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주최로 9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구역 통합 관련 제정법률안에 대한 입법공청회. © 사진출처 연합뉴스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9일 개최한 행정구역 통합 특별법 입법공청회에서 광주·전남 지역 인사들이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한목소리로 질타하며, 재정 지원과 핵심 특례가 법으로 보장되지 않을 경우 통합 추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정훈 국회 행안위원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 명칭을 하나로 합치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 운영 체계와 지방분권의 수준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라며 “그러나 정부의 태도를 보면 두 지역을 그냥 하나로 합치겠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특히 재정 지원 문제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그는 “연간 5조원씩 4년간 20조원 지원 방안이 발표됐지만, 이를 법률에 어떻게 담을지에 대해서는 정부가 ‘TF 논의를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재정 지원은 TF가 답변할 사안이 아니라 행정안전부가 책임지고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정도 준비라면 통합은 실질적 분권이 아니라 단순한 행정 병합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며 “신속한 처리는 필요하지만, 허울뿐인 통합법이라면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질의응답에 앞서 3분 발언에 나선 강기정 광주시장도 정부의 특례 불수용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강 시장은 “정부 1차 회신 결과를 보면 386개 특례 가운데 110개가 불수용으로 통보됐다”며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기조에 비해 핵심 특례들이 대거 빠진 것은 솔직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4년간 20조원 재정 지원은 통합 논의의 전제 조건”이라며 “정부 발표에 그칠 것이 아니라 특별법 조항으로 분명히 담아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통합특별시의회 구성 과정에서 광주와 전남 간 대표성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원 정수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에너지·AI·영농형 태양광·차등 전기요금제 등 특례의 전면 도입이 어렵다면 시범적으로라도 특별법에 반영해 통합특별시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부남 의원도 “중앙정부에서 권한을 이양해 주지 않는다면 이번 통합은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며 “통합을 하려면 중앙정부의 대폭적인 권한 이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례들이 종국적으로 정부안대로 빠졌을 경우 전남도민과 광주시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과연 이것이 진짜 통합인지, 속 빈 껍데기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광주 시민·사회단체 대표로 참석한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통합 추진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숙의 부족을 문제 삼았다. 그는 “통합의 큰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지금까지의 논의 과정은 지나치게 빠르고 형식적이었다”며 “공청회와 간담회가 열렸지만 시민사회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개발 중심의 과도한 특례나 지방채 한도 완화는 장기적으로 시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노동권과 시민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특례는 반드시 걸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 질의응답에는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참석해 “연간 5조원씩 4년간 20조원 지원 방안은 국무총리 발표 사항으로 정부 입장은 분명하다”면서도 “이를 특별법에 바로 담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재정 지원 방식과 규모는 현재 운영 중인 정부 TF에서 논의 중이며, 결과가 정리되면 별도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특례 불수용 논란에 대해서는 “법체계와 기존 제도와의 정합성, 전국적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며 “임의 규정이나 단계적 적용이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은 “연 5조원, 4년간 20조원을 발표해 놓고 법에 담기 어렵다며 정부를 믿어달라는 것은 통합부터 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며 “특례를 대거 불수용하고 임의 규정으로 돌려놓으면 결국 기존 체제와 달라질 게 없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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