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발표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뒤늦게라도 책임을 인정하여 다행이지만 원인 규명과 대책에서 근본적인 성찰이 부족하다.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졸속대책이 아니라 국민적 공감과 공론화의 토대 위에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존보다 경쟁을 강조하고 생명과 삶의 질을 가볍게 여기면서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인식과 제도가 참사의 바탕이라는 점을 직시하여 보다 근본적인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 이것이 희생자와 유족들의 피눈물을 닦아주는 길이며, 또 다른 참사를 막을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고귀한 생명들의 죽음을 결코 헛된 죽음이 되지 않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가톨릭대학교 교수일동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발표한다.
2014년 5월 20일
가톨릭대학교 교수 일동
강석우, 강정수, 강행봉, 고경희, 김병조, 김석신, 김수경, 김영준, 김용석, 김의진, 김재철, 김종일, 김종해, 김지연, 김진나, 김태선, 김혜영, 남재환, 노연희, 류양선, 박경모, 박기환, 박덕준, 박소령, 박수찬, 박승찬, 박일영, 박정만, 박정호, 박정흠, 박종한, 박주식, 박태근, 박희찬, 방미경, 배주채, 백민정, 백승호, 서병진, 서성기, 서재홍, 서채환, 서효중, 송윤주, 신승환, 심영숙, 안보옥, 안성윤, 양길석, 오재원, 유금란, 유희주, 윤석원, 이두진, 이민영, 이상훈, 이세주, 이순근, 이영자, 이영종, 이영호, 이영희, 이지양, 이창봉, 이창우, 이춘혜, 이택동, 이홍민, 전남일, 전종일, 정남운, 정연태, 정윤경, 정종원, 조돈문, 조병남, 조성호, 조현연, 채웅석, 최동신, 최명걸, 최상호, 최선경, 최선형, 하병학, 한기봉, 한혜경, 홍기돈, 황병연 (8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