젊은이에게까지 인격살인을 감행할 수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윤 후보는 이날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제가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다고 딸이 희생양이 될 줄은 몰랐다"라며 가정사까지 들먹이는 조선일보에 대한 회한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저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딸이 대견하기만 한데 조선일보 등은 딸의 유학이 마치 큰 도덕적 결함인 것처럼 공격하고 있다"라며 "비인간적으로 기사를 쓰는 일부 언론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다"라며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윤 후보는 조선일보의 '반미' 지적에 대해선 "페이스북에 남긴 글은 우리나라에 지나친 국방비를 요구하는 미국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비판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07차 정기 수요 시위가 열린 지난 2019년 10월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이옥선(오른쪽) 할머니와 윤미향 정의연대 이사장이 웃으면서 담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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