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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 모델 삼아야 할 '정정용 리더십', U-20 축구대표팀의 '정신과 태도'

위정자는 변화관리의 '리더십(인식·경청·선견지명)', 국민은 긍정적·희생적 '원팀정신'을 본받아 실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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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시 칼럼
기사입력 2019/06/16 [16:25]

 

▲     © 연합뉴스

 

오늘 16일 새벽 02시 50분경, 불세출의 명장 정정용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우치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 대 3, 역전패하며 '2019 FIFA 폴란드 U-20 월드컵' 축구대회가 막을 내렸다. 어떤 경기든 결승전에서 지면, '준우승'의 큰 의미와 가치를 잊을 만큼 더없이 아쉽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러나 결코 간과치 말아야 할 것은 한국축구 역사에 있어 어느 때, 누구도 밟지 못했던 최후의 결전장에 다달아 종횡무진 질주하고 포효하며, 가장 가슴 설레고 마음 뿌듯했던 대장정을 마무리 한 사실이다.

 

이로써, 거듭된 격전을 치르느라 체력 소모가 컸던 탓에 아쉽게 최후의 승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한국 U-20 축구대표팀의 정정용 감독과 청소년 선수들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전설’이 되었고, 한국 축구사의 '새역사'를 썼다. 그런 한국팀이 아르헨티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일본, 세네갈을 차례로 무너뜨렸을 때, 36년 전 1983년 멕시코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분전하였던 '붉은 악마'로 불린 축구대표팀이 생각났다. 이른바 '번개작전', 전광석화 같은 스피디하고 퍼펙트한 숏패스로 4강 신화를 이루었던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그리고 이내, 이번에는 결승전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확신할 수 없는 일말의 기대속에 "가는 데까지 가보겠다!" 그렇게 결연한 의지와 결기를 거침없이 드러낸 정정용 감독의 그 한마디를 생각하며 잠시 동안 눈을 붙였다. 그후 사흘이 지난 12일 새벽, (평소에는 거의 보지 않는) TV 앞에 또다시 기대 앉아 감기는 눈을 부릅뜨고 스크린을 주시하기 시작하였다. 그런 끝에 한국 축구의 새역사를 쓰는 명장면을 보며 환성을 지르고 박수 치기를 되풀이 하다가 마침내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에 빠졌다.

 

드디어 세네갈을 꺾고 결승 진출! 장쾌하고 감격적이었다. 기쁘고 즐거웠다. 기대와 희망이 용솟음치듯 부풀어 올랐다. 이제, 우크라이나만 이기면 대한민국 축구사를 넘어 FIFA 월드컵 축구사를 새로 쓰게 되는 실로 감격적인 순간이었던 것이다. 이 확신하지 못했고 예상할 수 없었던 놀라운 결과를 끌어낸 대표팀 선수들과 정정용 감독에게 새벽잠을 설쳤던 온 국민은 끊임없는 찬사와 감사,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U-20 축구대표팀의 '원팀 정신(공동체의식)', 인화·이타와 그 긍정적·희생적 마인드
'어울림·신바람, 연대·결속'의 진취적 '팀 스피리트, 맨 파워'

 

▲     © 연합뉴스

 

그야말로 전대미문, 그 역사적인 쾌거는 축구공이 아무리 둥글다 해도 결코 우연일 수는 없다. 제갈공명 같은 유니크하고 탁월한 '정정용 리더십' 그로부터 발출한 전술전략이 최후의 승부처, 마지막 결승전으로 가는 교두보인 '루블린 대첩'을 거두었던 것이다. 비록 우승트로피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무엇보다 대단히 출중한 점은, "저희는 '원팀'으로서의 힘이 있습니다" 정정용 감독의 이 말처럼 일반적이고 단순한 팀웍이 아닌 '원팀 정신'을 기초로 견고히 단합을 이룬 '하나의 팀'의 진취적이고 강력한 팀 스피리트, 맨 파워인 것이다.

 

그것은 획일적 통합이 아니다. 각기 개성 있고 특장이 다른, 이를 테면 정정용 감독으로부터 최연소의 이강인 선수에 이르기까지 인화(仁和)와 이타(利他), 그 '희생정신'으로 일치를 이루면서 끈끈히 굳게 결속·연대('다양성의 융화')하여 증폭된 힘의 가공할 폭발력이다. "내가 영웅이 되지 않아도 좋다" 천부적인 미드필더 이강인, 결승골의 주인공 최준, 철벽의 골키퍼 이광연, 발군의 골게터 조영욱, 오세훈, 풀백 이지솔 등, 팀원 모두가 이심전심,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가 도와주고, 뒷받침 하고, 이끌어주고 살려주는 자기희생적 플레이에 세계인들은 마음을 사로잡혔을 터이다.

 

그게 가능했던, 그럴 수 있게 한 원동력은 출중한 자질(인격·능력·비전)과, 인식(판단력·문제의식·성찰), 경청(소통·겸손·포용), 선견지명(통찰력·방책·비전제시)의 기본이 충실한 탁월한 '리더십'이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백분발휘되는 용인(병)술과 전술전략임은 두 말할 나위 없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인술의 대표적인 예는, 유명세에 연연치 않고 벤치를 지키던 선수들도 결전지에 결연하고 과감하게 투입하였다. 운명을 가르는 에쿠아도르와의 승부전에서 채력이 저하된 에이스 이강인을 서슴없이 교체하는 결단은 실로 압권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경기 초반에 승부수를 띄워 허를 찌르는 과감한 집중공격을 감행하거나, 반대로 침착하고 여유 있게 후반전에 승부를 거는 치밀하고 냉철한 전락을 시의적절히 전개한다. 적 대형(formation)에 적절히 대응하여 3-5-2, 4-2-3-1, 3-4-3 포메이션을 변화무쌍하게 적용하는 주도면밀한 전술이 전략에 링크되어 승리를 쟁취하는 시스템으로 작동되는 것이다.

 

이렇게 정정용 감독은 부단한 학습, 철저한 연구와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작전을 펴는 냉정한 승부사지만, 승패에 급급하여 선수들을 일방적으로 휘동하며 압박하기보다 최상의 능력을 발휘케 하는 데 역점을 둔다. 이를 위해 국내의 절대다수 축구지도자들은 생각조차 않는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거니와, 수평적 체제와 분위기 속에서 '어울림'을 통해 '신바람'을 일으키는 결속과 사기진작의 마인드에서 비롯된다. 이는 리더와 팔로워의 고착된 수직적 관계를 깨는 '변화의 관리'(change management)의 일단으로써 자질과 리더십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학습·연구'하는아웃사이더의 '변화의 관리', 탁월한 자질(인격·능력·비전)의 '정정용 리더십', 
인식(판단력·문제의식·성찰), 경청(소통·겸손·포용), 선견지명(통찰력·방책·비전제시)

 

▲     © 연합뉴스

 

게다가 정 감독은 젊은 선수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인정하고 공감하는 덕장이다. 어린 시절 일찍이 스페인에서 축구를 배우고 익혔던 이승우 선수(21세, 베로나)가 가장 존경하는 국내 축구지도자로 지목할 정도다. 이러한 그이기에 이번 대회에서도 목표 달성보다는 “선수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을 뿐이다. 최연소의 최고 미드필더, 발군의 스트라이커 이강인(18세, 발렌시아)도 정 감독의 포용적 관리에 적응하며 쉽게 팀에 융화될 수 있었다.

 

그런 까닭에 선배들에게 "페널티 킥을 내가 차겠다" 그런 당돌한 요구도 수평적 체제와, 그 같은 분위기였기에 허용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4강전을 끝낸 이강인은 정 감독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 감독님이 정말 선수들에게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절대 못 잊을 감독님이자, 완벽하신 분이다”

 

이렇듯 수평적 소통과 동기부여, 자율성에 기초한 '긍정적 마인드'와 이타와 희생의 공동체의식인 '원팀 정신'을 길러 팀스피리트, 맨파워를 키웠다. 죽음의 F조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졌지만(0 : 1) “선수들의 자신감을 믿는다”며 격려하였고, 2차전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기자(1 : 0) “아르헨티나전에서도 신나게 즐겨라”라며 긍정의 힘을 북돋웠다. 그리고 감독으로서의 권위를 다 내려놓고 선수들과 얼싸안고 뒤엉켜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런 정정용 감독이야말로 국가대표는 커녕 프로축구 선수로도 뛰어본적이 없는 축구계의 흙수저 출신 감독이다. 선수 시절 포지션이 주로 센터백이었으나 뛰어난 기량으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였다. 청구고등학교, 경일대학교에 이어 이랜드 푸마에 입단하여 활동하였으나 29세가 되던 해, 부상을 당하여 일찌감치 축구를 포기하였다. 본의 아니게 젊은 나이에 조기 은퇴하게 된 그는, 명지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로 나설 준비를 하였다.

 

이후 U-14 대표팀을 시작으로 경험과 경륜을 탄탄히 쌓아 올렸다. 그런 지난한 과정을 거친 끝에 비로소 두각을 나타낸 것은 U-20 대표팀의 파이어맨(감독대행)의 역할을 했던 시점이다. 2016 수원 컨티넨탈컵에서 이란, 잉글랜드, 나이지리아 등을 차례로 꺽고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 같은 성과를 높이 평가하여 감독직을 제안하였으나 정중히 고사한 채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던 중에 2017년, U-23 대표팀 감독대행으로 활동하게 되었고, 얼마 후 예기치 않게 U-20 대표팀 (정식) 감독으로 전격 임명되었다.

 

그렇게 '정정용 리더십'은 험로를 뚫고 다시금 세계 정상의 각축전에 나섰으며, 비록 패전지장이 되었지만 오히려 그의 출중한 자질과 탁월한 리더십은 만인으로부터 뜨거운 찬사와 지대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는 비주류 선수 출신 지도자의 ‘연전연승’에 큰 의미를 부여한 측면도 있는 바, 이로써 한국 축구계의 고질적인 폐단인 특정 계파 출신(계파·집단이기주의)이나 유명세를 탄 지도자들의 기득권(권위적 형식주의)을 허물어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여 철저히 이론과 실제의 지도력을 갖춘 실력파들이 능력을 백분발휘할 수 있는 지평의 확대를 의미한다.

 

“한국이 돌풍을 일으킨 것은 정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들의 투혼이 일군 성과다. 선수들 수준도 역대 어느 대회 못지 않다. 무명 감독의 성공을 통해 앞으로 이름난 스타 선수 출신이 국가대표 지도자를 맡는 기존의 관행에도 새로운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김대길 축구 해설위원) 이 같은 ‘정정용 리더십’의 성공은 단지 당해 감독 개인과 대표팀에 대한 긍정적 효과에 그치지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의 축구계, 나아가서 국가·사회 조직 전반의 지도자상과 리더십에 대한 쇄신, 발전의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자못 의미심장한 현상인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감독의 리더십에 전적으로 부응한 (이전 세대들과는 사뭇 다른) 신세대 선수들의 '자신감'이다. "나는 할 수 있다. I can do it!"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잉글랜드 리그에서 활약하는 최정상의 리거들과 맞서 전혀 위축되지 않고, 힘 있고 활기차게 마치 즐기는 듯 패기만만하게 그라운드 여기저기를 누비며 파죽지세로 질주하였던 것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롤프 메르쿨레)

 

기실, 대회가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기대는 그다지 크지 않았으나 36년 만에 신화를 재현하고, 이를 넘어선 것만으로도 이들은 이미 승자였다. 강적들을 차례로 눌러 이긴 기적은 일진일퇴의 분전을 거듭한 선수나, 뜨겁게 응원하며 열광하던 모든 국민에게는 더없이 기쁘고 한없이 즐거웠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그래서 이를 통해 희망을 되찾고 다시 힘과 용기를 내게 되었으니 대한민국의 온 국민에게 U-20 축구대표팀의 정정용 감독과 젊은 선수들은 오래도록 승자로 기억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열악한 개인조건과 척박한 주변환경을 극복하고 전인미답의 경지에 이른 '정정용 리더십'을 대한민국 각 분야,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배우고 본받으며, 온 국민은 정 감독을 필두로 하는 U-20 축구대표팀의 '정신(사고방식)과 태도(행동양식)'를 롤 모델 삼아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대한글씨검정교육회 권혁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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