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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에 제동 거는 검찰.. 개별 국회의원 상대로 '법안 수정' 여론전

국회 제출 '수사권조정 최종 의견서'에 검찰 '특수수사 포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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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19/12/10 [09:08]

검찰 "경찰에 사건종료권 부여해도 강제수사는 송치 의무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이 포함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국회 본회의 처리가 임박한 가운데 9일 검찰이 여야 의원들을 개별 접촉까지 하는 여론전을 벌이면서 검찰개혁 법안 수정에 혼신의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의 사건종결권 부여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강제수사 사건과 경찰 인지사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검찰의 여론전에 불편한 입장을 보였다.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검찰에서 의견이 있다면 법무부를 통해서 제시하는 게 낫다”라며 “지금 와서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의견을 개별 의원들에게 설명하는 건 검찰의 마땅한 태도가 아니란 지적이 최고위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국회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찰개혁 법안 중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보완 필요사항’이라는 최종 의견서를 여야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에 제출했다.

 

서울경제 이미지

 

검찰은 의견서에서 강제수사가 이뤄진 사건은 인권침해 가능성이 높아 수사결론의 적법·적정성을 따져볼 수 있도록 검찰 송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그간 패스트트랙에 오른 수사권 조정안을 다양한 이유로 반대했으나, 이번 ‘최종 의견’에는 절대 포기 못하겠다는 몇가지 사항들을 압축해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 등의 인지사건과 국가적·사회적 법익 침해 사건은 이의신청할 피해자가 없어 사건이 암장될 우려가 높다며 이 또한 검찰에 송치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현행범을 체포·인수한 경우와 영장·허가서를 통해 수사를 진행한 경우, 경찰의 인지로 수사에 착수한 사건 등은 경찰이 자체적으로 송치 여부를 결정해 사건을 종료한다면 국민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의견서에서 “법령으로 제한해야 한다면 수사대상 범죄의 범위 제한 방식, 검찰총장 승인 등 절차제한 방식, 혼용 방식이 있는바, 반드시 필요한 경우 검찰총장 승인을 받아 수사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총장 판단에 따라 인지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판단하는 예시 없이 사실상 검찰총장 권한으로 모든 직접 인지수사를 할 수 있어야 취지다. 결국 검찰의 뜻은 특수 분야 수사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으로 기존의 검찰이 누려왔던 알맹이는 그대로 갖고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조정안에서는) 검사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 등 중요범죄로 제한하나, 중국 외에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 국가는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지 않는다”며 “선진국 입법례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정치 및 특수 분야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도다.

 

검찰은 지난 10월 서울과 대구, 광주를 제외하고 특수부를 폐지해 직접수사 축소를 추진해 검찰개혁 빌미를 만들었지만 형식상 부서만 축소했을 뿐 여전히 서울중앙지검으로 주요 사건을 이첩해 지금도 거의 제한없이 직접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수사지휘권을 폐지해도 선거 사건이나 정치인·공무원이 연루된 사건 등에 대해선 직접 수사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의 수사개시 통보나 수사 종결여부 협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는 사실상 경찰이 송치한 사건 전반을 모두 통제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으로, 수사에 있어서의 검-경 수평적 관계 및 권한 분산을 골자로 하는 조정안의 근간을 온전히 부정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경찰은 패스트트랙 원안을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협의체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사건이나 정치 관련 범죄도 경찰이 충분히 책임있게 수사할 수 있다는 취지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권 남용 및 보완수사 요구 이행 거부의 경우 검사의 징계 요구가 있으면 경찰이 징계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바로 개시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경찰에 대한 징계 요구권도 강화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정작 검찰 조직에 대한 외부기관의 통제 방안은 전혀 언급하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지난 10월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도 해당 법안과 관련해 “국회에서 논의한 결과와 그 결정을 받들고, 법 개정을 통한 제도 변화에 맞춰 충실히 법집행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면서도 검찰권 분산을 명시한 개정안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대폭 수정을 요구했다.

검찰은 그때도 권한 분산에 따른 경찰 수사에 대해 통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경하게 나오면서도 검찰권 행사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은 전혀 제시하지 않고 '당연하게 검찰이 경찰을 통제해야 하고, 검찰은 어떤 기관으로부터도 통제받는 권력이 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국회에서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기한이 가까워져 오며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한 검찰의 여론전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경찰도 법안을 협의하는 일부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사 출신이 깔린 국회에 전방위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는 검찰과는 힘의 논리로도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검찰의 이번 최종안이 겉으로는 경찰에 권한을 넘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맹이가 없고 검찰은 실리를 그대로 챙기고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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