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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추돌, '전동차 내구연한 무제한 사용변경'이 원인

왕십리서 추돌한 전동차도 1991년에 제작돼 25년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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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기사입력 2014/05/03 [09:57]

서울에서 지하철 전동차끼리 추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일어났다. 추돌 차량들이 내구연한 25년이 다 돼가는 노후 차량이어서, 낡은 차량을 무리하게 운행하다 사고가 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선박 사용 연한을 늘려 세월호 참사의 한 원인이 되었듯이 이번 왕십리에서 일어난 지하철 사고도 내구연한을 무제한으로 늘려 노후 전동차 운행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는 추정이다. 


전동차의 내구연한은 철도안전법에 정해져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전동차 내구연한은 1990년대 초 15년에서 20년으로, 이후 25년으로 연거푸 연장돼왔다. 그러다 2009년 이명박 정권때 정밀 안전진단을 받아 안전 운행에 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최대 40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박근혜 정권들어 지난 3월에는 이 내구연한 규정이 아예 폐지돼 안전진단만 통과하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전동차를 100년이라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서울지하철 2·3호선에는 1990년대 초 도입된 노후 전동차 비중이 높은 편이다.


서울지하철노조 관계자는 “내구연한을 무한정 늘려버린 탓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져왔다. 특히 사고를 낸 2260호는 평소에도 비상제동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승무원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2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을 지나 상왕십리역 구내로 들어서려던 2260호 전동차가 상왕십리역에 정차해 있던 2258호 전동차를 뒤에서 들이받았다.


추돌 직후 두 전동차 승객 1000여명은 스스로 열차 문을 열고 철로 등을 통해 걸어 나와 역사 밖으로 대피했다. 240여명이 찰과상 등 경상을, 2명이 중상을 입고 한양대병원 등 인근 12개 병원에 분산 수용됐다. 2260호 기관사 엄아무개(45)씨는 어깨 골절상을 입었다.


앞 전동차는 객차끼리 잇는 연결기 7개가 부서지고 바퀴 3개가 빠졌다. 추돌 사고를 낸 2260호는 탈선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2호선 전 구간이 14분간, 을지로입구역~성수역 방향은 늦은 밤까지 전동차 운행이 중단돼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사고 원인을 ‘자동안전거리 유지장치’(ATS)의 이상으로 보고 있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운영본부장은 “뒤 전동차의 진행신호가 갑자기 정지신호로 바뀌었고, 기관사가 그 즉시 제동을 했지만 200m 이상이어야 하는 제동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추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자동안전거리 유지장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전면 도입된 자동운전장치(ATO)와 함께 설치돼 있는데, 이 두 장치의 혼선으로 인한 고장일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서울지하철노조 관계자는 “두 장치의 혼선으로 인한 고장은 전에도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제동이 제때 이뤄지지 않은 원인으로는 전동차의 노후화도 거론된다. 전동차는 원래 기관사가 신호를 인지하기에 앞서 제동장치가 자동으로 작동해 안전거리가 확보돼야 하지만, 차량이 낡아 이런 장치에 결함이 생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추돌한 전동차들 중 뒤차(2260호)는 1990년, 앞차(2258호)는 1991년에 각각 제작돼 운행한 지 거의 25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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