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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칼럼] 일본 왕은 '진보' 과거사 반성, 아베는 '극우' 반동적 정치 성향

'노 재팬'이 아니라 '노 아베'.. 극우세력의 대표이자 정치적 실세인 아베를 반대하고 응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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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
기사입력 2019/08/17 [13:45]

'일본회의' 아주 '위험한 조직' 신군국주의 아베의 '뒷배' 실체 정확히 파악해 대처하자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은 지 74년이 된 날 광화문 광장엔 ‘노재팬’ 대신 ‘노아베’가 울려 퍼졌다. 이날 일본 시민단체와 노동계 인사들도 촛불을 들고 아베 정권을 규탄했다. 뉴시스

 

'신군국주의는 파국을 부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지도자들 가운데 한국사회에서 최근 가장 뜨거운 비판을 받고 있는 사람은 일본 총리 아베 신조이다. 지난 7월 4일 아베는 '한국과의 신뢰관계'와 '수출 관리를 둘러싼 부적절한 사안 발생'을 빌미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30일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본주금(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에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데 대해 아베 정부가 경제보복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었다.


아베의 치졸한 행태에 대해 한국사회는 분노했고,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도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특이한 사실은 우리나라의 몇몇 공기관이 '반일'을 외친 데 반해 대다수 민간단체들과 시민들은 '노 재팬'이 아니라 '노 아베'를 강조한 것이었다. 일본 정부나 그 나라 국민 전체와 싸움을 벌이자는 것이 아니라 극우세력의 대표이자 정치적 실세인 아베를 반대하고 응징하자는 뜻이다. 


일본은 세계 제2차 대전에서 처참한 패배를 당한 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국에 국토를 점령당했다. 그런 여건에서, 잠정적 통치권을 맡은 더글러스 맥아더(연합군 사령관) 체제의 '호의'에 힘입어 일본은 이른바 '천황직'을 유지하면서 패전의 상처를 극복하고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팎에 꼽히는 '경제강국'으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과거에 대한 가상은 부질없다고 하지만, 미국이 훨씬 더 강력하게 일본의 제국주의자들을 응징했다면 지금처럼 극우세력이 득세하는 세상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뜩이나 혁명과 항쟁의 전통이 없는 일본에서 대다수 유권자들은 극우·보수의 자유민주당이 1995년부터 (일시적으로 단기간 말고) 지금까지 장기집권 하는 것을 찬성하거나 수수방관해 왔다. 

 

현재 일본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정치세력은 가장 큰 우익 로비단체인 '일본회의'라고 한다. 교도통신 서울 주재 특파원을 지낸 언론인이자 논픽션 작가인 아오키 오사무는 2016년에 펴낸 <일본회의의 정체>(이민연 옮김)라는 책에서 일본회의가 아주 '위험한 조직'이라고 단정했다.

 

일본회의 산하의 '국회의원 간담회'에 가입한 사람은 중·참의원 합해서 281명(2015년 현재)인데 그 중 90%가 자민당 소속이다. 아베의 제2차 내각 각료 중 80%, 제3차 내각 각료 중 65%가 일본회의 회원인 셈이다. 


"일본회의의 '기본운동방침'은 황실 존숭(천황제 부활, 헌법 개정, 국방의 충실(재무장), 애국 교육 추진, 전통적 가족 부활이다. 그야말로 제국주의 침략전쟁으로 치달은 쇼와(천황 히로히토) 시대 체제로의 반동적인 '원점 회귀'이다.

 

(···) 여기에 이세 신궁을 본종으로 하는 '신사본청'을 정점에 둔, 막강한 금력과 동원력을 지닌 종교집단 '신도(神道)'가 가세한다. 일본회의의 뿌리(원류)가 '생장의 집'이라면, 현재 일본회의를 지탱하는 주축은 전쟁 전 국가·민족종교로서 천황제와 일체였고 지금 그것을 다시 꿈꾸는, 전국 8만 개의 신사를 거느린 '신도' 집단이다."(한승동, '아베 뒤에 일본회의, 그 뒤엔 종교집단', <한겨레>, 2017년 8월 17일자 기사)


현재 한국사회에서는 일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앞에 적었듯이 '반 일본'이 아니라 '반 아베'가 핵심적 구호이다. 일본제국주의자들이 실질적으로 40년 동안이나 조선반도에서 무자비한 '식민 지배'를 자행했는데도 아베가 그 죄업에 대해 단 한 마디 사죄도 하지 않은 채 터무니없는 경제 보복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실질적 통치권자인 아베가 극우로 일관하고 있는 데 반해 상징적 '국가원수' 격인 왕('천황' 나루히토)은 전쟁으로 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한 일본의 과거사를 진솔하게 반성했다.

 

해 5월에 즉위한 그는 지난 15일 도쿄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가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간절히 원한다"며 세계 평화와 일본의 발전을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의 아버지인 아키히토도 지난 4월 퇴위식에서 비슷한 말을 한 바 있다.


아무튼 현재 일본이 안고 있는 최악의 문제는 아베의 반동적 정치 성향이다. 그는 '평화헌법'을 전쟁이 가능한 헌법으로 바꾸려고 집요한 선동과 공작을 펼치며 '신군국주의'로 치닫고 있다.

 

'대일본제국'이 일장춘몽으로 끝난 과거사에서 조금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아베의 그런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진정한 친선 의지를 지닌 일본 시민들과 더욱 가까워져 모든 분야에서 활발히 교류하는 길을 갈수록 넓게 열어가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한일시민연대 다카다 겐(가운데) 공동대표가 제74주년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역사왜곡·경제침략·평화위협 아베규탄 및 정의평화실현을 위한 범국민 촛불문화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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