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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결은 존중되어야 한다”가 아니다. “잘못된 판결은 뒤집어야 한다!”

서기호 前 판사 “경기 중에도 심판이 잘못 판정하면, 비디오판독기로 판정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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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은 기자
기사입력 2019/02/11 [15:46]

▲ 양승태 사법부의 블랙리스트 1호 판사로 불리는 서기호 전 판사는 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법개혁 적폐청산 범국민촛불문화제'에서 사법적폐가 청산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선출되지 않는 권력이라 그렇다”고 말했다.     © 고승은

[저널인미디어 고승은 기자] Q : 사법적폐가 청산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서기호(전 판사, 전 국회의원) : “한마디로 말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라 그렇습니다. 저 스스로도 2000년도 판사로 임관했을 때 저 안 뽑아주셨어요? 여러분들이 저를 판사로 임명한 게 아니거든요, ‘그냥 내가 공부 잘해서 판사 된 줄 알았어요’ 이렇게 생각하는 판사들이 전국에 3천명이 지금 있어요. 이게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요?

 

양승태 사법부의 블랙리스트 1호 판사로 불리는 서기호 전 판사는 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법개혁 적폐청산 범국민촛불문화제'에서 이같이 말했다.

 

우리가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과 입법부의 국회의원들은 투표로 선출할 수 있지만, 사법부의 법관들은 시민들이 선출하지 않은 견제를 받지 않은 권력이기 때문에 적폐청산이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자기들 마음대로 판결해도 ‘억울하면 항소해’ 이렇게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 서기호 전 판사는 특히 사법부 요직엔 여전히 양승태의 측근들인 소위 ‘양승태 사단’들이 대거 남아있음을 언급하며, 그들에겐 ‘양승태 구속’이 굉장히 충격적이었을 거라고 속내를 짚었다.     © 서울의소리

“사법부 같은 경우 간접민주주의조차도 적용이 안 되는 그야말로 엘리트 법관에 의해서 재판을 하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 국민들이 위임해준 거죠. 공부를 잘하니까 공정하게 재판하겠지 하고 믿고 맡긴 건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번 김경수 지사 판결로 분명하게 드러나는 듯해요”

 

서 전 판사는 특히 사법부엔 여전히 양승태의 측근들인 소위 ‘양승태 사단’들이 대거 남아있음을 언급하며, 그들에겐 ‘양승태 구속’이 굉장히 충격적이었을 거라고 속내를 짚었다. 그래서 김경수 지사에 대한 ‘법정구속’이라는 보복판결을 했을 거란 분석이다.

 

“우리가 볼 때는 양승태가 구속 안 되는 것이 충격적인 건데, 이들에겐 거꾸로죠. 그러다보니까 사법농단 수사 이것에 대해 처음부터 반대했었고, 사법농단의 핵심인 양승태가 구속된 데 대한 반감으로 사법농단 수사를 총지휘하는 게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대통령이 하명해서 수사하는 걸로, 과거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하던 것을 떠올리면서 문 대통령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 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법개혁 적폐청산 범국민촛불문화제'에서 ‘적폐판사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     © 서울의소리

서 전 판사는 참여정부 때 만들어진 ‘국민참여재판’ 제도가 있지만, 굉장히 제한적이고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참여재판을 하려면, 변호사 입장에선 준비해야할 것이 굉장히 많고 판사나 검사도 준비할 게 많다.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사법행정 총괄영역까지 법원행정처 내 판사들이 전담하고 있는 점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이것이 사법농단 사태가 벌어진 주요 원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명수 대법원은 ‘사법개혁’에 대한 강력한 여론에 지난해 12월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키로 하는 개혁안을 냈다. 사법행정회의는 전국법원장회의가 추천하는 법관 2인,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추천하는 법관 3인, 법원사무처장, 외부 주요 기관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로 구성하는 추천위원회가 추천하는 외부인사 4인 등 11인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사법행정회의는 심의-의결 기관으로 축소됐다. 법원행정처가 총괄기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역할이 대폭 축소된 것이다. ‘총괄권한’을 대법원장이 쥐게 돼 있어, 더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법개혁 적폐청산 범국민촛불문화제'에서 ‘적폐판사 탄핵’ ‘사법적폐청산’ ‘공수처 설치’ 등을 외치며 행진하는 시민들.     © 고승은

서기호 전 판사는 그러면서도 이날 모인 1만여 참가자들을 향해 “역사상 하나의 판결에 대해 불복하면서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인 적이 없었다”며 “판결이 잘못됐으면 비판하고, 거리로 나서는 일들이 자주 벌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힘주어 당부했다.

 

“‘법원의 판결은 존중되어야 한다‘ 이 말부터 바꿔야 합니다. 어떻게 법원의 판결이 무조건 존중되어야 합니까? 축구경기 중에 심판이 잘못 판정하면, 비디오판독기로 판정을 바꿔버리잖아요? 과거 20~30년 전만 하더라도 경기 심판의 판정은 절대적이었습니다. 법원의 판결도 마찬가지였지요. 오늘 여기서부터 ’법원의 잘못된 판결은 뒤집어야 한다’라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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