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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을 대선으로 착각한 황교안 종로 출마의 변

이낙연 후보가 겁나자 문재인 대통령 끌어들인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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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20/02/09 [20:06]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장고 끝에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자발적 출마라기보다 당내 여론과 공관위의 ‘최후의 통첩’에 마지못해 한 출마선언이어서 의미가 반감되고 있다.

 

황교안은 40일 전 당 안팎에서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논란이 일자 이를 덮기 위해 광화문광장 집회에 나가 스스로 “서울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낙연 전 총리가 일찌감치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황교안과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황교안은 차일피일 출마 선언을 미루어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총선은 일종의 전쟁이다. 전쟁에서 장수가 제일 앞에 서서 내가 먼저 죽겠다고 해야 병사들도 싸울 의지가 생기는데, 황교안은 병사들 뒤에서 “니가 가라, 화와이” 식으로 임하다가 특히 수도권 출신 의원들에게 원성을 들어야 했다.

 

황교안이 서울에 출마해 진두지휘해도 이길 둥 말 둥 하는데, 자꾸만 출마 선언을 미루자 자유한국당 수도권 출신들은 이러다 전멸하지 않겠느냐고 한탄을 한 바 있다. 수도권은 모두 121석이 걸린 사실상의 최대 승부처다. 여기서 지면 전체 선거도 진다. 수도권은 8도에서 온 사람들이 살고 있어 전체 판세를 읽을 수 있는 바로미터다.

 

당 안팎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미루던 황교안이 종로 출마를 결정한 것은 자의라기보다 공관위의 ‘최후의 통첩’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한국당 공관위는 황교안에게 “종로 출마를 선언하든지 아니면 불출마 선언을 하라”고 경고했다. 총선 사상 한 당의 공관위가 당 대표에게 명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황교안은 공관위의 경고에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이를 거부할 경우 총선 전체를 망치고, 나아가 차기 대선 행보에도 지뢰가 깔린다는 것을 알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종로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웃기는 것은 황교안이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 후보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황교안은 “종로 선거는 후보 간 대결의 장이 아니다. 무지막지한 무법왕인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결과의 대결, 경제와 민생을 무너뜨린 무능의 왕국 문재인 정권과의 한판 대결”이라고 말했다.

 

황교안의 이러한 주장은 이낙연 후보에게 패했을 때 다가올 후폭풍을 미리 차단하려는 꼼수로 읽힌다. 즉 총선을 대선으로 착각한 망언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무법왕이라고 했는데, 법을 어겨 탄핵되어 감옥에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 모신 박근혜란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황교안의 이러한 선거 전략은 오히려 역풍이 될 것이란 게 정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재 민주당보다 높기 때문이다.

 

황교안이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그동안 나온 각종 여론조사를 참고하면 황교안은 절대 이낙연 후보를 이길 수 없다. 대부분 더블 스코어가 났다. 실제 선거가 다가오면 지지율 격차는 조금 줄어들 수 있지만 역시 큰 차이로 패배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이 종로 출마를 선언하자 속으로 반긴 사람이 있으니 바로 유승민과 안철수일 것이다. 두 사람은 황교안 체제가 무너져야 자신들이 보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단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유승민 역시 통합이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으면 대구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고, 안철수는 아예 지역구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두 사람은 자유한국당으로 가도 친박들의 눈살에 견디지 못할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을 당 대표로 선출한 순간 비극이 잉태되어 있었다. 박근혜 국정 농단에 자숙해도 모자랄 황교안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것 자체가 넌센스다.

 

어쨌거나 이른바 ‘종로대첩’은 시작되었다. 누구든 여기서 패하면 치명타를 입게 되어 있다. 황교안은 내심 종로에서 패배해도 자신이 살신성인했다는 프레임으로 재기를 도모하겠지만 민심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있을 것이다.

 

총선 후 자유한국당은 다시 보수 대통합의 기치를 내걸고 유승민, 안철수를 끌어들이려 혈안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설령 뭉친들 전에 바미당에서 한 것을 보면 또 다시 분당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왜냐하면 안철수 가는 곳에 갈등이 있고, 분당 및 탈당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미 ‘이빨 빠진 호랑이’다. 아무리 짖어도 새도 날지 않을 것이다. 4월 총선은 토착왜구를 척결하는 역대급 한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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