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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중간간부 검사들 다 남겨두라' 용도는?.. 수족검사들의 '어깃장'

추미애 임명 서울중앙지검장 등 지휘계통 건너뛰고 윤석열 '하명의혹' 직접 수사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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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01/20 [09:32]

'윤석열 친위부대' 김웅·송경호·고형곤·양석조 '하극상' 양태

 

이준길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과 추미애 장관은 법과 원칙에 따라 윤석열 처리"

 

사진/한겨레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법무부에 대검찰청 중간 간부들을 다 남겨두라는 '전원 유임' 의사를 전달했다. 대상은 부장검사급인 대검 과장들과 기획관들로 실질적 수사를 맡은 요직들이다.

 

이준길 미국 변호사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총장이 자신의 수족들인 대검 중간 간부를 모두 남겨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한 사실을 두고 윤석열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대로 두면 역풍이 분다고 경고하면서 이날 오전 보도된 [윤석열, '하명수사 의혹' 직접 지검 부장에 수사지휘..추미애 선택은?]이란 제목의 '한겨레' 기사를 링크하고는 윤석열 정치검찰의 행태를 신랄히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페이스북에서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과 추미애 장관은 법과 원칙에 따라 윤석열 처리하면 됩니다"라며 "여론이 무서워 원칙 벗어나는 것은 민주주의도 아니고 오히려 지지층에서 역풍 붑니다. 윤석열은 정치하고 있는데 모른 척 하면 안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검사 직무에 대한 “정의(definition)”가 다시 정립되어야 한다"라며 "일제와 군사독재를 통하여 “검사는 수사”란 생각이 정착되었다"라고 했다.

 

이어 "원래 “검사는 인권”이고 “경찰은 수사”다. 이제 우리도 반인권 검사에게 “네가 검사냐?”라는 원칙이 정립되어 조국 인권탄압 검사들 수사받아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의 '네가 검사냐?'라는 발언은 지난 18일 양석조 반부패·강력부 검사(선임연구관)가 직속 상관인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검사를 향한 "당신이 검사냐", "조국 변호인이냐"라고 한 발언을 되받아친 거로 풀이된다.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검사는 지난 13일 부임하면서 조 전 장관이 무혐의라는 의견을 밝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이준길 변호사 트윗에  링크된' 한겨레' 기사 

 

이번 추미애 장관의 검찰 인사는 대체로 거대 국가권력인 검찰에 대해 민주적 통제 차원의 인사권 발동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은 정권 수사를 막기 위한 ‘학살’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워 강하게 반발하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20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지난 1월 8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로 ‘윤석열 사단’이 대거 물갈이된 뒤, 추 장관에 의해 새로 임명된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 담당 수사부장 등 지휘계통을 건너뛴 채 ‘김기현 측근 경찰 수사 관련 의혹’,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사건을 직접 수사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무 수사부서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 김태은 부장검사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다는 거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배용원 공공수사부장 등 새로 임명된 지휘 라인을 ‘패싱’한 채 총장이 직접 지검 부장과 직통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되면서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고 있다.

 

윤석열 친위부대 김웅·송경호·고형곤·양석조 조직적인 '하극상'

 

윤석열 총장의 이런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행보에 앞서 소위 '윤석열 친위부대'라 할 수 있는 윤석열 사단의 검사들이 이번 검찰 인사와 관련해 조직적으로 어깃장을 부리고 있는 모양새가 나왔다.

 

김웅 부장검사는 지난 15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을 '대국민 사기극'으로 치부하고 항의성 사표를 내며 “검찰 가족 여러분,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라. 봉건적인 명(命)에는 거역하라. 우리는 민주시민이다”라며 동료 검사들의 항명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지난 16일에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의 차장검사, 부장검사들을 모아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검장은 차장검사들에겐 모두 돌아가면서, 원하는 부장검사들에겐 자유발언의 기회를 줬다.

 

이날 발언에 나선 송경호 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윤석열 총장의 지난해 7월 취임사 중 한 구절을 그대로 읽었다. 13일 자 인사 전까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으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 부서를 없애는 직제개편안을 주도한 '검찰개혁론자' 이성윤 지검장 앞에서 윤 총장의 ‘헌법 정신’을 난데없이 들이민 것이다.

 

송 차장검사는 윤 총장의 취임사 중 A4용지 1쪽 분량의 내용을 인용해 읽었다. 이후 “윤 총장의 말씀을 다시 읽어봐도 새길 글"이라며 찬사를 하면서 "이 마음을 품고 일했고 좋은 후배들 만나서 부끄러움 없이 일했다”라고 자신의 소감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검사 등은 “(직접수사) 부서들이 정말 중요하고 이 지검장이 지켜주리라 믿는다”라고 말해 수사 부서 존속 등 자리 보존에 대한 은근한 압력도 내비쳤다. 이 지검장은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고 후배 검사들의 의견을 듣기만 했다고 한다.

 

지난 18일 윤 총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은 동료 검사의 장인상 빈소가 차려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모였다. 그런데 이날 장례식장에서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한 대검 반부패부 선후배 검사들 사이의 갈등이 표출됐다.

 

이 자리에는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급)과 양석조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과 지방으로 발령 난 박찬호 제주지방검찰청장(전 대검 공공수사부장), 문홍성 창원지검장(전 대검 인권부장) 등이 있었다.

 

이날 양석조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은 직속 상관인 심 부장에게 앉아 있는 테이블을 주먹으로 탁하고 치면서 “조국이 왜 무혐의인지 설명해봐라”라며 “당신이 검사냐” 등의 반말로 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는 등 자리를 비웠던 윤 총장도 양 선임연구관이 항의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부장은 지난주 검찰총장 주재 회의에서 “조 전 장관 혐의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심재철 부장은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결정은 민정수석의 권한으로 죄가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지만, 윤석열 총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 부장은 지난 13일부터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근무했고, 양 선임연구관은 지난해 8월부터 심 부장의 전임인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함께 윤 총장을 보좌했다. 양 선임연구관과 송경호 차장검사는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지휘했다.

 

심 부장은 빈소를 떠나면서 후배 검사들에게 “내가 도망치듯이 떠났다는 말 한 줄을 (언론에) 내려고 가라고 하는 것이냐”라며 “내일 이 일이 기사가 난다면 이 일이 계획적으로 의도된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 

 

검찰이 추 장관 인사안 이후 대규모 사표를 내는 움직임은 없었지만, 윤석열 사단의 김웅 검사에 이어 송경호 차장검사가 이성윤 지검장을 대놓고 들이박고 양석조 선임연구관은 상관인 심재철 부장에게 반말로 대들었다.

 

또 윤 총장 자신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대해 수사 조직의 가장 핵심인 이성윤 서울 중앙지검장을 패싱하고 직접 지휘하면서 임명자인 추 장관을 들이박은 모양새를 연출했다.

 

윤석열 검찰은 표면적으로 대통령의 검찰개혁 경고에 잠시 자세를 낮춘 듯하다가 끊임없이 반발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따라서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검찰 지상주의에 관행에 젖어 '유아독존' 하던 검사들의 선민의식 폭발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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