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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아시아·한국 영화사상 일대 사건 작품상까지 오스카 4관왕

92년 오스카 역사 새로 썼다.. 봉준호 감독 박근혜 정권 블랙리스트 등재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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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02/10 [15:51]

문재인 대통령, 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 축하 "국민의 자부심"

 

MBC 방송화면

 

마침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10일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의 쾌거를 이뤘다.

 

일명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 상은 92년 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한국영화로는 물론 아시아 최초라는 영예를 거머쥐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각본상과 감독상, 작품상, 국제장편영화상 등을 석권했다. 작품상 수상은 아시아 영화로는 최초이며 작품상과 국제장편영화상 동시 수상 역시 오스카 역사상 처음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큰 5개의 상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이 꼽힌다.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빅5’를 모두 수상한 영화는 프랭크 카프라 감독이 연출한 클라크게이블 주연의 ‘어느날 밤에 생긴 일(1935)’과 밀로스 포먼 감독, 잭 니콜슨 주연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6)’, 조나단 드미 감독, 조디 포스터 주연 ‘양들의 침묵(1992)’ 등 단 세 편뿐이다.

 

따라서 이번 아카데미에서 봉 감독이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가장 주요한 3개상 수상은 물론 국제장편영화상까지 거머쥐게 돼 아시아 영화사는 물론 한국 영화사에 있어 일대 사건이라 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이번 기생충의 수상이 한국 영화를 넘어 아시아 영화의 위상을 높였을 뿐 아니라,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주최 측의 노력에도 결실을 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각본상을 뺀 네 부문을 모두 석권한 영화를 그랜드 슬램이라 일컬을 정도로 미국 내에서도 의미 깊게 여겨질 정도인데, 기생충은 각본상을 제외하더라도 두 부문에서 수상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간 비주류로 분류돼 온 아시아 영화로서 거둔 사상 최초의 수상이라는 점이 의미 깊다고 전문가들은 소개한다.

 

봉 감독은  아카데미상 4개 부분 석권으로 지난해 100주년을 맞은 한국영화사 첫 한 세기의 마지막 페이지와 새로운 한 세기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 주인공으로 낙점되는 대단한 영예를 안게 되었다.

 

다양한 영화의 연출부와 조감독 생활을 거친 봉 감독은 ‘플란다스의 개’를 통해 2000년 감독으로 입문해 평단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으나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러나 2003년 송강호를 주연으로 내세운 두 번째 장편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봉 감독은 흥행감독의 반열에 드디어 올랐다. 이후 2006년 영화 ‘괴물’을 통해서 본인의 첫 ‘1000만 영화’를 배출했다.

 

한국에 주둔한 미군의 오염물질 무단방류를 동기로 삼아 한강에 괴물이 출몰했다는 접근방식을 바탕으로, 한 가족과 결부시켜 흥행과 작품성을 이뤄냈다.

 

하지만 봉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박근혜 정권 당시 작성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미국에 비판적인 기조였다는 점과, 봉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 작품 ‘설국열차(2013)’를 통해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사회적 저항운동을 부추겼다는 점 등이 이유였다.

 

한편 가장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거론됐던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은 촬영상과 음향믹싱상, 시각효과상 등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또 가장 많은 후보를 올린 영화 ‘조커’는 남우주연상과 함께 음악상을 수상했다.

 

또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을 계기로 봉준호 감독이 과거 박근혜 정권 때 블랙리스트였다는 사실을 소환했다.

 

봉 감독은 지난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후 지난달 29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송강호 배우와 함께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것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했다. 

 

당시 봉 감독은 "박찬욱 감독과 나는 그 블랙리스트에 올랐지만, 사실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경우는 정부의 기금이 필요한, 다큐멘터리나 인디 영화를 만드는 이들이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찬욱 감독과 나는 CJ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사기업과 일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라며 "그렇지만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안타깝다. 보통은 군사 정부에서 볼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6월 한 방송에 출연해서는 영화인들의 블랙리스트에 대해 "당시 영화를 만드는데 심각하게 지장 받은 것은 없다. 하지만 리스트를 만드는 것 자체가 죄악이다"라고 규정했다.

 

봉 감독은 "연극이나 소설 등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분들이 힘든 시절을 보냈다. 그분들에게는 큰 트라우마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CJ는 자회사인 CJ ENM을 통해 '기생충'을 투자제작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문 대통령 기생충 수상 축하 "국민의 자부심"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한 '기생충'팀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 4관왕 수상을 국민과 함께 축하합니다. 봉준호 감독님과 배우, 스태프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있는 국민들께 자부심과 용기를 주어 특별히 감사드립니다"라는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고, 개성 있고 디테일한 연출과 촌철살인의 대사, 각본, 편집, 음악, 미술을 비롯해 배우들의 연기까지 그 역량을 세계에 증명했습니다"라고 대견스러움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은 '아카데미 4관왕'은 지난 100년 우리 영화를 만들어온 모든 분들의 노력이 축적된 결과입니다. 한국영화가 세계영화와 어깨를 견주며 새로운 한국영화 100년을 시작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라고 거듭 축하하며 이번 수상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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