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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위기 의식 황교안,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농성 돌입

'뜬금포' 단식선언에 정치권.. "정치초보의 떼쓰기, 국정현안이나 챙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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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19/11/20 [13:49]

박지원 "황교안 단식 다음은 사퇴"

황교안 자한당 대표가 20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다. '문재인 정권의 국정 실패를 묻고 대전환을 촉구한다'는 취지라는 게 자한당의 공식 입장이지만 투쟁 시기와 방법을 놓고 뒷말이 난무한다.

 

당초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간다고 했던 황교안 대표의 단식투쟁 선언 기자회견이 오후 3시로 잠정 연기됐다.

 

자한당 관계자는 "기자회견 후 황 대표가 단식투쟁을 시작할 천막 등이 아직 준비 되지 않아 시간을 미뤘다"면서 "오후 3시는 예정시간이고 더 빨리 시작하거나 더 늦게 시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지난 9월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한 지 두 달 만에 같은 장소에서, 또 한 번의 극한 모드에 돌입한다.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를 저지하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실패에 항의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조국 사태 이후 연이은 헛발질로 당 지지율이 급락하고 김세연 의원 등이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동반 사퇴를 촉구하며 보수통합도 난항을 겪고 있는 와중에 느닷없이 단식에 돌입하는 것은 뜬금없는 위기 모면책이 아니냐는 비판을 스스로 끌어들이는 양상이다.

 

단식의 주된 이유는 선거제 개편안, 공수처 신설 등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와 지소미아종료 반대다. 경제, 외교·안보 등 국정 기조 전환 요구도 담겨 있다. 황 대표는 이러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단식을 무기한 이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황 대표가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 패스트트랙 법안은 다음 달 3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한다고 문희상 국회의장이 천명했고, 지소미아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연장 불가 방침을 분명히 못박아둔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이 최근 불거진 지도부 용퇴론을 희석하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의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서 황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며 총선 전 용퇴론을 일축했다.

 

또 지난 18일 문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단식을 결행하기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행보가 위기 돌파용 아니냐는 것이다. 

 

황 대표의 단식 돌입으로, 자한당은 당분간 지도부 공백 상태에 빠질 전망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함께 나흘간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방미 일정에 올랐기 때문이다.

 

앞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황 대표는 "지소미아 파기는 극단적으로는 미군 철수 논의로 이어져 결국 안보 불안에 따라 경제 금융 시장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나라 안보가 그야말로 퍼펙트스톰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과연 누구를 위해 지소미아를 파기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국익을 훼손하고 국운을 기울게 하려는 거 아닌가"라며 "문 대통령이 현 상황을 방치한다면 10월 국민 항쟁과 같은 엄청난 항거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이유로 황 대표가 무기한 단식 농성을 예고한 데 대해 “정치 초보의 조바심”, “빈약한 정치력의 발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황 대표가 ‘국정실패’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돌연 단식을 한다”며 “황 대표의 남루한 ‘명분’에 동의해줄 국민이 몇 명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생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황 대표와 한국당의 발목잡기”라며 “국민이 부여한 입법권을 정쟁에만 사용하니 ‘국회는 무엇하냐’라는 국민적 아우성이 한국당을 향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의 단식은 떼쓰기, 국회 보이콧, 웰빙 단식 등만 경험한 정치 초보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더 이상 국민들을 한숨짓게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당내 개혁요구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성 있는 인적 쇄신을 위한 노력을 하기에도 부족할 시간에 참 안타깝다”며 “주말마다 걸핏하면 길거리로 뛰쳐나가는 제1야당 대표의 모습이 한심하고 애잔하기 짝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대권 노름에 빠져 정치적 명분도 실익도 잃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건강마저 잃지 말기를 바란다”며 단식 농성 철회를 촉구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황 대표께서 21세기 정치인이 하지 않아야 할 세 가지 중 두 개 이행에 돌입한다고 한다. 단식, 삭발, 의원직 사퇴 중 현역 의원이 아니기에 의원직 사퇴는 불가능하지만 당대표직 사퇴 카드만 남게 된다. 이런 방식의 제1야당으로는 국민 눈높이에 부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기를 단식으로 극복하려 해도 국민이 감동하지 않는다"라며 "국민이 황 대표께 바라는 정치는 세 가지(단식, 삭발, 사퇴) 이수나 장외투쟁이 아니라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장소인 국회를 정상화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발목만 잡지 말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제발 단식하지 마라. 그다음 순서인 사퇴가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대안신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서도 "자기 말 안 들어준다고 드러눕는 것은 생떼고 정치지도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쓸데없는 짓으로 주변 사람들 고생시키지 말고 국정현안이나 하나씩 챙기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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