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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고위공무원 "지금은 친일이 애국".. 기막힌 '친일 망언·역사 왜곡'

국가 공무원으로서 공직자 기강해이 "품위훼손 발언 징계 회부"에 반발.. 적반하장 "소송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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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9/08/22 [12:32]

강제징용 배상판결 대법관에 “발 뻗고 주무시는가” 조롱도

 

JTBC 화면

 

일반인이 아닌 문화체육부 고위 공무원이 광복절 전날인 지난 14일 “지금은 친일을 하는 것이 애국심이다”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놀라움을 주었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한모 국장, 2급 공무원으로 사행산업을 감독하는 국무총리실 산하 위원회에 파견돼 있다.

 

이 발언으로 그는 일반인이 아닌 국가기관에 속하는 고위 공무원으로서 공직자 기강해이와 품위훼손 발언으로 문체부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를 요구한 사실이 지난 20일 JTBC 보도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 스스로 친일파라고 여러번 공언했다, 지금은 친일을 하는 것이 애국이다"라며 지금 반일을 하면 국익을 해친다며, 처단해야 한다고도 적었다. 한 국장은 "일본은 조선을 식민지로 수탈한 것이 아니다. 다만 조선인을 참정권이 없는 2등 국민으로 취급했는데 이해가 간다"며 국민을 비하하는 듯한 표현도 썼다.

 

과거 한 신문의 칼럼을 인용하며 "이런 미개한 나라 구더기들과 뒤섞여 살아야 한다니"라며 한국인을 대놓고 비하하는 한탄조의 글을 적었다. 문체부는 한 국장에 대한 징계의결요구서를 인사혁신처로 보냈다.

 

그는 근무시간에 수시로 페이스북에 들어가 글을 남겼고, 공직자의 품위를 훼손시키는 내용이 상당수 담겨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5일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공직자의 기강해이를 집중 감찰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발언을 하는 등 심각하게 품위를 훼손하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로 이 글은 공무원으로서 적발된 첫 사례다.

 

그는 취재진에 "주로 뉴스에 보도된 내용을 올린 것일 뿐, 사적인 활동은 아니었다"며 "한·일관계는 양국이 싸워서 전혀 좋을 것이 없고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올린 글"이라고 해명했다.

 

그랬던 그가 지금도 페이스북에 올린 공직감찰반의 조사 이후에도 자신의 논란 글을 전혀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후 8월 14일 발언으로 징계 절차에 돌입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이런 그의 태도에 '서울신문'이 21일 그와 통화를 시도했다. 그는 “친일이 애국이라는 발언은 ‘한일 양국이 관계가 나쁘면 한국경제 특히 국민, 나아가 서민의 삶이 절대적으로 어려워지고, 나라가 위험해진다‘는 차원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면서 “일본으로부터 우리가 피해보는 것이 뭐가 있느냐”고 되려 따져 물었다.

 

문화체육관광부 2급 고위 공무원인 한모 국장의 페이스북 캡처

 

한 국장은 “SNS에서 그런 주의주장을 하려면 공직을 그만두고 (일반인으로) 나가서 하라”는 주장도 있다고 하자 “나는 지금 나가면 할 일이 없다. 그리고 지금 할 일이 있다. 사행산업과 관련, 맡은 일이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페북 활동을 그만두겠다는 얘기도 하지 않았다.

 

그는 문체부가 중징계를 요청했기 때문에 오는 10월 인사위원회에서 파면이나 해임이 나올 수도 있다. 그는 “결과가 나오면 소송을 해야할 것”이라며 말을 마쳤다. 무엇이 그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을까. 두려운 마음조차 든다고 취재진은 밝혔다.

 

그런 그를 두고 공직사회에서는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체면과 위신, 품위를 유지하는 게 맞는데 게다가 이 시국에 친일 주창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것 아닌가요.”, “그 사람 정신 나간 것 아니냐.”, “그럴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이 주류다. “공무원이라도 자기 생각을 얘기 못할 이유가 있냐”는 입장을 보였던 공무원도 막상 그의 페북 내용을 상세히 전해들은 뒤에는 “도대체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으로 바뀐다.

 

그의 페이스북을 찾아 들어가 보면 국내 주요 언론은 물론이고, 외신까지도 포스팅하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담기도 하는 등 ‘페북 활동’이 맹렬하다. 웬만한 사람은 페이스북을 매일 방문하더라도 매일 글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그는 하루에 적게는 수 건, 많게는 수십 건을 올린다. 어떻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왕성하게 ‘페북 활동’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친일이 애국이라는 얘기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설마했는데 내용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단순히 뉴스를 전하기도 하지만, 그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한다. 친미·반공, 대일관계 등이 중심이다.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교수의 기사는 단골로 등장한다. 요즘은 인사청문회로 무게 중심이 옮겨왔다.

 

지난달 24일 한일 관계에 대한 그의 포스팅 기사와 글 때문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감찰반에 소환돼 4시간 1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까지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이런 미개한 나라 구더기들과 뒤섞여 살아야 한다니…” 등의 글에 대한 변명도 했다. “우리말 단어의 4분의 1, 특히 근대문명과 관련된 거의 모든 단어가 일본에서 조어되었음에도 그 단어들을 폐기하자는 어리석은 일부 인사들에 대한 말”이라고 해명한다.

 

“욱일기는 2차대전 훨씬 전인 19세기 후반에도 사용된 깃발로서(중략) 중공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가 욱일기의 사용을 전혀 문제시하지 않는다. 우리만 그걸 전범기라고 모욕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는 7월 11일 글도 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한 대법관들에게 “애국애족했다는 생각에 잠은 잘 주무시는가”하고 조롱하는 글도 직접 썼다. 지난 7월 23일에는 “국내로 휴가 가서 죽창이라도 만지작거리다 오자”라는 글과 함께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내에서 휴가 보내면 경제에 큰 힘”이라는 기사를 첨부하기도 했다.

 

문체부 동료들도 그를 평하기를 주저한다. “성격이 강한 사람이다” “블랙리스트 관련자를 엄중하게 처벌하라고 했던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고발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또 다른 고위 공무원은 그를 평하기를 “양심과 사상의 자유가 있는 나라라고 하지만, 생각 하는 것과 이를 표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면서 “SNS를 통해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유포하려면 공무원 욕 먹이지 말고 (공직을 그만두고) 밖에 나가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국가공무원 계속되는 '친일 망언·역사 왜곡'.. 징계는 '말뿐'

 

이렇게 국가 공무원이 망언이나 마찬가지인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사실 아니다. "일본은 어머니의 나라"라는 궤변 뿐만 아니라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역사 왜곡 발언도 있었다. 그러나 징계가 3년 가까이 미뤄지거나, 아예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지난 2016년 국무조정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KEI 전 센터장 이모 씨가 워크숍에서 친일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당시 이 씨는 "일본은 어머니의 나라"라는 말을 했고, 일왕에 대해 극존칭하며 "만세"라고 외쳤다. 하지만 이 씨의 징계는 계속해서 미뤄졌고, 당사자는 전체 맥락을 보면 다른 취지라고 주장했다.

 

이일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품위를 제대로 지켰는지, 이게 국민이 요구하는 도덕성이나 이런 것들을 만족하고 있는 건지에 대해서 문제로 삼고 당연히 징계해야 한다고 따져 물었다. 결국 이 씨는 지난 2월 겨우 정직 1개월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인천의 한 교사가 "독도는 일본 땅이다", "일본이 전기를 공급했는데 우리나라는 배은망덕하게 하고 있다"라는 등의 친일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별다른 징계 없이 주의만 받았다.

 

공무원의 발언은 직무와 관련이 없어도 '공직의 체면과 위신을 손상'하고 '사회통념상 비난 가능성'이 있으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문제는 표현의 자유와 부딪힌다는 논란이 있어왔고, 실제 공무원을 징계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번에 문체부가 한모 국장을 빠르게 징계위에 회부한 것은 최근 정국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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