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Trauma)란, 과거에 경험했던 공포와 같은 순간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감정을 느끼면서 심리적 불안을 겪는 증상을 말한다.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으면 성격이 예민해지고 부정적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흉악범 중 불우한 성장기를 보내 상처를 많이 받고 비뚤어져서 범죄의 길을 걷게 된 경우가 많다.
트라우마 스위치라는 말도 있는데, 이는 해당 인물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일깨워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는 특정한 상황이나 자극을 말한다. 그 상황이나 자극에 마치 역린이나 약점처럼 비정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여 폭주한다든가 격분하거나 소침해진다든가 두려움에 떨게 된다고 한다.
외상이 과거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충격적인 기억이 떠오르고 경험했던 활동이나 장소를 피하게 되고 심한 경우 통제력을 잃게 된다. 정신적 외상을 입은 사건과 비슷한 상황이 닥치면 뭐 하나 제대로 못하고 멍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이 계속 이어지면 조울증이나 우울증, 강박장애, 피해망상, 무기력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제때에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트라우마에 빠진 대한민국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고, 청산하지 않은 역사는 반복된다. 이 유명한 말이 21세기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일어날지 꿈에도 몰랐다. 윤석열이 비록 포악하고 무도하나,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회를 총칼로 짓밟을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것도 계엄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고 절차도 지키지 않은 폭거였다.
헌법 학자들은 일제히 이번 사태를 내란으로 규정했다. 국민 여론도 69.8%가 내란으로 규정하고 있다(리얼미터). 이번 윤석열이 발표한 비상계엄령은 계엄령의 요건도 충족하지 못했고 절차도 어겼으므로 위헌이다. 설명 계엄령 요건을 중축시키고 절차를 지켰다고 해도 계엄군이 유리창을 깨고 국회에 난입한 것은 폭거다. 또한 경찰이 국회를 봉쇄한 것도 임무 밖의 일이다.
국민들은 TV로 혹은 유튜브로 계엄군이 국회로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모습에 경악했다. 알고 보니 내란의 주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계엄사령관을 거치지도 않고 직접 각 부대에 명령했다고 한다. 주요 부대에 윤석열의 모교인 충암고 출신들이 사령관으로 있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내란의 주범 김용현
김용현은 윤석열의 충암고 1년 선배다. 김용현은 그 뒷배를 믿고 그 유명한 ‘입틀막 사건’을 네 번이나 일으켰으며, 국감에 나와서도 의원들에게 고압적인 자세를 취해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경호처장을 하던 그는 국방부 장관으로 갔다. 이제 보니 계엄령을 준비하러 간 것 같다. 그 정황은 여러 곳에서 포착되었다.
그 기미가 보이자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계엄령 얘기를 꺼낸 것이다. 그러자 국힘당과 조중동은 망상이라며 비판했지만, 계엄령이 현실화되자 입을 닫았다. 그 전에 추미애 의원이 박근혜 정부 때 계엄령을 언급했는데, 실제로 당시 조현천 기무사(현 방첩대) 사령관이 계엄령 문구를 작성했다가 미국으로 도주했다. 그러다가 윤석열이 집권하자 슬그머니 귀국해 무혐의를 받았다.
대학생들 부모에게 전화해 계엄령 질문, 부모들 가슴 무너져
전국 주요 대학에서 교수들 7000명이 시국선언을 했고, 대학생들도 대학별로 대자보를 붙여 윤석열 정권에 항의하더니 계엄령이 발표된 3일 이후 각 대학마다 수천 명의 학생들이 모여 윤석열 탄핵을 외치기 시작했다. 5일엔 윤석열의 모교인 서울대에서 약 3000명이 모여 시국선언을 하고 탄핵 찬반 투표를 했는데, 찬성이 99.99%가 나오고 반대는 단 4명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계엄령을 역사 책 속에서나 본 자식들은 두려움에 부모에게 전화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자 계엄령을 직접 겪어본 부모들은 가슴이 무너지며 일단 자식들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한다고 한다.
부모들 회한의 눈물
50대와 60대가 주를 이룰 부모들은 자식들마저 계엄령을 겪어야 하는 현실에 가슴을 조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 점은 필자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5.18때 광주 금남로 현장에 계엄군과 싸웠으므로 계엄령이 무엇인지, 계엄군이 얼마나 무서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부모들은 계엄령이 선포되자 자식들에게 밖으로 나가지 말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아무리 운동권 출신인들 자식마저 거리로 나가 싸우라고 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한겨레신문이 이걸 취재해 보도했는데, 기사를 읽는 동안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아아, 어쩌다가 우리 자식들에게마저...
부모들 윤석열 탄핵 반대하는 한동훈에게 원망 쏟아내
한편 국힘당이 4일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고 한동훈마저 그에 동조하자 부모들이 한 마디씩 했다.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자영업자인 김호(54, 남) 씨는 "지금이라도 당대표(한동훈)가 입장을 선회해야 한다"며 "탄핵이 부결되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봉착할 거라고 본다"라고 경고했다. 50대 초반 직장인 서아무개(남) 씨는 국민의힘의 탄핵 반대에 "파렴치한 자기모순"이란 평가를 내렸다. 그는 "대통령이 범법 행위를 저질렀는데 아무런 책임을 안 져도 된다는 건가"라며 "그냥 범죄도 아니잖나. 국가 자체를 흔든 국헌 문란 범죄"라고 힘주어 말했다.
취업 준비생이라 밝힌 임해솔(20대, 여) 씨도 "국민의힘이 정권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탄핵을 막는 것 같은데 저는 내가 사는 나라를 망하게 놔둘 수 없어서 이곳에 왔다"라며 "한 대표와 국민의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없다"라고 꼬집었다. 황주연(40대, 여) 씨도 "한 대표는 지금 기회를 잡지 못하면 평생 정치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다른 가능성을 따지지 말고 지금 탄핵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군대에서 아들 잃은 부모의 외침
군에서 아들을 잃은 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박미숙 씨 역시 "국가 수호를 위해 입대한 대한의 아들들을 누가 계엄군으로 만들었는가"라며 한동훈 대표에게 탄핵 동참을 요구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 한동훈 대표가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한 것을 보고 잘했다고 생각했다. 근데 지금 탄핵에 반대하고 있다. 부당한 명령으로 우리 아들들을 내란 범죄자로 만들려고 했던 자를 당장 그 자리에서 내릴 수 있도록 어서 탄핵에 동참했으면 한다."
7일 집회 수가 윤석열 탄핵의 변곡점 될 듯
대학가에 시국선언이 봇물을 이루더니 5일에는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윤석열 탄핵을 외쳤다. 이들은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정농단 규명하라", "윤석열을 거부한다", "퇴진 광장을 열자"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고 "국민의힘은 지금 당장 탄핵에 동참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홍대입구역에서 붕어빵 노점을 운영한다는 남성은 "붕어빵을 팔면서 대통령 퇴진 국민투표를 받고 있다. 노점이나 하지 뭐하는 거냐는 사람도 있는데 노점상도 우리나라 국민"이라며 "손님들이 다른 손님들을 자꾸 데려오신다. 감히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독재를 시도한 윤석열을 절대 용서하지 말고 반드시 끌어내리자"라고 말했다.
20~30대 지지율 10%대, 60마저 돌아서면 윤석열 정권은 끝
부모들은 비록 자식 걱정에 가능한 한 집회에 가지 말라 당부하겠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물고문으로 죽은 박종철과 최루탄에 맞아 죽은 이한열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외칠 것이다. “그래, 나의 아들딸들이여, 집회에 가도 좋다. 가서 저 무능하고 무도하고 비열하고 잔인한 윤석열 친일 매국 정권의 숨통을 끊어라.” 하고 말이다.
현재 윤석열 정권의 20~30대 지지율은 10%대이고 20대는 8%다(한국 갤럽). 40~50대는 원래 야당 지지가 높고 이제 60대만 완전히 돌아서면 윤석열 정권은 사실상 끝난다. 지금의 60대가 6월 항쟁 때 넥타이 부대다. 비록 눈가에 주름이 많이 생겼겠지만 그들의 가슴 속에는 민주화의 DNA가 있다. 그게 일어나는 순간 윤석열 정권은 끝나는 것이다. 7일에 서울에서 열리는 집회 수가 윤석열 탄핵의 변곡점이 될 것이다. 모두 참여해 윤석열과 김건희를 민심의 단두대에 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