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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오판'에 日 기업인들도 불만 고조.. 일본 7월 수출 감소액, 한국의 70배

삼성과 하이닉스 '탈일본' 발빠른 걸음에 일본 소재업체 "최대 2년 안정적 공급 제시" 적극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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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19/08/23 [12:17]

“아베, 자기 발목 잡기, 장기적으로 한국보다 일본 기업의 피해가 더 클 것”

 

인천 서구에 위치한 정밀 화학제품 개발업체 경인양행 관계자가 생산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경인양행은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포토레지스트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국내 중견기업이다. 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큰 오판이었다. 일본의 수출 규제와 경제 도발로 시작된 불매 운동이 어느덧 50일이 넘어 두 달이 되어가면서 일본 불매는 국민의 80% 가까이 참여했고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은 콧방귀를 뀌면서 오래가지 못한다며 비웃었고 친일 인사들은 일본 불매가 성공한 적 없다며 오래가지 못할 거란 관측을 내놨다. 어제(22일)는 우리의 주권 행사로 지소미아도 종료했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이후 한국에 지사나 공장을 둔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들은 다급하게 한국 공장ㆍ지사의 소재 재고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최대 2년치 재고분을 한국에 보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소재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자, 일본 소재업체들은 자신들이 생산하는 소재가 향후 수출 규제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한국으로 미리 소재를 보내 재고량을 최대치까지 확보하고 있다”며 “이들 소재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최대 2년간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영업망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인들의 사정을 잘 아는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는 "한국에 반도체 소재·부품을 공급하던 일본 기업인들은 지금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일본기업들은 제3국으로 우회하거나 한국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거래를 계속하겠다는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 기업인들 사이에 불만을 넘어 적극적인 움직임이 모색되고 있다고 했다. 우 교수는 "일본 기업인들은 '아베가 우리를 먹여살리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지 거래방법을 찾아 함께 일하기가 가장 좋은 한국기업을 놓치지 않겠다'고 말한다"며 "실제로 제3국을 통해 한국기업에 우회 공급하거나 한국에 직접 투자해 생산, 공급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산 소재 의존도를 낮추는 ‘탈일본화’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일본 소재 업체들이 한국과의 거래선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공급망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정치ㆍ외교적인 이유로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린 일본 정부의 압박 보다 물건을 팔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는 시장 논리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반도체 소재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일본산 원재료가 섞이지 않은 제3의 소재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자 원재료를 일본이 아닌 제3국에서 들여와 한국에서 가공해 납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업체들도 있다”고 말했다.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등 소재 특성상 미리 많은 양을 한국에 보내 둘 수 없는 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업체들은 해외 공장의 생산량을 늘려 한국에 우회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모리타화학공업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불화수소를 한국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모리타 야스오 모리타화학공업 사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한ㆍ일 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나면 일본 대신 중국에서 한국으로 출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반도체 소재의 큰 시장인 한국에서의 영업기회를 영영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본산 소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급처 다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안정성을 강조하는 반도체 생산라인 특성상 소재가 한 번 교체돼 투입되면 최대 10년 이상 장기간 사용되기 때문에, 일본산 소재가 한국 반도체 생산라인에 다시 투입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국의 대형 거래처를 잃을 위험에 직면하자 일본 기업들이 필사적으로 기존 영업선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수출 1조 줄 때, 일본 5조 줄어.. 일본 수입도 대폭 줄어 상반기 누적 5조 감소

 

한편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경제보복에 나선 지난 7월, 대일본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통계적으로도 나타났다. 일본을 상대로 한 수입액은 41억5700만 달러(약 5조8억원)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 대비 9.3%(5149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7월 대일본 수입액은 45억8500만 달러(약 5조5157억원)였다. 수입액 감소에도 일본을 상대로 한 수출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 7월 일본을 상대로 한 수출액은 25억3600만 달러(약 3조508억원)로 지난해 7월 25억4200만 달러(약 3조 580억원)보다 0.2%(72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양국 무역에서 일본 기업이 더 큰 손해를 본 셈이다.

 

올해 1~7월로 기간을 늘리면 일본 기업의 한국 수출 감소는 확연하다. 올해 1월부터 7월 사이 일본을 상대로 한 수출액은 167억9100만 달러(약 20조2900억원)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4% 줄어든 수치다. 반면에 수입액은 284억6900만 달러(약 34조41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7% 감소했다. 원화로 계산할 경우 전년과 비교해 일본 기업의 한국 수출은 5조200억원이 줄어든 반면 한국 기업의 일본 수출은 1조1700억원 감소했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유통학부 교수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는 결국 자기 발목 잡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적으로 한국보다 일본 기업의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중앙이미지

 

일본 기업의 한국 수출 감소는 일본 정부의 공식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일본 재무성이 지난 19일 내놓은 7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4363억 엔(약 4조9500억원)을 기록했다.

 

일본 재무성은 “한국을 상대로 한 수출이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이어지는 추석연휴기간에도 ‘보이콧 재팬’의 분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국내 온오프라인 여행사들의 추석연휴 예약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국가들이 소폭증감하거나 일부 국가가 대폭 늘어난데 비해, 일본은 70~80% 가량 예약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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