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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스웨덴 의회 연설.. 비핵화·평화 위한 '남북 3대 신뢰 제안'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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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19/06/15 [10:33]

북한에 청사진.. 비핵화 실질조치→국제사회 신뢰확보→체제보장·제재완화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스톡홀름 시내에 있는 의회 제2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열쇠로 '신뢰'를 제시, 북한 측에 신뢰 구축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스웨덴 의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라는 주제로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평화'라는 단어를 56번, '신뢰'라는 단어를 26번, '대화'라는 단어를 18번씩 언급하며 '대화·신뢰를 통한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물 밑에서 북-미나 남북 간 대화는 계속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화 모멘텀은 유지되고 있다”며 “북-미나 남북간 대화가 너무 늦지 않게 재개되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지난 12일 노르웨이 오슬로포럼 연설은 커다란 평화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적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구상'에 가까웠다면, 이번 연설에는 '핵이 아닌 대화'를 통해 남북 간 신뢰 및 국제사회의 신뢰를 쌓고 평화체제를 구축하자는 보다 직접적 제안이 담겼다.

 

여기에는 지난 하노이 핵 담판 결렬 후 계속된 비핵화 협상 교착상태의 뿌리에 신뢰 부족이 자리하고 있으며, 결국 협상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근본적 처방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3대 신뢰 제안'의 첫 번째는 "남과 북 국민 간의 신뢰"다. 그는 "평화롭게 잘 살고자 하는 것은 남북이 똑같다. 헤어져서 대립했던 70년의 세월을 하루아침에 이어붙일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대화의 창을 항상 열어두고, 소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오해는 줄이고, 이해는 넓힐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단 등 지난해 3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를 언급하며 "작지만 구체적인 평화, 평범한 평화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런 평범한 평화가 지속적으로 쌓이면 적대는 사라지고 남과 북의 국민들 모두 평화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급진전을 본 남북관계의 성과를 상기시켜 6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북한에 거듭 촉구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어 문 대통령의 두 번째 제안에도 "대화에 대한 신뢰"라는 키워드를 배치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 우리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밝혀온 북한을 다독이는 데 주력했다. 특히 북한을 향해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한 약속을 강조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지하는 것은 남북은 물론 세계 전체의 이익이 되는 길"이라며 "평화는 평화로운 방법으로만 실현될 수 있다. 그것이 대화"라고 했다. 그는 거듭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도 핵무기가 아닌 대화다. 이는 한국으로서도 마찬가지"라며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라고 했다.

특히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며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북한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신뢰하고, 대화 상대방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 또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 상대방인 미국에 불신감을 표해온 북한을 향한 메시지로 보인다. 또한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조치의 핵심인 체제 안전 보장을 언급함으로써 이를 위한 적극적인 중재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한국 국민들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한다.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든다"고 말해 일부 보수 진영이 주장하는 '대화 무용론'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세 번째 제안은 "국제사회의 신뢰"다. 문 대통령은 우선 "우발적인 충돌과 핵무장에 대한 세계인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풀기 위해서는 이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해 북한에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를 촉구했다.

거듭해서 "북한은 완전한 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신뢰할만한 비핵화 조치 외에도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의 이행을 통해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 증명해야 한다"고 남북 간 합의 사항 이행도 북한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라며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한국은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북한과 함께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남북 간의 합의를 통해 한국이 한 약속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이 함께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면 더 많은 가능성이 눈앞의 현실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벗어나 남북이 경제공동체로 거듭나면 한반도는 동북아 평화를 촉진하고, 아시아가 가진 잠재력을 실현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남북은 공동으로 번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는 세계 핵확산 방지와 군축의 굳건한 토대가 되고, 국제적·군사적 분쟁을 해결하는 모범 사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남과 북은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서서 세계 평화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 "스웨덴, 한반도 평화의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롬 왕국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은 "스웨덴은 한반도가 평화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항상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이자 친구"라고 말했다. (현지시간) 14일 오후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왕궁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 주최로 열린 국빈만찬 답사에서 "스웨덴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부터 역사적인 1·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당사국과 관련 전문가들이 만나고 대화할 기회를 만들어 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0년간 평화를 지키며 지속해서 발전해온 스웨덴의 오늘은 평화를 열망하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를 향한 길에 앞으로도 스웨덴 국민과 정부가 소중한 역할을 계속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를 통한 번영의 길을 걷는 스웨덴과 완전한 평화가 뿌리내린 한반도가 양국의 공동번영을 넘어 세계평화를 위해 함께 손잡고 걸어갈 날을 기대한다"고 했다.

 

또 "90여년 전 스웨덴을 방문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비는 '스웨덴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나라'라는 일기를 남겼다. 저에게도 스웨덴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웨덴 국민은 적절하고 넉넉한 '라곰'(적당하다는 뜻의 스웨덴어)의 삶을 즐기며, 사회적 합의와 질서를 존중한다"며 "린드그렌의 '낭비하지 않으면 부족하지도 않다'는 말처럼 스웨덴 국민은 검소함을 사랑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스웨덴 국민은 노력해서 얻은 평화와 번영의 성취를 세계인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고 있어 세계인은 스웨덴을 '세계의 양심'이라 부른다"며 "국왕님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웨덴과 대한민국의 인연은 국왕의 조부이신 구스타프 아돌프 6세와 대한제국 황태자 이은 내외의 만남에서 시작됐고, 한국전쟁 때 스웨덴은 의료지원단을 파견했다"며 "휴전 후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일원으로 한반도에서 공정한 중재자로서 평화 유지에 기여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번 방문 기간 중 스톡홀름에 건립되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는 후손들에게 양국의 오랜 우정과 인연을 기억하게 해 줄 것"이라며 "기념비를 세울 수 있도록 왕실 소유 땅을 내준 국왕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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