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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남북 관계 조절해야" 제동.. 호르무즈 파병 압박도

"한국, 중동에 병력 보내길 희망".. 문 대통령 신년 대북발언에 '동맹 미국과 협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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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01/08 [11:19]

정부, 美대사 '속도조절' 발언에 "한국이 한반도 문제 당사자"

KBS 방송 화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대북정책 구상을 두고 사실상 '속도조절' 필요성을 거론한 데 대해 정부는 '우리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완곡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해리스 대사의 관련 발언을 정부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사의 발언에 대해 정부가 일일이 평가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다"면서 이런 반응을 나타냈다.

 

이 대변인은 "우리나라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만큼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운신의 폭을 넓혀 나가면서 우리가 독자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진전 시켜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의 이런 입장 표명은 해리스 대사가 전날 밤 방송된 KBS와의 대담에서 신년사로 드러난 문 대통령의 새해 대북구상 내용을 두고 한 발언에서 나왔다.

 

해리스 미국대사는 문 대통령이 북미 대화 노력과 함께 남북협력을 동시에 강조한 것을 두고 남북 관계 진전이 비핵화 진전과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대북제재로 남북 교착상태가 길어지면서 문 대통령이 북미협상 진전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남북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도를 내보이자마자 해리스 미국 대사가 이를 정면으로 제동을 거는 모습을 보이면서 외교 관례상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북미 대화 대신 남북 협력을 앞세우겠다고 했다'는 취지의 질문에 "우리는 남북 관계의 성공이나 진전과 더불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보기 원한다"라고 대답했다.

 

또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력 사례를 언급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한국 답방이나 비무장지대(DMZ) 유네스코 세계공동유산 등재 등을 말한 것에 대해 해리스 대사는 "우리는 동맹으로 일해야 하고 그런 조치들은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라고 단정적으로 답했다.

 

미국이 한국에 있어 가장 힘 있는 국가라고 해도 주재국 대사로서 주재국의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이 신년사로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라고 못 박은 것이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제재 속에 지지부진한 남북 관계를 독자적으로라도 진전시키겠다는 주권국에 대해 미국이 직접 경고 메시지를 던진 압박의 모양새"를 보였다는 말이 나왔다.

 

해리스 대사는 "아직 북·미 간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라면서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레드라인'을 넘기는 상황에 준비가 돼 있고, 만약 필요하다면 오늘 밤이라도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해리스 대사는 또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라면서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라고 주장했다.

미 대사의 이런 발언은 ‘자유로운 항행 보장을 위한 공동방위’라는 명분을 통해 한국의 파병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란의 차기 국가지도자로 떠오르는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미국이 공항에서 즉사시키면서 확전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란은 미국을 향한 보복으로 8일(현지시간) 오전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아사드 공군기지에 지대지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시켰다.

따라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무력충돌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주한 미 대사가 한국군 파병 희망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압박성 발언으로 정부의 고민도 따르고 있다.

미국은 이번 달 열릴 것으로 보이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에 방위비 증액도 거듭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며 “우리 입장을 절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 주에 열릴 협상 결과를 봐야겠지만 드하트(미국 측) 대표는 낙관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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