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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버릇 못 버린 윤석열의 오만한 토론 태도!
유영안 논설위원 2022.02.04 [19:01] 본문듣기

3일 밤 8시, 두 시간 동안 첫 4자 토론이 벌어졌다. 지상파3사가 이를 중계했다. 예상대로 1대3 토론이었다.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집중 난타했다. 이것은 세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잠재적 1위로 인정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첫 4자 토론의 대체적인 관전평은 한 방도 없었고,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정도이다. 하지만 윤석열의 오만한 태도는 역시 검사 출신임을 속이지 못했다. 윤석열은 특히 이재명 후보를 마치 피의자 다루듯 하였고, 대답할 기회조차 않고 자꾸만 말을 끊었다.

 

 

윤석열은 대장동 가지고 여러 차례 논쟁을 폈으나 이재명 후보가 “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 누나가 왜 윤석열 부친의 집을 사주었는가?”,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 왜 하지 않았냐?”고 역공하자 대답을 하지 못하고 쓴웃음만 지었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셈이다.

 

다만 윤석열은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여사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 잘못 공격하면 김건희가 소환되어 두 배로 손해를 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큰 덩치답지 않게 그런 머리는 잘 돌아가는 모양이다.

 

토론 주제가 사드 추가 배치로 넘어가자 윤석열이 코너로 몰리기 시작했다. 이재명 후보가 “사드는 고고도 미사일 저격용이므로 수도권 방어는 사실상 힘들다. 또 어디에 설치하려 하는가?”하고 묻자 윤석열은 “꼭 수도권에 설치할 필요가 없고 강원도나 충남에 설치하면 된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강원도와 충남에서 즉각 반박 성명이 발표되었다. 두 지역 주민들은 우리가 호구냐?며 윤석열의 사드 배치에 분노했다. 박근혜 정부 때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빚을 것을 알고 있을 윤석열이 사드 추가 배치를 들고 나온 것은 보수 결집용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강원도와 충남의 반발로 손해만 본 셈이다.

 

윤석열의 사드 추가 배치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을 하는 기업들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입혀 거기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에게 실직의 아픔을 줄 수 있다. 또한 주가가 폭락하면 1000만 개미 투자가들이 피해를 본다.

 

결국 윤석열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은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더 많은 공약이 되어버렸다. 이준석이 푼 ‘비단 주머니’에서 나왔을 사드 추가 배치는 선제타격과 함께 강원도 접경지대 사람들마저 등을 돌리게 하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다.

 

이준석은 ‘이대남’만 챙겨 갈리치기로 선거에서 이기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사드 추가 배치로 오히려 표를 잃게 되었다. 사드 추가 배치 지역이 논란이 되면 윤석열이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마 금세 말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의 급소는 역시 디테일에 있었다. 윤석열은 안철수가 "2030 청년을 위해 군필자에게 청약가점 5점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한 것으로 안다"며 "혹시 청약 점수 만점이 몇 점인지 아느냐?“고 묻자 "40점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안철수가 ”84점이“라고 하자 머쓱하게 웃었다.

 

윤석열은 안철수가 또 "그러면 혹시 작년에 서울 지역 청약 커트라인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는지"라고 묻자 "글쎄요, 거의 만점이 다 돼야 하지 않나"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안철수가  "62.6점"이라고 바로잡자 역시 머쓱하게 웃기만 하였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이재명 후보의 질문에서 나왔다. 윤석열은 이재명 후보가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라고 묻자 “RE100이 뭐죠?”하고 쓰게 웃었다. 이재명 후보가 “재생에너지 100%”라고 설명하자 윤석열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전세계 유수 기업들이 이미 RE100을 채택해서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하지 않으면 (제품을) 공급 받지 않겠다고 한다”며 “이럴 때 재생에너지 포션(비중)을 늘리지 않으면, 화석연료에 계속 의존했다가 유럽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발동되면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나”라고 물었다.

 

이어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에게 “EU(유럽연합)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가 중요한 의제인데 원자력 관련 논란이 있다. (윤 후보가)원전 전문가에 가깝게 원전을 주장하시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갈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석열은 “EU 뭐란 걸 들어본 적이 없으니 좀 가르쳐달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녹색분류체계 말하는데 여기에 원전 포함시킬 거냐 말 것이냐 논란이다. (원전을) 녹색 에너지로 인정할 거냐 말 것이냐”라며 “우리나라는 어디에 지을 것이냐 핵폐기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중요 의제라서 이 두 가지가 해결 안 되면 녹색에너지로 분류가 안 된다. 원전을 어디다 지을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윤석열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자 안철수가 “EU 택소노미가 원전을 그린 에너지로 인정한 거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조건이 붙어있다”고 대답했다.

 

대선 후보가 전문 용어를 다 알 필요도 없고 그런 걸 모른다고 누가 욕하지도 않는다. 다만 자신의 말은 길게 하고 상대가 뭐라 대답하려 하면 손짓까지 하며 끊어버리는 태도는 검사 기질이 그대로 발휘된 것이어서 국정도 그렇게 운영할지 모른다는 의심을 낳을 수밖에 없다.

 

미리 질문지를 주고 형식에 사로잡힌 4자 토론으론 후보의 자질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다. 조속히 4명이 순회라도 해서 양자 토론이 벌어지길 기대해 본다. 윤석열이 피하면 이미 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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