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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생존학생 눈물로 써내려간 편지, 간절히 인용한 드라마 대사는?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어 너희를 만나러 갈게, 우리도 잊지 않을테니, 너희도 우리를 기억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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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은 기자
기사입력 2019/04/18 [15:08]

▲ 세월호 생존학생 장애진 씨는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에서 이같이 세상을 떠난 친구들을 향해 편지를 낭독하며 울먹였다. 특히 “나는 매일 보내지 못하는 편지를 보내고 용서받지 못하는 사과를 해. 괜찮다고 말해줄 너희가 없으니”라고 한 부분이 가슴을 울린다.     © 오마이TV

[ 서울의소리 고승은 기자 ] “너희들에 대한 그리움은 약간의 죄책감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 (울먹이며) 잘못과 실수, (울먹이며) 너희를 아프게 했던 일들만 떠오르는 이유는 너희를 다시 만나 용서를 빈다는 그 다음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겠지. 나는 매일 보내지 못하는 편지를 보내고 용서받지 못하는 사과를 해. 괜찮다고 말해줄 너희가 없으니.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며 죄를 갚아나갈게. 다만, 마지막에 너희가 내게 지어주었던 웃음이 ‘이따 봐’라는 인사가 내 마음속 한편에 자리 잡아. 다음이라는 것이 언제나 있을 것처럼 느껴지더라”

 

세월호 생존학생 장애진 씨는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에서 이같이 세상을 떠난 친구들을 향해 편지를 낭독하며 울먹였다. 특히 “나는 매일 보내지 못하는 편지를 보내고 용서받지 못하는 사과를 해. 괜찮다고 말해줄 너희가 없으니”라고 한 부분이 가슴을 울린다.

 

장 씨는 “나의 인생도 너희가 언제 돌아올까라는 기대와 실망으로 점철된 환상 같다고, 아직도 그렇다고 매년 4월이 되면 이 환상은 더 짙어진다. 안개가 짙어져 사방을 헤매는 기분이야. 너희가 없는 우리들의 생활이 이렇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지만 이 말들이 너희들에게 닿을 수 없는 말이 돼버렸다”고 흐느꼈다.

▲ 세월호 희생자들의 사진이 모여져 있는 플랜카드,     © 고승은

“안녕, 이렇게 말하는 거 되게 어색하다. 너희들과 웃고 떠들던 게 어제 같은데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어. 흘러가는 지 모른 채 살아오는 거 같아.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짜 일어난 일인지 잘 모르겠더라. 꿈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 그래도 너희들이 다시 돌아올 수 없겠지. 너희가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찾으려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아무도 그 문을 열어주지 않더라. 그 안에 무엇이 있길래 봄이 오는 신호가 보이면, 어김없이 너희가 생각이 나. 벚꽃잎이 흩날리면, 그곳에 좋아하던 모습이 떠올라. 그런데 요즘 벚꽃을 보면 요즘 좀 힘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저 피고 지는 것이 아름답기만 한 꽃이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장 씨는 인양된 세월호를 보고 느낀 점을 흐느끼며 언급하기도 했다.

 

“우리가 탔던 배가 인양되고 바로 세워졌어. 최근에 그 배를 보러갔는데, 말도 안 되게 크더라. 나는 우리가 탔던 배안에 들어가는 게 괜찮을 줄 알았어. 그런데 아무 이유 없이 몸이 떨리고 눈물이 차오르더라. 우리가 탔던 배는 다 녹슬었고 너희들은 돌아오지 못했는데, 아무 일없다는 듯이 바다는 너무나 잔잔하고 고요해, 쉬고 싶어 혼자여행을 가봤어 햇빛이 내려앉은 바다를 바라보니 너희들 생각이 나, 너희들도 바다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음에 좋아했겠지. 함께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겠을까. 그저 우리 곁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게 너무 큰 바람인걸까.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우리를 갈라놓은 걸까. 너희가 그리워서 그냥 울고 싶은 날이 있어.”

▲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5주기 추모식, 5천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 오마이TV

그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습관처럼 울음을 참다가도 눈물이 흐른다고 했다. 그는 “무능력했던 어른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게, 먼 훗날 소중한 너희들에게 가게 되는 날,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어 너희를 만나러 가겠다”라며 “우리도 잊지 않을테니, 너희도 우리를 기억해줘”라고 편지를 맺었다.

 

“돌아오는 4월, 인터뷰할 때 강인한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해. 울게 되면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이 생각나 울음을 참게 되더라. 그게 습관이 되더라. 너희가 생각날 때도 습관처럼 울음을 참게 돼. 그래도 눈물은 흐르더라. 너희에게 용서를 바라지 않을게, 진실이 밝혀지는 날이면, 너희에게 사과할 기회를 줄래? 지금 내가 쓴 글 잘 듣고 있지? (울먹이며) 지금 우리 여기 앞에 와 있다고 생각해. 그 당시 무능력했던 어른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할게, 먼 훗날 소중한 너희들에게 가게 되는 날, 부끄럽지 않은 내가 되어 너희를 만나러 갈게. 우리도 잊지 않을테니, 너희도 우리를 기억해줘”

▲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노란리본, 노란리본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말들이 적혔다.     © 고승은

장씨는 끝으로 지난 2014~15년 방영된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나오는 대사를 인용했다.

 

“거짓이란 벽에 갇힌 진실은 물처럼 잔잔하고 고요해 보였지만, 아무도 모르게 벽에 아주 작은 틈새를 찾아 조용히 세상을 향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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