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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수산물 WTO 역전패로 "수입규제 번질라" 日 열도 '발칵'

한국, WTO 분쟁 승소..1심 뒤집힐 가능성은 전혀 없었는데 위생분쟁서 처음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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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9/04/12 [10:06]

일본의 자충수 "한국에 먼저 승소해 다른 나라에 규제완화 요구하려던 계획 틀어져"

 

WTO 1차  패소후 시민단체가 2018년 3월 19일 일본 아베  총리의 가면을 쓰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수산물수입을 강요하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1심 패소 후 정부 곧바로 상소 돌입 구체적 데이터 제시.. 총력대응 주효

 

11일 한국이 일본 후쿠시마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한 세계무역기구(WTO) 무역분쟁에서 역전 승소하자 일본 열도는 충격에 발칵 뒤집히고 우리나라는 패소를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가 예상 밖의 극적 반전을 이룬 쾌거라 감회가 남달랐다.

 

1년 전만 해도 세계무역기구(WTO)는 “특정 상품 수입을 왜 금지하는지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규제가 부당하다고 못 박았다. 

 

정부가 곧바로 상소했지만 WTO에서 1심 판결이 뒤집힌 전례가 드물어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정부 내에서도 “이미 끝난 싸움인데 책임을 미루려 시간만 끌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판결이 달라진 것은 ‘후쿠시마 지역의 환경오염이 수산물에 명백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리 정부가 구체적인 데이터로 증명한 덕분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로 후쿠시마 수산물이 밥상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지울 수 있게 됐다. 

 

WTO는 11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것은 협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최종 판정했다. 한국은 지난 2011년 원전사고 직후 후쿠시마 인근 농수산물에 적용했던 수입금지 조치를 2013년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본 8개 현의 28가지 수산물로 확대 적용한 바 있다.

 

일본은 이 가운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에 반발해 2015년 WTO에 제소했고 WTO는 지난해 공개한 1심에서 해당 조치가 협정에 어긋난다며 일본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초 정부 안팎에서도 우리 측이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WTO가 1심 판결 당시 한국의 포괄적 수입규제 조치가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의 적용에 관한 협정(SPS 협정)’에 위배된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SPS는 과학적 증명 없이 식품안전을 이유로 수입을 금지하면 WTO가 당사국 정부의 조치를 무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위생과 관련된 SPS 분야의 분쟁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심 판결 이후 1년여의 기간에 부족한 근거를 채우기 위한 정부의 총력대응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대형 원전사고 발생 지역의 환경적 특수성이 식품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자료를 검토한 WTO는 해당 지역의 환경오염이 실질적으로 상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한국에 역전패소” 충격.. 자충수에 당황, 안전성 주장도 타격

 

일본 방송과 통신들은 관련 내용을 속보로 전했고 신문들은 1면 기사로 대대적으로 다뤘다. 외무성은 한밤중에 외무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며 신속히 유감을 표했다. 교도통신과 NHK 등은 12일 자정(일본 기준)을 막 넘긴 시각 WTO 상소 기구가 한국 정부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타당하다고 판정하자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속보를 내보내며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알렸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역전 패소한 내용을 전하는 일본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연합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한국의 수입물 수입규제, 일본이 역전패소’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한국이 후쿠시마현 등 8개현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부당하다고 일본이 제기한 소송 문제와 관련해 WTO는 한국의 조치가 타당하다는 최종판결을 내렸다”며 “1심에서는 일본의 주장을 인정해 한국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일본의 역전패소가 됐다”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WTO 분쟁에서 일본이 역전 패소를 했다"며"후쿠시마 주변 지역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해온 일본 정부가 타격을 입게 됐다"고 보도했다. NHK는 "일본 정부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사실상 패소했다"며 "WTO의 분쟁 처리 절차가 2심제여서 이번 결정이 최종적인 판단"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과 정부는 WTO 상소기구가 예상과 달리 한국의 손을 들어주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자국 농산물의 안전성을 국내외에 강조하며 후쿠시마의 '부흥'을 노리던 일본 정부는 스스로 제기한 WTO 제소가 오히려 농산물 수출에 타격을 주는 결과로 끝난 것에 대해 당황해하고 있다.

 

일본은 11일 오후에만 해도 WTO에서의 승소를 자신하고 있었다. 극우 매체인 산케이 (産經)신문은 11일 오후 4시 인터넷에 배송한 ‘WTO, 한국  수입금지 판단, 후쿠시마 등 8개현 수산물 시정권고 공산’ 제목의 기사에서 “WTO 상급위원회는 한국이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를 이유로 후쿠시마 등 8개 현의 수산물 금지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다”며 “수입 재개 판단을 표시해 일본의 승소가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의 수입 규제에 대해서만 WTO에 제소한 일본의 노림수 안 먹혀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규제를 하는 한국과의 분쟁에서 승소한 뒤 다른 나라에도 수입제한 해제를 요구한다는 방침이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한국 승소로) 한국의 수입금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 대한) 승소를 통해 다른 국가·지역에도 수입규제 완화를 요구할 예정이었던 일본의 전략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일시적으로 54개국·지역이 일본산 식품에 대해 수입을 규제했다. 수입규제는 폐지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도 23개국·지역에서 규제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다른 나라는 다 제쳐두고 한국 정부의 수입규제에 대해서만 WTO에 제소한 상황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승소를 확정한 뒤 다른 국가·지역과도 규제 완화 교섭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었으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이 일본 후쿠시마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둘러싼 한·일 무역분쟁에서 한국이 예상을 깨고 승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1심에서 일본의 손을 들어줬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결정을 뒤집고 모두 한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상소기구는 세슘 검사만으로 적정 보호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데도 수입금지와 기타 핵종 추가 검사를 요구한 조치는 무역 제한이라고 본 1심 패널 판정을 파기하면서 과도한 조치가 아니라고 봤다. 애초 상소 기구 판정을 앞두고 1심 판정이 대부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막상 일본에 유리하게 판정됐던 핵심 쟁점이 줄줄이 파기됐다. 

 

이번 판정으로 우리의 일본에 대한 현행 수입규제조치는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된다. 일본 8개현의 모든 수산물은 앞으로도 수입이 금지된다. 모든 일본산 수입식품에서 방사능이 미량이라도 나올 경우 17개 추가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도 계속 요구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1심 패소 이후 지금까지 '국민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관계부처 분쟁대응팀을 구성하여 상소심리 대응논리를 개발하는 등 최선을 다해 왔다"며 "이번 판결은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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