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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판 '태극기부대' 서울대 '트루스포럼'의 조국 서명과 언론기사 내막은?

박근혜 탄핵을 무효라는 극우단체의 극소수 주장을 신문사 입맛에 맞게 과대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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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01/22 [13:44]

‘트루스포럼’을 서울대생 전체 목소리로 둔갑시킨 언론 누가 거짓말하나

 

21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앞에서 서울대 트루스포럼 회원들이 동문인 문희상 국회의장과 김명수 대법원장을 규탄하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서울대 교수직 사퇴를 촉구하며 침묵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 보수 경제지인 한국경제는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서울대 학생들이 시작한 '조국 파면 촉구 서명운동'..하루 만에 1만 명 돌파'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메인에 내보냈다.

 

마치 서울대 재학생들이 주도해 대대적 호응을 얻어 1만 명의 서울대 출신들의 서명이 돌파된 거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보도했다.

 

40대 초중반의 기업가로 알려진 서울대 '트루스포럼' 김은구 대표는 이날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서명운동에 돌입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1만여 명을 돌파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이들이 5만여 명의 서명을 했지만 우리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지 않다"라면서 "조 전 장관의 직위 해제 및 파면이 이뤄질 때까지 서명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트루스포럼은 "조국 교수는 교수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거짓말을 했다"라면서 "이미 드러난 거짓말만으로도 교육자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라며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어 "권력형 비리의 전형을 보여준 조 전 장관이 서울대에서 계속 형법을 가르친다면 더 이상 서울대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며 "서울대는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고 서울대 법대는 세계에서 가장 우스운 대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22일 '고발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루스포럼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고작 3700여 명의 ‘팔로우’로 운영 중이라며 ‘구글독스’ 진행 중인 서명 운동에 직접 참여한 후기를 올렸다.

결과는 서울대생만이 아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해당 구글독스 페이지에 접속 가능하면 그 누구나 서명 제출이 가능했다. 

제출 항목도 단 세 가지, (가명도 상관없는)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도 시와 도까지만 기입하면 그만이었다. 정확한 주소를 요구하지도, 서명에 참여한 이유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있었다. 

매체는 이 서명의 함정이 거기 있다고 했다. 트루스포럼은 “뜻을 함께하시는 모든 분들의 동참을 부탁드립니다”라며 서울대 재학생 및 졸업생으로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경제'의 단독보도처럼 마치 서울대 학생 1만 명이 서명에 참여한 한 듯한 기사로 둔갑했다.

한국경제 홈피 사진/고발뉴스

 

'조선일보'도 21일 [서울대, 조국 직위해제 검토 들어가자..또 찬·반 갈렸다] 기사에서 트루스 포럼의 1만 서명 돌파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다.


이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트루스포럼 측에 따르면 서명 시작 하루 만인 이날 오후 2시 기준 총 1만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라며 “트루스포럼은 조 전 장관의 직위 해제 결정이 날 때까지 서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루 만에 1만 이란 수많은 인원이 서명에 참여했다는 트루스포럼의 주장을 ‘팩트’로 전달하면서 최소한의 검증도 하지 않은 조선일보와 한국경제의 이러한 직무유기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답은 ‘조선’의 해당 기사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매체는 전했지만, 이하 생략했다.

지난해 8월 조선일보는 단독 타이틀을 걸고 [서울대 학생들, 조국 사퇴 운동…‘그냥 정치를 하시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서울대의 순수한 재학생 모임도 아닌 졸업생 김은구 씨가 회장으로 있는 극우 단체 트루스포럼의 조 전 장관 사퇴 운동을 서울대 학생들 전체의 목소리로 둔갑시킨 것이다. 

당시 조선일보의 이런 기사 행태를 두고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조선의 트루스포럼 기사’는) 신문사 입맛에 맞게 극소수의 주장을 과대 포장한 전형적인 왜곡 보도다. 조국 교수에 대한 학내 다양한 의견이 기사에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언급했다.

김 사무처장은 “서울대 트루스포럼은 보수보다는 극우에 가까운 주장을 하는 곳이다. 최소한 ‘박근혜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단체’ 정도의 정보는 줘야 하는데 그냥 보수라고 하면 독자가 받아들이는 뉘앙스가 달라진다"라고 조선의 기사 내용을 지적했다.

'고발뉴스'는 트루스포럼이 이번 서명을 받으면서 어떤 방식으로, 누가 서명에 참여했는지, 그 배경은 무엇인지, 또 서명 참여자들이 서울대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진짜 맞는지 당연한 의구심을 전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조국 교수는 교수라는 직함이 무색할 정도로 수많은 거짓말을 했습니다'라며 비판하는 이 극우단체와 ‘조선일보’에 되물을 수밖에 없다. ‘1만 명 서명’은 진실인가, 거짓말이 아닌가"라는 물음표를 던지며 일갈했다.

졸업생을 포함해도 가입 회원이 그렇게 많지 않은 트루스포럼은 몇 년 전까지는 재학생들도 자주 갔었으나 모임이 극우화되면서 현재 재학생들은 거의 가지 않는다는 서울대 재학생의 발언이 나오고도 있다.

이 단체는 박근혜 탄핵을 무효라 하고 최순실 태블릿 pc는 조작이라고 했다. 또 반일종족주의 저자 이영훈 전 교수를 옹호하면서 정치적으로 극우적 입장을 대변하며 선전과 선동을 주도했던 거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이런 단체의 주장이 서울대 전체 학생들의 주된 여론이라고 대표할 수 있을까?

하지만 보수를 자처하는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서울대 학생들의 반응이라며 이들의 기사를 싣고는 자신들이 내세우고 싶은 주장들을 이들에 얹어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한편 조 전 장관의 직위 해제 반대 서명은 SNS와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 서명운동을 진행해 재외 교민을 포함해 무려 5만 4천이 넘게 참여했다.

‘서울대에 이성과 양식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달라’며 직위 해제 반대를 주장한 시민들이 동참한 서명 명단과 성명서가 21일 서울대 교무처에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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