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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학자들과 언론 "수출규제 지지 못해.. 아베 과거사 반성하고 한국과 대화해야"

"한국을 약화시키지 않는 것이 일본에게도 이익, 수출규제 강화는 국익 없는 스트레스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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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9/08/19 [11:37]

"한국에 적극적으로 타격을 줘서 일본이 얻는 것은 중기적으로는 아마 없을 것"

 

광복절을 맞은 지난 15일, 서울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비가 오는 가운데 많은 시민들이 아베 일본 총리 사진을 들고 무역 보복 등에 대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학자들과 언론을 중심으로 아베 신조 정권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보수지인 요미우리신문은 19일 대한(對韓) 수출규제에 대해 비판하는 일본 학자의 글을 게재했다. 보수적 시각을 가진 일본의 주요 신문 요미우리가 아베 정권의 수출규제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날 요미우리는 일본 정책연구대학원의 이와마 요코(岩間陽子·55) 교수의 칼럼을 통해 아베 신조 총리가 "출구전략 없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한 것 같다며 이를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마 교수는 "한국에 적극적으로 타격을 줘서 일본이 얻는 것은 중기적으로는 아마 없을 것"이라며 "북한 정세 및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체를 놓고 볼 때 자유주의 진영의 일원인 한국을 약화시키지 않는 것이 일본으로서는 메리트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책연구대학원 이와마 요코 교수가 19일 요미우리신문에 게재된 칼럼을 통해 아베 신조 총리가 '출구전략 없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한 것 같다며, 이 정책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19일자 요미우리신문에 게재된 이와마 교수의 칼럼으로, 빨간색으로 줄친 부분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비판한 부분이다. 요미우리신문 

 

중도 성향의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전날인 18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국익 없는 스트레스 해소'라고 비판하는 한 학자의 칼럼을 게재했다.

 

모타니 고스케(藻谷浩介·55) 일본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혐한(嫌韓)이란 무엇인가-국익없는 스트레스 해소'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아베 신조 정권이 '한국 수출 우대 조치 철회'라는 전에 없던 조치를 취한 뒤 일본 국민의 지지율은 높은 것 같지만, 일련의 조치로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라며 "'해야할 말을 해서 됐다. 시원하다'라는 것은 (일본)서민의 일시적 스트레스 해소일 뿐 국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징용 문제로 피고로 지목된 일본 기업은 오히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점점 어려운 입장에 처하는 것 아니냐"며 "(일본의) 수출규제 대상 품목을 생산하는 일본 기업으로서도 한국 기업의 독자기술 개발이 가속화되는 만큼 독점적 지위를 잃게 될 위험이 높아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이번 조치로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 여행객이 감소하고 있는 것 등 수출규제로 촉발된 여파에 대해서도 우려 했다. 모타니 연구원은 지역경제와 관광 분야 전문가로, 일본정책투자은행의 특별 고문도 맡고 있다.

 

그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여행수지 흑자는 지난해 역대 최고인 4천300억엔(4조9천억원)이었다"며 "한국인 관광객 감소는 관련 사업자의 매출 총액을 수천억엔(수조원) 단위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은 한국으로부터 2조엔(22조7천700억원) 가까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10년 전에도 일본이 한국으로부터 2조엔 가까이 경상수지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가 '반일(反日)적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며 "한국에 대해 화해 자세를 취하면 '비국민'으로 단죄하는 시대가 되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비국민'이라는 표현은 과거 제국주의 일본이 일본 국적이 아닌 외국인을 표현할 때 썼던 말이다.

 

그는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가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것과 관련해서도 "일본의 국제적인 브랜드에 대한 심한 훼손"이라고 비판하며 "혐한을 외치는 층이 극히 일부이지만 이들의 행동을 묵인하면 수가 훨씬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모타니 연구원은 "아베 정권은 대외적인 긴장을 높여서 개헌 논의에 활용하려는 계산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면서 "이로 인해 실리를 얻은 것은 문재인 정권일 것"이라며 "혐한을 부채질한 잡지, 인터넷 사이트는 부수와 광고 수입을 늘렸겠지만, 성실하게 교역과 교류를 해온 기업이 본 손해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 관광객으로 거리에 인파가 넘쳐났던 일본 유후인 온천 거리가  일본의 수출규제 후 한산하다. 연합뉴스

 

앞서 도쿄신문은 지난 17일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면서 한일 간 대화를 촉구하는 사설을 실었다. 도쿄신문은 “고노 다로 외무상이 주일 한국 대사의 발언을 끊으며 ‘무례하다’고 비판하고, 수출규제 문제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 측 담당자를 경제산업성이 냉대한 것이 한국의 여론을 자극했다”며 “일본 측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일관계의 악화는 일본에게도 마이너스( )”라며 “아베 정권이 한국과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일 관계 악화를 멈추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한국 측이 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진보 성향의 일본 아사히신문도 이날 사설을 통해 “아베 정권에는 과거의 반성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니는데, 여기에 한국의 씻을 수 없는 불신감이 있다”며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아베 신조 정권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과 한국을 생각한다-차세대에 넘겨줄 호혜관계 유지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한국을 냉대해서는 안된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아사히는 “이를(한국의 불신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아베 정권이 다시 한반도에 관한 역사 인식을 밝혀야 한다”며 “위안부 합의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재평가와 아베 정권의 (역사) 인식을 표명하는 조치를 함께 논의하면 어떻겠냐”고 사설서 목소리를 냈다.

 

일본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와 한국에 대한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2010년 ‘간 나오토 총리 담화’를 언급하며 “아베 총리가 이런 견해(담화)에 대해 주체적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보이면 한국에 약속 준수를 요구하는 것의 설득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사히는 “반세기 전 국교수립에 따라 일본이 제공한 경제협력금은 한국의 기초를 구축했을 뿐 아니라 일본 경제의 성장에도 기여했다”며 “양국은 이미 호혜 관계로 발전해온 실적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아베 정권이 수출규제 강화를 단행해 사태를 복잡하게 한 것은 명확하다”면서 “문 정권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정치·역사 문제를 경제까지 넓힌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아베 정권을 비판했다.

 

아사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연설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일 간 관계 개선을 호소한 것을 계기로 상호 보복에 종지부를 찍고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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