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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칼럼] 한선교·황교안 콤비의 '도로친박당'

"한국당 의원들이 줄줄이 미래한국당으로 이동할 것이다.. 국고보조금을 챙기고 투표용지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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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용
기사입력 2020/02/11 [16:45]

 "반개혁 세력이 그 틈새를 비집고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어"

 

한선교 사무총장과 이야기하는 황교안 대표. 사진/연합뉴스

 

성한용: 한겨레 신문 정치팀 선임기자 

 

유승민 의원은 개혁 보수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유한국당과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도로친박당, 도로친이당이 될지 모른다는 국민의 우려를 떨쳐버리는 공천을 당부했다. 가능할까? 불가능해 보인다. 유승민 의원이 너무 아깝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불리는 국회의원 선거법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권역별 비례대표제에서 나왔다.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2 대 1로 하되 정당 득표율 기준으로 의석을 배분하고 석패율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중앙선관위의 제안은 획기적이었지만 실현 가능성에 문제가 있었다. 지역구를 200석으로 줄이는 법안을 국회가 통과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우여곡절 끝에 전국 단위 비례대표를 47석으로 유지하고 연동 의석수를 절반으로 깎고 거기에 30석 ‘캡’까지 씌워서 법안이 통과됐다.

 

정치 개혁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승자독식 대결 구조를 깨고 다당제 협력 구조를 만들어가려면 비례대표 의석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개헌으로 대통령제를 고쳐야 한다.

 

정치 개혁의 출발에 불과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완전한 제도가 당연히 아니다. 여기저기 허점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반개혁 세력이 그 틈새를 비집고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고 있다.

 

2012년 정치 개혁을 제안했던 중앙선관위 사람들도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이 정도로 심하게 뒤틀리고 그 틈새로 비례 위성정당까지 출현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정치인들의 양식과 정당법 유사 명칭 사용 금지 조항을 너무 믿었던 탓이다.

 

지난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한 미래한국당은 곧바로 선관위에 등록을 신청했다. 선관위는 일주일 이내에 등록증을 교부한다. 형식적 요건만 구비하면 등록을 거부할 수 없다.

 

황교안 대표의 자유한국당과 한선교 대표의 미래한국당 사이에서 앞으로 벌어질 장면은 상상만 해도 해괴하다. 우선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줄줄이 미래한국당으로 이동할 것이다. 국고보조금을 챙기고 투표용지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자유한국당은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다.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 중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할 사람은 후보 등록 전에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미래한국당에 입당해야 한다. 정치를 탈당 얼룩으로 시작하는 셈이다.

 

미래한국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왕창 낼 것이다.

 

미래한국당이 정당 득표율 30%를 올린다고 치고 거칠게 계산하면 연동 의석 30석 가운데 13~15석, 병립 의석 17석 가운데 5석을 더해 비례대표 18~20석 정도를 차지한다. 득표율이 40%로 올라가면 24석까지도 가능할 것이다. ‘대박’이 나는 것이다.

 

그런데 궁금하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는 어떤 사람들일까?

 

한선교 대표는 “‘젊음’과 ‘전문성’에 기반을 둔 비례 전문 정당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수호하는 모든 보수 세력을 껴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가?

 

한선교 대표는 1월2일 국회 브리핑룸에서 자유한국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면서 “제 의원 생활 중에 탄핵되시고 감옥에 가신 박근혜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며 울먹였다.

 

비례한국당으로 가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 없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말을 덧붙였다.

 

“저는 원조 친박을 부끄럽게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다. 저를 대변인 두번이나 시켜준 분이다. 그분을 저는 존경한다. 그분이 감옥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탄핵은 또 다른 문제다. 그것을 막아주지 못한 데 대해 그분께 개인적으로 용서를 빌었다.”

 

섬뜩하다. 한선교 대표가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고 수호하는 모든 보수 세력’이 혹시 젊은 태극기 부대 아닐까?

 

그러고 보니 황교안 대표도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던 사람이다. 한선교 대표와 황교안 대표의 호흡은 찰떡궁합일 수밖에 없다. 하긴 ‘짜고 치는 고스톱’에서는 호흡이 중요하다.

 

유승민 ‘새로운 보수당’ 의원은 ‘개혁 보수’ ‘합리적 보수’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자유한국당과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인에게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는 정치적 사망을 의미한다.

 

유승민 의원은 “도로친박당, 도로친이당이 될지 모른다는 국민의 우려를 말끔히 떨쳐버리는 공정한 공천,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공천이 되어야만 한다”고 당부했다.

 

한선교·황교안 콤비 체제에서 그게 과연 가능할까? 불가능해 보인다. 유승민 의원이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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