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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대화도 거부하는 日.. WTO서 정치적 보복으로 세계 무역 교란 행위 폭로

한국 공개 대화 제의에 일본 또 명분 없는 거절.. "안보 위한 조치" 주장만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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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19/07/25 [08:26]

日 끝내 마이크 안 잡고 대화 회피.. "모든 회원국 앞에서 일본 자신 없음 드러나"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논의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가 종료됐다. 24일(현지시간) 우리 정부 대표단은 일본이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렸다며, 우리 측의 1 대 1 면담 요청조차 거부할 정도로 일본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계무역기구서 한국 정부의 일본 수출규제 깨기 전략은 대화를 거부하는 일본의 민낯을 국제사회에 드러내는 작전이었다. 정부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분쟁에서 역전승을 거뒀던 통상팀으로 다시 팀웍을 짜고 준비했다.

 

WTO 규범 조항을 구체적으로 끌어대는 것은 나중에 제소까지 갔을 때 상대방의 방어에 활용될 위험이 있는 만큼 일단 일본에 대화를 먼저 제안함으로써 국제 사회 여론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국제기구 회의에서 한쪽의 관료가 공개적으로 상대국 관료를 지목해 양자 대화를 제안하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일이고, 대화 제의를 받고도 구체적인 이유나 설명 없이 이를 거부하는 것도 드문 일이다.

 

수석 대표로 참석한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이사회 후 간담회에서 “일본의 행위가 얼토당토않고 일본이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얼마나 자신이 없으며, 현재 한국 정부와의 관계에서 얼마나 비협조적인가를 일본의 행위로 입증하려 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안건 상정 이후 첫 발언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다뤘다. 자유무역 체제를 위협하고 전 세계에 해를 끼치므로 하루 속히 일본 측이 이 문제를 처리하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사안을 한국 정부는 우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옆자리에 앉은 야마가미 신고 일본 외무성 경제국장의 경력을 거론했다. 일본은 국장 위에 실장이 없기 때문에 양자 간 경제 대외관계를 총괄하는 최고위 공무원이 신고 국장이라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김 실장은 한국 측 상대가 바로 자신임을 밝힌 뒤 “그렇게 자신 있는 조치라면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제네바에 와 있으니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자”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대화 요구를 계속 거부했던 일본 정부 대표로서는 그 자리에서 대화 수용·거부 의사를 밝히기 곤란했을 것이고, 한국은 일본이 수용하면 수용하는 대로 이득이고 거부해도 달라질 게 없으니 손해 볼 게 없다는, 허를 찌르는 전략이었다.

 

김 실장은 특히 이사회 의장에게 이런 한국 정부의 협의 의사를 일본 대표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실장은 “거듭되는 한국 측의 협의 요청을 일본 측이 거절하거나 무시해왔다. 그래서 일반이사회의 모든 회원국이 앉아 있는 자리에서 의장을 통해 대화 제안을 일본 대표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상대로 일본은 기존 주장만 되풀이하고 대화 여부를 밝히지 않자, 김 실장이 직접 이름을 거명하면서 대화 파트너로 지목한 야마가미 국장은 아예 마이크를 잡지 않았고 이하라 준이치 주제네바 일본 대표부 대사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한 조치로, WTO에서 거론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기존의 일본 정부 주장만 되풀이 하면서 응하지 않았다.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과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하라 준이치 일본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 연합뉴스

 

이후 점심시간 때문에 2시간 휴회를 한 뒤 오후에 회의가 재개됐을 때 의장이 안건 논의를 끝낼 기미를 보이자 김 실장은 일본 측 답을 못 들었으니 일본이 이 문제에 답하게 해달라고 의장에게 말했다.

 

이하라 일본 대사는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한국의 대화 제의를 거절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일본 대표의 저런 행동은 지금까지 우리의 대화 요청에 보였던 기존 행동과 마찬가지다. 상대국 최고위 관료가 제안한 논의마저 거절하는 것은 자기 행동의 결과를 직시할 수도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이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일본이 자신의 행위조차 다른 나라 외교관에게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했던 야마가미 경제국장은 수출 규제와 관련해 일절 발언에 나서지 않았다.

 

김 실장은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나라의 발언이 없었던 점과 관련해 "처음부터 지지 발언은 기대하지 않았다. 회의 때 대화로 해결하는 거 반대하면 손들어 달라고 했는데 어느 나라도 손들지 않았다. 침묵을 지지로 보겠다고 했을 때도 이의제기가 없었다"며 사실상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대화에 응할 거라는 기대는 애초 없었기 때문에, 대화를 계속 거절하는 일본을 국제사회가 명백히 볼 수 있도록, 확실한 근거를 남기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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