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8일 세종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상년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가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에 남긴 유서 일부. 김 전 국장 유족 제공


'김건희 명품백 사건'에 대한 권익위의 종결 처분 직후 스스로 세상을 떠났던 권익위 간부의 유서가 1주기를 앞두고 공개됐다. 유족은 그의 휴대전화에서 유서 형식으로 남긴 해당 메시지를 발견했지만,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개를 보류해왔다고 설명했다.
6일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주검으로 발견된 김상년(당시 51살)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는 숨지기 직전까지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한 권익위의 종결 처리 때문에 심적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김 전 국장은 자신의 카카오톡에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고, 공개된 메시지에는 '김건희 명품백 사건'에 대한 종결처리 과정에서 느낀 고통이 적혀 있었다. 그는 김건희 사건을 다룬 기사를 올린 뒤 그와 연관된 메시지를 썼는데, '가방 건과 관련된 여파가 너무 크다', '제 잘못은 목숨으로 치르려 한다', '왜 제가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이해가 안 된다' '5개 반부패 법률의 정치적 악용은 그만두어야 한다'며 괴로워했다.
김 전 국장은 '가방 건 외의 사건들은 최선의 결과가 나왔다고 자부한다'는 메시지를 남기는 등 '명품백 사건'과 관련해 고충을 겪었음을 토로했다. '지난 20년간 만든 제도를 제 손으로 망가뜨렸다'며 부패방지분야 전문가로서 쌓은 자부심이 김건희 사건 때문에 무너졌다고 호소한 것이다. 그는 가족에게 “이 사건이 종결 처리될 줄은 몰랐다”, “부패 방지 분야에 한평생을 바쳐온 내 과거가 다 부정당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지속해서 털어놨다.
김 전 국장은 '권력자에겐 더 엄격하고, 약자에게는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법률 적용이 필요하다', '윤리적 의무가 요구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밝혀 당시 의사결정자들에 대한 유감도 분명히 밝혔다. 권익위에서는 그동안 김 전 국장의 선택을 두고, 명품백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해왔다.
김 전 국장의 직속상관으로, 외압 행사 의혹이 있다고 지목된 정승윤 당시 부위원장은 "명품백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헬기 이송 사건으로 힘들었다"라는 취지로 화살을 돌렸다.
그는 지난해 9월 권익위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고인이 헬기 사건으로 매우 힘들어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안"이라고 말했고, 국회에서도 김 전 국장의 유서를 직접 봤다며 공방을 벌이다 엉뚱하게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서를 내밀어 당시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9일은 권익위의 고 김 부패방지국장 순직 1주기다. 뒤늦게 공개된 김국장의 유서와 SNS 메시지는윤석열, 김건희 부부의 면죄부를 종용하는 정권의 부당 명령에 억눌린 고인의 심적 고뇌가 얼마나 컸을지 감히 짐작하게 한다"라며 "권익위의 강직한 부패방지업무 공직자로서 평생을 살아온 고인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국장의 억울한 죽음에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후안무치한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특검 수사를 기다리기 전에 지금이라도 자진 사퇴하는 것이 순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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