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검색

사회적 화두를 던지는 조현병, 공포로 다가와.. 그 대책은?

'조현병' 앓던 운전자, 당진~대전 고속도로서 세살 아들과 역주행 참극.. 3명 사망

가 -가 +

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9/06/04 [12:34]

청소년기·청년기에 주로 발병하는 조현병.. 사춘기 증상으로 방치하다 치료 시기 놓쳐

 

4일 오전 7시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화물차 역주행 교통사고로 화물차 운전자와 동승자 등 3명이 숨졌다. 사진 공주소방서

 

망상, 환청 등의 증상과 함께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조현병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얼마전 진주 아파트 방화 및 살인 사건의 당사자 안인득이 조현병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현병 공포'가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현병을 앓고 있는 40대 남성이 고속도로를 역주행하다 사고를 내 본인 과 3살 아들을 포함 3명이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4일 오전 7시 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소재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 65.5㎞ 지점에서 역주행하던 화물차가 마주오던 승용차와 충돌해 운전자 등 3명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고로 라보 화물차를 몰던 A(40)씨와 아들(3)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또 승용차 운전자 여성 B(29)씨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역주행한 화물차 운전자 A 씨는 조현병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 씨의 아내가 ‘조현병 환자인 남편이 오늘 오전 약을 먹지 않고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고 신고해 추적 중이었다”고 말했다.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국내 환자 수가 50만 명 정도 추정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 되고 있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흔한 질병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많이 있다. 가장 문제는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가 남들이 알게 될까 두려워 병원을 찾지 않는 것이다.

 

조현병 환자는 환청과 망상 때문에 상대의 말과 의도를 의심하며 자신만의 상상 속 세계에서 살아간다. 아직까지 완치하는 치료법이나 예방법이 없지만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팀이 브로콜리 새싹에서 추출한 화합물이 조현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현재로선 지속적인 치료만 권고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 우울증·불안장애 등의 증상을 가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증상이 분노로 표출돼 끔찍한 사건, 사고로 이어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16년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2018년 강서구 PC방 김성수 사건 및 강북삼성병원 의사 살인 사건 등 각종 사건의 범죄자들에게 조현병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중에 지난 4월에는 조현병에 대한 극강의 공포를 던진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을 향해 칼을 휘둘러 21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안인득이 조현병 망상으로 인한 범죄 경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사건으로 숨진 여고생이 살고 있는 집 현관에 오물을 투척하는 등 난동과 폭력으로 8차례에 걸쳐 안인득 관련 신고를 받았지만 조현병 이력을 알지 못했고, 별다른 조치 없이 그를 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0년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며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해 재판에 넘겨진 후 조현병 진단을 받고 5년간 68차례 진료를 받다 2016년부터 치료를 중단했음에도 지역사회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이를 파악하지 못했고 안인득을 관리 체계 밖에서 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안인득의 친형은 안인득을 정신병원에 보호입원시키려 했지만 친형이 법적인 보호 의무자가 아니고, 환자가 전문의의 진단을 받지 않으면 보호입원이 불가하다는 제도적 벽에 부딪혔던 것으로 밝혀졌다. 참극을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모두 놓친 것이다.

 

약물 치료로 환청과 망상을 차단해 이상 행동을 제지할 수 있으며 만약 치료 적기를 놓쳐 약물로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입원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문제는 2017년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이 시행되면서 강제 입원요건이 강화됐다는 것.

 

병원이 '사설 감옥'처럼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개정이었는데 환자가 거부할 경우 입원 절차가 행정적으로 복잡해진다. 이 법안 때문에 안인득의 친형이 그를 입원시키지 못한 것이다.

 

안인득 사건을 계기로 현재 직계 혈족에 더해 4촌 이내의 친족이나 동거인도 정신 질환자의 강제 입원을 신청할 수 있고, 환자나 보호자의 동의가 없어도 법원이 중증 정신 질환자의 강제 입원을 결정할 수 있는 '사법입원제'의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법원이 강제 입원의 요건을 심사하고 환자를 심문한 후 영장을 발부해 치료 시설로 보낸다. 또 독일에서는 법원이 강제 입원 전에 환자의 항변을 듣고, 추후에 입원 여부를 판단한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조현병 환자라고 해서 모두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다수가 겁이 많고 대인 관계를 기피하는데, 타인을 위협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증상은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무엇보다 증상이 악화되기 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

 

조현병은 주로 청소년기에서 청년기에 발병한 후 안인득 처럼 나이가 들어서 그 증상이 심해져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또 조현병을 흔한 사춘기 증상으로 오해하고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변화가 생기면 조현병을 의심해볼 만하다.

 

늘 위생 상태가 불결 하거나 뚜렷하지 않은 막연한 통증을 호소할 때 또 이유없이 불안해 하거나 짜증을 자주내고 긴장하며 감정 기복이 심하고 공격적 행동을 자주 보이며 집중력이 저하 되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아 질 때 등이 있다.

 

조현병을 두려워하며 기피만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그들이 조기 치료를 받고 사회 활동을 위한 재활 과정을 마친 후,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정신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모두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방치하지 말고 예산을 늘리고 인력을 충원해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관련기사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ins_news3/ins_mobile/data/ins_skin/m/news_view.php on line 7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맨위로

Copyright ⓒ 서울의소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