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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비례연합정당 당원투표로 결정”, 정의 ‘절대 거부’…진보·개혁 유권자 선택 어디로?

불참시 민주·정의당 공멸, 미한당 어부지리로 민심 왜곡…이르면 오는 11일 투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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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사입력 2020/03/09 [01:45]

8일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범진보 비례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전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주요 상대인 정의당은 전국위원회 특별결의문을 통해 “어떤 경우라도 ‘비례대표용 선거연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아, 오는 4월 15일 열릴 21대 총선 구도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례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전 당원 투표를 통한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투표 준비는 월요일인 9일부터, 투표는 이르면 오는 11일부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비례후보 ‘독자노선’ 득세, 전국위원회 만장일치 “어떤 경우라도 거부”

앞서 정의당은 이날 오후 열린 제8차 전국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특별결의문’을 통해 “기득권 양당체제로 퇴행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어떤 경우라도 ‘비례대표용 선거연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정의당의 전국위원회는 당원총투표와 당대회에 이은 의사결정기구이다. 전국위원회가 최고 기구는 아니지만, 당원총투표나 당대회를 열기 위한 조건을 맞추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한만큼 이날 전국위원회의 입장이 사실상 당의 최종 입장이 된 셈이다.

앞서 정의당이 지난 6일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경선 결과 또한 이날 전국위원회 결의사항을 뒷받침한다. 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독자 노선을 고수하고자 하는 후보들이 많은 득표를 얻어 상위 순번에 오르고, 연대 필요성을 주장하는 후보들은 대부분 낙선하거나 할당제로 인해 하위 순번으로 떨어진 것이다.

 

관련기사▶ 정의당, 21대 총선 비례후보 순번 발표…이자스민 ‘상위권’ 9번에

‘연동형 비례’ 선거제 개혁, 자한당 꼼수와 선관위 승인으로 무력화

지난해 말,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는 ‘4+1’ 협의체 정당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때만 해도 21대 총선을 통해 다당제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이라는 사상 초유의 꼼수 정당을 만들고, 박근혜가 임명한 위원 다수가 남아있는 선관위가 이를 승인하면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서 같은 방식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정치개혁 퇴행’이라는 명분으로 기각되었다.

그러나 자한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박근혜 잔당 선관위’의 지속적 비호 아래 창당을 마치고 여론조사 대상에 들어가자 그 파괴력이 드러났고, 진보·개혁 진영에서도 이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자 시민사회 주도로 나온 이른바 ‘범진보 비례 연합정당’ 구상이 지지세를 넓혀갔다.

비례 연합정당은 미한당 출현으로 인한 민심 왜곡을 막으면서도 중소 규모 정당의 국회 의석 획득이라는 정치 개혁 취지를 살리는 ‘묘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날 정의당이 ‘절대 거부’ 입장을 확고히 못박으며 ‘반쪽짜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말았다.

‘능력 의심-反文 일색 정의당 후보, 비례 연합정당 불참이 나을 수도’

한편,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민주당 지지층 일각에서는 정의당의 불참 결정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의당이 ‘상위권’인 9번에 박근혜 새누리당 출신 이자스민을 올리고, ‘청년 우대’를 명분삼아 능력이 의심스럽거나 문재인 대통령에 비판적인 인물들을 상위 순번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의당의 불참으로 문 대통령 지지층에 비례 연합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에 더 수월해졌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이 빠지면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 정당이 된다는 지적에는 ‘다른 소규모 정당과 함께할 수 있다’며, 다양한 정당의 원내 진출이라는 개혁 취지에 더욱 부합한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지금까지 창당했거나 창당이 가시화한 비례대표 전담 정당은 3개로, 창당준비위원회 등록 순으로 ▲정봉주·손혜원 전 국회의원 등이 참여한 ‘열린민주당’ ▲주권자전국회의·독립유공자유족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정치개혁연합’, ▲우희종·최배근 교수 등이 참여한 ‘시민을 위하여’가 있다.

이들 중 ‘정치개혁연합’과 ‘시민을 위하여’는 선거연대 정당으로, 선거가 끝나면 의원들이 원 소속 정당으로 돌아가는 ‘연합정당’이다. 이와 달리 ‘열린민주당’은 지금의 더불어민주당보다 강한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별도의 정당이다.

‘열린민주당’, ‘정치개혁연합’, ‘시민을 위하여’…민주당 참여 여부에 총선 구도 ‘술렁’

민주당의 비례 연합정당 참여 여부에 따라 21대 총선 구도는 대폭 달라진다.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더불어민주당’으로 비례 후보를 내게 되고, 미한당이 민심과 다르게 큰 의석을 얻게 된다. 이 경우 미한당과 합친 미통당은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은 민주당 지지층 일부의 전략투표로 이득을 볼 것으로 보이나, 이동하는 표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미통당과 미한당의 합으로 제1당이 되어도 자동으로 국회의장을 배출하지는 않는다. 국회 관례상 제1당에서 국회의장을 내지만, 국회법상 국회의장은 재적 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제15조). 민주당 등이 ‘위성정당’으로 승리한 미통당에 관례를 적용해 줄 의무는 없는 데다, 선거 직후의 결과로는 민주당이 제1당이 되므로, 지난해 ‘4+1’ 협의체의 개혁입법 때와 마찬가지로 ‘과반의 힘’이 국회의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이 비례 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하면 진보·개혁 정당들의 비례대표 의원 배출은 대부분 연합정당 내에서의 순번에 의해 결정된다. 민주당이 참여하기로 한 연합정당에 진보·개혁 유권자들의 표가 몰리면서 ‘비례대표 단일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은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류 매체들이 ‘중도층’으로 표현하는, ‘박근혜 잔당’인 미통당을 싫어하는 보수 시민 일부는 민주당이 진보 정당들과 연합할 경우 안철수의 국민의당 등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그럼에도 진보·개혁 정당들의 의석 총합은 불참시에 비해 늘어난다는 결과에 변함이 없다.

한편, 민주당이 비례 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꼼수에 함께한다’는 비판으로 지역구 선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정의당과의 연대에 실패할 경우 경합 선거구에서의 패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내의 반대론은 이러한 관측에 기반한다. 그러나 비례 연합정당 참여에 따른 지역구 선거에서의 유불리는 아직 드러난바가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면밀히 살펴봐야 할 지점이다.

민주당의 비례 연합정당 참여 여부는 약 1주일 내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참여 여부에 따라 민심이 움직여 득표수가 달라질 수 있고, 같은 득표수에도 의석 분포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번 주 열릴 당내 투표는 선거제 개혁과 미한당 창당에 이은 21대 총선의 중요 사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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