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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굴욕.. 시민의 30% 200만 운집에 '홍콩 송환법' 사실상 '폐기'

아기띠 가슴에 메고 거리에 나선 검은 옷 홍콩 엄마들 "내 아기가 시위에 참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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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9/06/17 [11:51]

대대적으로 시위에 참여한 홍콩 시민들에게 제대로 한방 맞은 시진핑

 

‘범죄인 인도 조례’ 제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14일 시위를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홍콩에서 지난 9일에 이어 16일 벌어진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에는 200만 명의 대규모 시민이 참여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이 17일 일제히 보도하면서 '사실상 송환법은 완전히 폐기' 됐다는 고위 관리의 말을 전했다.

 

홍콩 송환법이란 범죄인 인도법으로 중국이 홍콩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의 행정관할에 두면서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반체제 인사나 중국 공산당 정부가 요구하는 홍콩 사업가, 일반 주민들을 중국으로 송환이 가능하게 만든 악법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인권운동가들이 범죄자로 몰려 홍콩 등지로 숨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홍콩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일반 강력 범죄자의 송환이 아니라 이런 인권운동가 등 사상적인 이유로 범죄자 아닌 범죄자들을 염려하기 때문에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체포 영장도 없이 사람을 구금하거나 가택 연금하거나 또는 사람이 소리소문없이 실종되는 일이 다반사인 중국 사법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없다는 것도 사실이고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국 정부가 온갖 혐의를 적용해 인권운동가를 중국으로 송환할 것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는 시민들이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을 리가 없다

 

재야단체 연합인 홍콩 ‘시민인권전선’은 16일 밤 11시 시위에 참여한 시민이 200만 명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9일 103만 명의 두 배에 해당하며, 홍콩 시민 10명 중 3명인 30%가 시위에 참여한 것이다.

 

15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송환법을 무기한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시민들은 송환법의 완전 철폐와 홍콩 행정부의 수장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날에 이어 람 장관은 16일에는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송환법을 다시 추진할 시간표는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홍콩 청정의 고위 관리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송환법을 다시 추진할 시간표는 없다는 말은 송환법을 폐기했다는 말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관리는 “베이징 권부의 체면을 고려해 송환법을 다시 추진할 시간표는 없다는 수사를 썼을 뿐 사실상 송환법이 완전히 폐기됐다”고 덧붙였다. 

 

이는 2012년 집권 이후 일인 독재를 강화해 왔던 시진핑 주석에게는 최대 굴욕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는 집권 이후 반부패 캠페인을 벌이는 방법으로 모든 정적을 제거한 뒤 주석 임기제를 폐지함으로써 영구적인 일당 집권과 독재의 길을 열었다.

 

중국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공산당 지도자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 시 주석이 홍콩 주민들의 대대적이고 조직적인 저항에 큰 거 한 방을 제대로 맞고 체면을 구긴 셈이다.

 

홍콩 아기 엄마들 "미래 세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악법 철회돼야"

 

200만명의 홍콩 주민이 운집한 16일은 기온이 30도에 습도마저 높은 숨이 막히는 날씨였다. 그러나 한낮의 내리쬐는 땡볕도 홍콩 시민들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16일 낮부터 홍콩의 주요 도로는 검은 옷차림의 홍콩인들로 넘쳐났다.

 

지난 9일에 100만여 명에 이어 16일에도 200만 가까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 등 홍콩 매체들은 홈페이지에서 시위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홍콩인들이 왜 이번 시위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지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유독 많이 등장하는 사람들은 유모차를 끌고 나오거나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젊은 엄마들이었다. SCMP와 인터뷰에서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웡 씨는 7개월 된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시위에 참석했다. 웡씨는 자신의 아이가 바로 시위에 나온 이유라며 “제 아기가 자유를 누릴 수 있고 두려움 속에 살 필요가 없는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고 말했다.

 

5시간 가까이 한 살배기 딸을 아기 띠로 가슴에 고정한 채 거리를 걷고 있는 새미 리(35) 씨는 딸 때문에 지난주 집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딸을 안고 몇 시간째 걷느라 허리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시위 참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우리 딸을 위해서, 미래 세대를 위해서 집회에 참석해야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또 거리에서 시위대에 폭력을 행사한 경찰에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검은옷을 차려 입은 홍콩 주민들의 시위.  유튜브 캡처

 

등샤오핑의 아들 덩푸팡은 물론, 공산당 개혁파의 거두였던 후야오방의 아들 후더핑 등은 “중국이 미국을 넘어설 때까지 은인자중하며 실력을 길러야 하는데 시 주석이 너무 빨리 발톱을 드러내 미국의 공격을 초래했다”며 시진핑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시진핑에 대한 비판은 현재까지는 통제가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시진핑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축적될 경우, 언젠가는 불만이 폭발적으로 분출될 것이며, 홍콩이 아닌 대륙 본토에서 시 주석에 대한 반발이 나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홍콩 시위에 퍼진 '임을 위한 행진곡'

 

한편 이번 홍콩 시위 현장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져 눈길을 끌었다. 

 

14일 홍콩 도심 차터가든 공원에서 열린 경찰 과잉 진압 규탄 집회에서 한 어머니가 기타를 들고 무대로 나와 "이 노래는 (한국의) 광주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노래"라며 "영화 <변호인>, <택시운전사>, <1987> 등을 본 홍콩인들은 이 노래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7년 100만 명의 사람들이 박근혜를 끌어내리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모여서 부른 노래”라며 “좋은 노래는 오래 전해져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겠다”라고 덧붙이고 2014년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기려 "'우산 행진곡'으로 노래를 바꿔 부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래 전반부는 광둥어로 후반부는 한국어로 불렀으며, 노래 후렴구인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부분을 절창하자 참가자들의 커다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사진=유튜브 캡처화면


이날 집회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개사한 '우산 행진곡' 외에도 "어머니는 강하다", "우리 아이에게 쏘지 말라", "백색테러 중단하라", "'톈안먼 어머니회'가 되고 싶지 않다" 등의 구호가 외쳐졌다.

톈안먼 어머니회는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중국 정부가 유혈 진압해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후 그 희생자 유족들이 결성한 단체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역사적으로 비슷한 과정을 겪은 한국에서도 홍콩의 범죄인 반대 시위에 대해 지지 열기가 뜨겁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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