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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어진 권력을 안 쓰는 게 과연 선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 헌법이 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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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작가, 논설위원
기사입력 2019/09/16 [23:50]

 

대통령 선거 때마다 거론되는 말이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란 말이다.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되어 폐단이 심각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건 문재인 정부 이전에 적용될 수 있는 말일 뿐이다. 한 달 넘게 진행되고 있는 ‘조국국면’을 보면 누가 ‘제왕적 대통령’ 운운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권력’이란 말에 우선 반감을 드러낸다. 이 말을 조금 순화해서 표현하면 ‘권한’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헌법으로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 모 평론가가 이 점을 거론해 ‘반문’이란 비판을 받았지만 필자는 그 평론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을 독립시키기 위해 평검사와의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끝없는 조롱과 멸시뿐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검찰이 과도한 수사로 노무현 대통령을 능멸하여 죽음에 이르게 했다. 키워주니 주인을 문 개가 되어버린 것이다.

 

요즘 진행되는 조국 국면을 보면 과연 대통령에게 무슨 권한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론은 120만 개의 기사로 도배를 하며 조국 장관과 문재인 정부를 맹폭하고, 한국당은 장외투쟁을 하며 마치 무슨 절호의 기회라도 온 듯 설치고 있다.

 

국회의 도움 없이는 법 하나 개정할 수 없고, 국회를 보이콧해도 국회의원들을 제어할 방법이 없다. 국민소환제가 거론되곤 했지만 밥그릇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소위 ‘국개’들이 통과시킬 리 만무하다. 그래놓고 대통령에겐 권력을 분산하라고 압박한다.

 

국민들이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것은 헌법에 보장된 권력을 제대로 쓰라는 준엄한 명령이다. 그 전의 정부가 권력을 남용해서 국정농단을 해서 문제지 대통령이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보의 순진성은 ‘순수한 권력’을 믿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검찰을 독립시켜주고 국정원의 보고도 받지 않으면 국민들이 알아주고 칭송할 거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구들은 바로 그 점을 악용해 마음껏 정부를 공격하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 이명박근혜 정부 같으면 법무부 장관 자리 하나를 두고 한 달 넘게 언론과 한국당이 떠들었을까?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순수만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정부를 얕보고 시건방을 떨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국당은 걸핏하면 문재인 정부를 ‘좌파독재’라고 힐난했다. 그런데 자기들은 할 말 다하고 심지어 대통령을 ‘빨갱이, 토착왜구, 배설문’이라고 비하했다. 하지만 누구 하나 감옥에 가지 않았다. 어느 독재 정부가 대통령을 능멸하는데도 가만 두는가? 구태여 표현한다면 지금은 ‘수구독재시대’다.

 

권력은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본질이지 사용하지 않은 게 반드시 선은 아니다. 지금 검찰이 하는 짓을 보라. 독립성을 보장해주니까 개혁은커녕 대통령에게까지 덤비고 있지 않은가! 믿었던 윤석렬도 조직의 기득권에 함몰되어 수구 검사들과 행동을 같이 하고 있다.

 

그렇다면 검찰총장을 임명하고 해임할 수 있는 대통령은 윤석열을 해임할 필요가 있다. 조금 섣부른 판단이란 하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검찰의 행태를 보면 윤석열에게 배신을 당한 게 맞다. 가짜 박사학위 소유자의 말을 믿고 자신의 직속상관이 될지도 모르는 법무부 장관 후보의 부인을 기소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법무부 장관이 인사권 행사를 통해 검찰을 개혁하고, 대통령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검찰총장을 해임한 것은 정당한 권한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세상에 ‘순수한 권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권력의 집행이 공정한가, 그렇지 않은가가 본질이지, 주어진 권력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절대 선으로 포장될 수 없다. 세상엔 그 순수를 악용해 기생하는 ‘기생충’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 헌법이 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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