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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일으켜도 연봉 수백억 회장님.."견제가 없다" 법적 제어장치 있어야

성과는 '찔끔' 고액 연봉 107억·퇴직금 410억 원..국민연금, 이사보수한도 감시하고 중점관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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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9/04/22 [11:50]

주주권 침해와 경영악화로 되돌리는 총수들의 연봉잔치 '책임 경영' 제도 마련해야

 

MBC

 

과도한 보수는 결국 회삿돈을 과도하게 가져가는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

 

재벌 회장들도 연봉과 퇴직금을 받는다. 하지만 실적이 나빠지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도 여전히 고액의 보수가 알아서 또박또박 매월 들어오고 사임 시에는 거액의 퇴직금까지 받는다.

 

이미 고인이 됐지만 지난해, 조양호 한진 회장은 계열사에서 무려 107억 원에 이르는 보수를, 코오롱 이웅렬 전 회장도 퇴직금으로만 410억 원을 받았다. 총수 일가가 여러 계열사에서 겸직을 하는 데다, 이들을 견제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7일 대한항공 고 조양호 회장은 주주 총회에서 대표 이사직이 박탈됐다. 창업주의 일가라도, 재벌 총수라도 물의를 빚으면 주주들에 의해 밀려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정말 우리나라 재계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을 받게 되는데 받게 된다면 그 액수가 무려 700억 원이 넘는다는 거다. 그는 "기업 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권의 침해 이력이 있다"는 국민연금, 그리고 주주들의 손에 대한항공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지난해 받은 연봉만 무려 107억 원이다.

 

대한항공에서 31억 원, 한진칼에서 26억 원 한국공항에서 23억 원, 진에어에서 14억 원 등이다. 연봉을 밝히지 않은 4개 계열사를 합하면 총액은 더 많다. 게다가 조양호 회장의 퇴직금은 7백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4월 4일 김경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양호 회장이 오너로서, CEO로서 활동한 게 1999년부터 2018년까지 20년간인데 1999년이라면 IMF 직후인데 상당히 어려웠을 것 같은데 당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35%밖에 안 돼 오히려 대단히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8년에는 부채비율이 707%나 된다. 어떻게 보면 언제 망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부채 비율이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이 20년 동안 영업 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 즉 대한항공 조종사들, 승무원들이 일해서 번 돈이 얼마냐 하면 물경 29조에 달했다.

 

29조를 승무원들, 조종사들이 벌었는데 이 기간에 회사의 순 자산은 1조 원이 되려 감소한다, 즉 29조 원이 회사의 잘못된 투자 활동, 재무 활동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래서 한편에서는 29조를 날려 놓고 무슨 700억 퇴직금이냐는 반발이 나왔다.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해서 소액 주주 운동했던 사람들은 이 액수에 대해서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 왔다. 임원 퇴직금의 경우에는 대법원 판례라든가 그리고 국세청의 여러 가지 사례에서도 주로 어떤 말이 나오냐 하면 회사의 경영 실적이라든가 그리고 재무 상황, 이것을 반영하여서 사회적 통념에 맞게 지급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지난달 대한항공 주총장에서는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것을 고려했을 때 이 퇴직금은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작년에 '용퇴'로 화제가 된 코오롱 이웅렬 전 회장은 막상 퇴직금으로만 410억 원을 받았다.

 

재벌 좌우명

 

이처럼 고액의 연봉과 퇴직금이 가능한 이유는 여러 계열사에 이사로 겸직을 하면서 연봉을 따로 받기 때문이다. 또, 일반 사원들은 작은 잘못에도 감봉이라든가 돌아오는 징계가 추상같지만 보수를 정하는 이사회가 '총수 일가'의 손안에 있는 회장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도 보수액은 줄어들지 않는다.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위가 고발을 검토 중인 대림산업 이해욱 회장은 지난해 100억이 넘는 연봉을 받았다. 오히려 그 전해보다 5배가 넘는다. 이런 관행에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왜 전문 경영인보다 총수 일가들이 더 가져가느냐? 총수 일가들의 협상력, 또는 기업 내에서 힘이 강하기 때문에 더 임금을 가져가는 것일 수도 있고요.. "

 

총수 일가가 사익을 챙기지 못하도록 사외이사의 적극적 개입과 제어장치가 필요한 이유다.

 

부실 경영 총수들의 '책임 경영' 잣대가 필요한 이유.. 해외의 제도적 사례

 

경영 실패를 책임지지 않고 거액의 연봉만 챙기는 CEO들은 일반 직장인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부실의 총체적 주범으로 소액 주주들의 이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화합의 숨구멍을 틀어막아 서로 간에 불신을 초래한다. 정녕 총수들의 연봉이 책임 경영의 잣대가 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는 없을까.

 
해외에서는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CEO들이 과도한 연봉이나 퇴직금을 받는 걸 막기 위해 제도적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미국은 금융개혁법 ‘도드-프랭크법’에 최소 3년마다 상장법인 경영진의 보수에 대한 주주들의 의견을 묻는 규정이 있다.

 

‘세이 온 페이 제도’라고 하는데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주주들의 의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기 때문에  총수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이 법의 후속 조치로, 2017년 1월 회계연도부터 최고경영자 급여가 해당 기업 일반 직원들 보수의 중간값에 몇 배가 되는지를 공개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 이스라엘에서도 비지배주주 다수 동의룰(Majority of Minority)을 도입했는데, 총수 일가의 연봉이나 퇴직금 등은 주주총회에서 3년에 한 번씩 비지배 주주 다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CEO들의 과도한 연봉이나 퇴직금을 막기 위한 법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위스로 한 금융사 임원들이 실수로 40억 원의 손실을 내고 해고됐는데 무려 210억 원의 퇴직금을 챙긴 사건이 계기가 됐다. 따라서 지난 2013년, 경영진의 보수는 주주총회에서 결정하고 지나친 퇴직금을 못 받게 하는 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앞서 2012년 프랑스는 공기업 경영진 임금이 최저임금의 20배를 넘지 못하도록 법으로 못을 박았다. 2015년 유럽연합은 은행 임원의 보너스가 급여의 2배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성과는 찔끔, 연봉은 '억'..국민연금, 이사 보수한도 감시 및 중점관리


그래서 우리도 임원이나 경영인의 과다한 보수에 대한 적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대한항공 주총에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고 조양호 회장의 계열사 겸직과 퇴직금을 문제 삼았다.

 

국민연금은 4-5년 전부터 투자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지만 대주주의 지분 벽에 막혀 성과가 없었다. 또 경제개혁연대는 고액의 보수 산정 근거를 구체적으로 공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당 임원이 그만한 보수를 받을 만 했는지 명확한 기준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초고액 연봉을 받는 기업 임원들을 공공연히 '살찐 고양이'라고 부른다. 과도한 보수는 회사 경영을 어렵게 하고 결국 주주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국민연금이 살찐 고양이를 견제하겠다고 나섰다.

 

또 다른 재벌들의 사례를 들어보면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의 작년 한 해 연봉은 138억 원. 물의를 일으킨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137억 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78억 원을 받았다. 지난해 10대 그룹 계열사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은 11억 4천4백만 원, 일반 직원 평균 연봉의 14배에 달한다.

 

천문학적인 주식 배당을 빼고도 이렇다. 하지만 재벌총수나 임원들의 과도한 보수는 주주권을 침해하고 경영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과도한 보수라는 것은 결국 회삿돈을 과도하게 가져가는 것이기 때문에 총수 일가의 사익 추구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회적 여론에 최근 투자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선 국민연금이 이런 과도한 이사진 연봉에 제동을 걸 장치를 마련했다. 주주총회에서 전체 이사진들의 보수 한도를 결정할 때, 그동안은 회사 규모와 경영 상황만 고려했는데 이젠 이사진들의 연봉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터무니없이 연봉이 높다면 주주총회서 왜 그런지 따지고 반대도 하겠다는 거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보수 한도, 추상적인·상징적인 한도에만 의미를 둬왔었는데 실질적인 지급 액수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거니까 그거 자체로 의미가 큰 거 같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프랑스에선 공기업 연봉 최고액이 최저 연봉의 20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데, 이른바 '살찐 고양이 법'이다. 미국에선 경영책임자 연봉의 책정 근거를 공개하기도 한다. 그럼 우리도 이제 '살찐 고양이'를 견제할 수 있게 된 걸까. 표 대결 국면에선 가능성이 높진 않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총수 일가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이 평균 35%고요. 우호 지분도 상당히 숨어있다고 보이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과반 표 대결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살찐 고양이를 견제할 거면 법으로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민간기업 최고임금을 최저임금의 30배로 제한하자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2016년 최고임금법 발의)은 "노사가 협력해서 벌어들인 성과를 적절하게 배분하고 이익을 나누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부합하고 경제성장에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2014년부터 4년 동안 대기업 재벌 총수들의 보수는 52%나 올랐다. 최상류의 재벌들이 툭하면 문제 삼는, 생계 전선의 보루에 나선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은 같은 기간 겨우 24%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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