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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보내며

"다음은 자한당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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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논설위원
기사입력 2019/10/14 [21:11]

밤에 글을 쓰느라 낮에 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아내가 “조국이 사퇴했대”하고 소리치며 나를 깨웠다. 그렇지 않아도 자면서 악몽을 꾼 상태라 나는 비몽사몽 간에 잠시 숨을 멈추었다.

 

즉시 일어나 TV를 켜니 속보가 전해지고 있었다. 오전에 2차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한 터라 설마했는데, 모든 게 사실이었다. 잠시 멘붕된 것 같은 기분에 정신이 혼미해지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   © 연합뉴스

 

조국 장관은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알고 보니 그 전날 당정청 협의에서 사의를 이미 표했다고 한다.

 

입장문에서 조국 장관은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조국 장관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그 시각 5차 소환되어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정경심 교수는 그 소식을 듣고 그랬는지 조사를 멈추고 귀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해 결국 귀가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고심 끝에 조국 장관 사표를 수리했다.

 

수구 언론들과 자한당은 그 와중에도 “조국이 검찰에 무릎을 꿇었다.‘, ”국민의 승리다.“,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윽박질렀지만 속으론 불안할 것이다. 다음은 우리 차례다, 하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조국 사퇴로 검찰 개혁이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그건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조국이 사퇴함으로써 자한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명분에 저항할 수 없게 되었다.

 

조국사퇴로 투쟁 동력을 상실한 곳은 바로 자한당이다. 그동안은 조국이라는 공격거리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장외로 나갈 아무런 명분이 없다. 오히려 자한당도 똑 같이 수사하라는 여론이 하늘을 찌를 것이고, 검찰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자한당이 겉으로는 즐기면서도 속으로는 불안한 이유다.

 

조국은 사퇴했지만 우리 곁을 아주 떠나 것은 아니다. 차분히 재판에 임하고 사태가 정리되면 국민들이 다시 그를 부를 것이다. 필자 생각에 총선 때 조국 차출론이 거세게 일 것이다. 나아가 조국은 유력한 대선 주자로 활동하게 될 것이다.

 

조국은 검찰개혁을 위해 불쏘시개, 즉 순교자가 되었다. 잔인하도록 모진 시간을 피눈물로 버텼을 그를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듯 아프다, 하지만 국민들은 대의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반드시 기억하고 다시 부를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검찰개혁의 완수다. 그러기 위해서는 패스트랙을 탄 선거법 개정과 검찰개혁, 시법개혁 방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

 

검찰개혁의 기초는 조국 장관이 이미 닦아 놓았다. 검찰 역시 개혁에 미온적이거나 수수방관했다간 촛불에 타 죽을 수 있다는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원래 이번 주말은 하지 않기로 했던 촛불집회가 다시 점화된 것도 조국 사퇴와 무관하지 않다. 혹시 수구들이 ‘우리들이 이겼다’고 오만방자하게 구는 꼴을 두고 볼 수 없고, 검찰개혁을 완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모르긴 모르되 이번 주말 집회는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몰릴 것이다. 이번 주말 집회 헤드라인은 ‘자한당 수사 촉구, 패스트랙 통과’가 될 것이다. 조국 사퇴에 웃고 있는 자한당은 아마 기절초풍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야3당의 협조인데, 민주당이 선거법 개정보다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먼저 하자고 해 불만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선거법 개정 먼저 해주면 나중에 야3당이 검찰개혁에 협조한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민주당으로선 고육지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조국 사태가 정리되면 이제 각 당은 총선 체제로 전환할 것이다. 내년 총선의 화두는 검찰개혁이 될 것이다. 따라서 거기에 반대하는 당은 민심의 철퇴를 맞고 참패할 것이다.

 

거기에다 12월이나 내년 1월쯤 북미 회담이 재개되고 북핵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남북 경협이 시작되면 경제도 좋아져 수구들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잠시 내려갔던 국정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도 폭등하게 되고 수구들은 지난 지방선거 때처럼 참패를 면치 못할 것이다. 조작된 여론조사로 마치 자기들이 이길 수 있는 양 하지만 국민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친일매국당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내부 분열을 막고 똘똘 뭉쳐 저 간악하고 교활한 수구들을 궤멸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 검찰개혁만 잘 되어도 민심은 돌아오게 되어 있다. 조국이 그 역할을 다 하고 시민이 되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언젠가 다시 부를 것이다.

 

‘님은 갔지만 아아, 나는 임을 보내지 아니 하였습니다.’ 만해 한용운의 시 한 구절이 가슴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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