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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청와대 앞 '확성기 집회' 경고에도 강행.. 김문수 오히려 독려

청와대 앞 집회로 인근 효자동, 청운동 주민과 학생들 가정과 학교 생활에 막대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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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19/11/26 [11:02]

"공사장 같은 소음과 도로 점거로 보행에도 막대한 지장"

"한기총 확성기 수업 못할 지경 탄원서.. 맹학교에 단체 찾아와 협박”

지난 23일 청와대 인근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범투본'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광훈 목사가 총괄대표로 있는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가 경찰의 집회 제한통고에도 저녁시간대 청와대 앞 야간집회를 끝까지 강행해 새벽까지 이어갔다.

 

범투본은 25일 저녁 8시부터 26일 새벽에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200여명이 예배와 집회를 진행하면서 일부는 텐트를 치고 철야농성까지 했다. 

 

사실상 집회 성격을 띈다고 보고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청와대 앞 집회를 제한했던 경찰은 오후 8시38분을 시작으로 4차례에 걸쳐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집회는 계속됐다.

 

본 집회가 끝나갈 무렵인 오후 9시쯤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집회 참가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는 "여러분들이 여기서 기도하면 대한민국을 위하는 여러분을 하나님이 지켜주실 것"이라면서 "시간도 우리 편, 하나님도 우리편이다. 빨간 악당이 문제일 뿐"이라며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집회 제한을 통고한 첫날이지만, 참가자들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앞으로 집회 주최 측이 제한 시간을 어기면, 강제로 집회를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한기총 대표인 전광훈 목사 등은 범투본을 구성해 '문재인 대통령 하야' 등을 주장하며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지난 10월부터 집회와 함께 노숙 시위를 하고 있다. 톨게이트 노조도 청와대 인근에서 지속적인 집회 및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인근 600m 내에 위치한 국립서울맹학교 학생들의 고통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청각을 이용해 공부를 하거나 보행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집회 소음으로 인해 수업에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집회 때 확성기 소음은 공사장 소음과 맞먹는 90dB 정도로 알려졌다. 집회 주간 허용치 65dB을 크게 넘는 수치다. 집회 장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서울맹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김경숙 서울맹학교 학부모회장은 26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학생들은 시각장애로 대부분 수업이 청각과 관련되는데 밤낮 계속되는 확성기 소리로 수업에 많이 방해가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방과후수업으로 교외 보행수업을 할 때 흰 지팡이 소리를 듣고 간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소리로 인해 도로로 진입하는 위험한 상황들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서울맹학교 관계자는 "확성기 소리가 하도 크다보니 노래가사가 뭔지 들릴 정도"라며 "음성 보조기기를 사용해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몇달째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각을 이용해 길을 걷는 만큼 안전에 위협이 있다는 호소도 나온다.

맹학교 학부모회는 "맹인 학생들이 확성기에서 갑자기 큰 소리가 나오는 바람에 깜짝 놀라 찻길로 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며 "무분별한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해 달라"고 호소문에 적었다.

학생들의 수업권 침해와 통학 시 위험을 막기 위해 학부모들은 종로경찰서에 주변 소음을 통제해달라는 민원을 접수했다. 그러나 민원을 접수하자 마자 바로 항의가 들어왔다고 한다.

김 회장은 “특정 단체만 지목해서 금지 요청을 한 건 아니었는데 일부 단체 분이 학교 안내실에 찾아와 ‘도대체 얼마나 시끄럽냐’며 ‘민원을 또 넣기만 해보라’는 식으로 말을 하고 갔다”고 전했다. 이런 협박에 학부모와 학생들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그분들 주거공간에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하루도 못 견딜 것”이라며 “이 지역에는 시각장애인 학생, 시각장애인 성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동에 불편을 많이 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금 이 상황을 상식적으로 이해한다면 무분별한 집회를 당장 중지해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철야 농성장 주변인 서울 종로구 청운동과 효자동 주민들과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은 이달 19일부터 21일까지 종로경찰서에 "집회 소음과 교통 불편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집회를 금지해달라"는 공문과 호소문에 이어 탄원서를 제출했다.

주택이 밀집해 있고 또 학교 인근인 청와대 사랑채 옆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한기총 회원들이 연일 확성기와 스피커를 사용해 집회를 벌이며 생활에 고통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앞서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5일 서울 내자동 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노총 톨게이트 노조와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에 등 두 단체에 대해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집회 제한 통고를 했다"면서 "제한 통고의 준수 여부를 봐가면서 강제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8조 5항에 따르면 주거·학교·군사시설로 집회나 시위로 재산 또는 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을 때 거주자나 관리자가 시설이나 장소의 보호를 요청하면 집회나 시위를 금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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