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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리틀 대선’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후보에 민주당 소속인 정원오 현 성동구청장(3선)이 부각되고 있다. 수도 서울시장 후보로 현직 구청장이 거론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만큼 정원오 구청장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차세대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다.
20년 가까이 민주 진영 사이트에 정치 칼럼을 만 편 넘게 쓴 필자도 정원오 구청장을 어디서 들어는 보았지만 잘 몰랐다. 그런데 그가 최근 여러 민주 진영 유튜브에 출연해 한 말을 듣고 신뢰감이 쌓였다. 차분한 성격과 호감이 가는 외모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반짝였다.
보수세 강한 성동구에서 3선
주지하다시피 성동구는 강남3구에 못지않게 발전한 곳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그런데 정원오 구청장은 이곳에서 3선을 했다. 그만큼 구민들이 정원오 구청장을 믿는다는 뜻이다. 언론에 보도가 잘 안 되었지만 성동구는 각종 아이디어로 구민들의 편리와 안전에 기여했다.
시내버스 정류장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 이것에 착안하여 정원오 구청장은 버스 정류장마다 더위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그 효과는 다른 지자체도 따라서 할 정도로 대단했다. 작은 아이디어가 주민들을 기쁘게 한 것이다.
그밖에 흡연박스도 인기였다. 지나가는 임산부가 담배 연기 때문에 괴로워하자 정원오 구청장은 흡연박스를 만들어 제공했다. 그 후부터 애연가들이 행인들에게 욕을 먹지 않고 흡연을 하고 있다. 절연이 바람직하지만 국내 흡연 인구가 1천만 명이 넘은 현실을 고려하면 무조건 금연하라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성수동 재개발·도시재생 성과는 정원오 구청장을 서울 유일의 3선 구청장을 탄생시키게 했다. 또한 정원오 구청장은 늘 주민과 소통한다. 아예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고 문자가 오면 일일이 답해 준다고 한다. 2018년부터 민원 전용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해 하루 평균 30건, 지난해 2만7000여 건의 민원을 직접 처리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관내에선 '성동구 아이돌'로 통한다.
서울시장 다크호스로 떠오른 정원오 성동구청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시장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17일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8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서울시장 진보·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정원오 구청장은 13%로 전체 1위를 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원오 구청장이 정식으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는데도 1위를 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따라서 정식으로 출마 선언을 하고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 지지율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는 왠지 ‘리틀 이재명’의 모습이 보인다.
2022년 윤석열 바람 불 때도 당선
정원오 구청장의 인물 경쟁력은 과거 선거에서도 입증됐다. 2022년 지방선거는 윤석열 취임 직후 치러지며 민주당이 서울 전역에서 참패한 선거로 기록됐다. 그럼에도 정원오 구청장은 민주당 구청장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국민의힘이 휩쓴 한강 벨트 12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승리를 거뒀다. 정 구청장은 57.6%를 득표해 강맹훈 국민의힘 후보(42.39%)를 여유 있게 앞섰다. 이는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민주당이 승리한 8곳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이 같은 상승세 속에서 정원오 구청장은 서울시 정책 현안에서도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의 대립각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권을 자치구에 이양하는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충돌이다. 정 구청장은 지난달 28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성수1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해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넘겨야 한다고 건의했다.
오세훈은 이미 서울 시장을 네 번이나 했고, 각종 대형 참사(우면산사태, 반지하방 침수, 이태원 참사 등)와 새빛둥둥섬, 한강버스 고장, 종묘 앞 고층 빌딩 건립, 광화문 광장에 6.25 참전 해외용사 동상 건립 등으로 서울시민들 사이에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이번 폭설에도 오세훈은 동남아에 가고 없었다.
낮은 인지도 극복, 승부사 기질 필요
정치는 행정과 달라 실력만 있다고 다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정원오 구청장이 서울시장 후보가 되려면 민주당 경선부터 치러야 한다. 그러나 과연 민주당 당원 중 정원오 구청장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나 될까? 뉴스공장이나 매불쇼를 열심히 보는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구청장 정도엔 관심도 두지 않은 게 일반적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행정이 아니라 이미 정치다. 차기 대선 후보까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원오 구청장은 행정의 문법이 아니라 정치의 문법을 새로 배워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 시장이라는 변방의 장수에서 대선 후보로 떠오른 것은 행정을 잘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 승부사 기질이 강했기 때문이다.
행정의 언어와 정치의 언어는 달라
당시 이재명 성남 시장은 아무도 박근혜 탄핵을 언급하지 않을 때 광화문 광장에 나타나 5분간 명연설을 해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 영웅으로 떠올랐다. 원고 없이 하는 연설 실력도 수준급이다. 그만큼 독서를 많이 하고 경험이 많다는 뜻이다.
행정의 언어와 정치의 언어는 다르다. 정치가는 말 한 마디 때문에 영웅이 되기도 하고 역적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만큼 정무 감각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가는 모두 침묵할 때 말할 줄 알아야 하고, 모두 말할 때 침묵할 줄 알아야 한다. 단 모든 것은 정의에 수렴되어야 한다.
따라서 정원오 구청장은 냉엄한 정치 현실을 인식하고 메시지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정제된 언어로 대상에 대해 촌천살인할 줄 알아야 큰 정치인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를 폭 넓게 공부하고, 무엇보다 ‘승부사 기질’을 가져야 한다. 착한 이미지로만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성동구청이 초원이라면 정치판은 맹수가 득실거리는 정글이다. 당장 오세훈이라는 노쇠한 사자가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에선 박주민, 전현희 후보가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들은 인지도도 높고 실력도 있다. 정원오 구청장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인지도 상승, 그리고 좀 더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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